갱년기를 지나온, 혹은 갱년기 중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초기엔 그렇지 않은데 어느 정도 시기가 되면 밤에 잘을 잘 못자요. 처음엔 그냥 몇 번 깨는 정도인데 점점 횟수가 늘어나요. 그러다보니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죠. 밤에 잘 못자고 낮엔 피곤하고 졸려요. 그래서 점점 늦게 자게 되는 거죠. 그나마 늦게 자면 푹잘 수 있으니까요. 낮에 활동하면 혹은 운동하면 잘 잘거라고 하는데 그렇지도 않더군요. 저는 낮에 공부도 하고 강의도 하는데 밤에 자는 건 상관없어요.
그렇게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기 시작하면서 새벽 2~3시는 보통이고 4~5시가 될 때도 있어요. 그 시간도 졸려서 자는 게 아니라 자야할 것 같아서 자는 거죠. 그럼 푹 잠이 들고 보통 10시 전후에 일어나요. 무언가 할 일이 있거나 자다가 생각이 나는 게 있으면 8시 전에도 일어나게 돼요. 4시에 자서 8시에 일어나면 4시간 자는 거죠. 고3 4당5락도 아닌데 수면 시간은 줄어들고 있어요.
저의 언니는 아침에 자고 12시가 넘어서 일어난다고 해요. 가족들과 시간이 맞지 않는 거죠. 어쩔땐 아침에 잠을 자지 않을 때도 있으니 가족들이 잠 좀 자라고 하는 거죠. 잠이 와야 자는데... 당사자가 아니니 옆에서 보기엔 왜 저러나 싶겠죠. 남편도 아침이면 "몇시에 잤어? 늦게 잤어?" 물어보곤 해요. 주변의 다른 분도 이렇게 아침에 자고 낮에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낮과 밤이 바뀐 거죠. 정상 수면 패턴을 바꿔보려고 해도 쉽지 않네요. 그래도 전 3월부터 수업도 듣고 강의도 하다보면 정상범주에 들어올 것 같긴해요. 하지만 일이 없는 전업주부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겠다 싶고요.
잠을 깊이 못자서인지 저녁 밥을 먹고나면 아니 먹으면서도 그렇게 졸릴 수가 없어요. 아마 소화를 시키기 위해 에너지를 쓰다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과 식사할 때면 곤란하더라고요. 연신 하품을 하게 되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같이 식사하는 분께 미안할 정도예요. 제가 졸리다고 하면 남편은 자라고 하지만 그렇게 초저녁에 조금이라도 자면 중간에 일어나게 되고 그런 날은 더 늦게 잠자리에 들게 돼요. 그래서 어떻게든 초저녁에 안자려고 하죠.
나이드신 분들이 식사하면서 졸고 초저녁에 잠이 드는 것과 비슷한 거겠죠. 갱년기란 나이드는 과정이니까요. 일상의 모든 것들에서 변화가 생기고 무엇보다 한 가지가 아니라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과 처음이라 낯설다보니 힘들 수밖에 없는 거더군요.
밤에 안 졸리니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면 좋은데 그건 또 안되더라고요. 저는 넷플릭스 드라마, 영화 몰아보기를 하고 있어요. 요즘은 뜨개와 함께. 글을 쓰거나 책을 보는 것은 집중을 해야하니 낮 시간에 해요. 보통 밤에 글을 쓸 수도 있는데 저는 오전 시간이 집중력이 가장 높아요. 그런데 그 오전시간은 잠으로 보내고 있어서 이렇게 낮시간에 쓰고 있네요.
예전에 아이 키울 때 새벽 수유를 하며 잠 좀 실컷 잤으면 좋겠다 싶었던 시기가 생각나요. 그렇게 졸릴 수가 없었는데 잘 수가 없었죠. 지금은 자고 싶은데 못자는 거니 반대네요. 여튼 잠을 푹 자고 싶은 건 마찬가지예요. 바뀐 낮과 밤을 되돌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