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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강의와 작가들의 전시까지

by N잡러

2025년 3월 25일부터 6월 2일까지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에서 <오늘부터 나도 작가> 프로그램으로 10회 동안 에세이 책 출판을 위한 글쓰기 강의를 했어요.

송파구의 특화교육으로 2024년까지는 <캐릭터 크리에이터> 과정만 있었고 2025년 처음으로 에세이작가 출판 과정을 신설했어요. 모집 초기엔 신청이 저조해서 운영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마감일이 다가오자 신청인원이 몰려 14명 모집에 24명이나 되어 면접을 통해 선발했어요. 모두들 열의가 대단했고 책 출판의 꿈을 가진 분들이었어요. 14명 선발하고 대기자도 두세 분 뽑아 놓았는데 대부분 마지막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어요.

https://blog.naver.com/educator50/223832797029

매주 4개의 꼭지글을 쓰는 과제가 주어지는데 다들 면접 당시의 열의처럼 글을 제출했고 함께 합평을 하거나 제가 개인적으로 피드백을 해드렸어요. 글쓰기, 책출판의 꿈을 가진 분 들 이어서인지 초보작가들이 하는 번역투의 '~의 것', '~되어' 에서부터 각자 개인적인 글 표현 습관들, 이를테면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같은 종결어미를 사용하는 것들에 대해 피드백을 하면 그다음 주엔 그런 표현 자체가 없어지는 정말 보기 드문 수강생들이었어요. 사실 자신의 글 표현을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거든요.


게다가 분량을 못 채우겠어요 하던 수강생이 마지막 퇴고할 쯤엔 "글 몇 개 더 쓰려고요. 이제 글 쓰는 건 어렵지 않아요."라고 했어요. 무엇보다 한 명의 탈락도 없이 모두 글을 쓰고 책 출판에 필요한 최소한의 분량도 썼다는 거예요. 10회라고 하지만 전시에 책이 도착해야 해서 글쓰기는 8주 만에 한 권 분량을 쓴 거죠. 강의 중에도 말했지만 "세상에 이런 글쓰기, 책 쓰기는 없었다." 예요. 매주 4개 이상의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이죠.


강사인 저에게도 즐거우면서도 힘든 일정이었어요. 강의만 하면 끝이 아니라 매주 올려진 글 50~60개 읽고 피드백할 내용을 체크하고 강의안에 넣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글 쓰는 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되는 수강생들을 보며 감탄하고 내용이 재미있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읽었어요. 수강생들도 서로 언니 동생하며 등산도 같이 갈 정도로 친분이 쌓였더라고요.


<오늘부터 나도 작가> 과정을 모두 마치고 6월 10일 화요일 전시회와 수료식을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가졌어요. 감사하게도 저에게 송파구청에서 표창장을 주었어요. 서강석 송파구청장님이 시집과 소설을 출판한 작가 셔서 축사를 진심으로 해주셨어요. 전시는 6월 16일 일요일까지이니 언제든 방문해서 관람해 주세요.

https://blog.naver.com/educator50/223878526586

전시회를 마치고 작가분들과 식사와 커피를 마시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분들 정말 대단하셔요. 벌써 두 번째 책을 공저로 쓰자며 후속모임을 6월 말부터 매주 모여 글을 쓰겠다는 것 아니겠어요. 게다가 이번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본인들의 창업아이템까지 생각해더라고요. 디자인과 기획을 잘하는 (물론 직업으로 했던) 두 분이 글쓰기 과정을 하는 기관에 글을 책으로 만드는 기획과 표지디자인을 해주는 제안서를 넣어볼까 한다고 했어요. 사실 일반인이 책 표지까지 디자인하려면 힘들고 그렇다고 많은 돈을 주고 구입하기엔 부담이 되거든요. 틈새를 노린 창업 아이템이라고 느꼈어요. 국문과 졸업하고 방송사와 유튜브 채널 구성작가 경력이 있는 작가님께 같이 참여해서 교정교열까지 하면 어떻겠냐고 했어요. 괜찮지 않나요? 작가는 글만 쓰고 기획(책 제목 포함), 교정교열, 표지 디자인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면요.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요. 커리어가 쌓이면 출판사 외주업체로 일하면 되니까요. 지금도 많겠지만...


수강생들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누군가 옆에서 마감을 재촉하는 사람이 없으니 지속적으로 글 쓰기가 안될 수 있는데, 브런치 작가되기를 강의 마지막 주에 진행하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니 요일 연재를 해보라고 권하기도 했어요. 전설의 1기가 기적과 같이 모두 출판하고 전시했으니 내년 2기는 더욱 순조롭게 할 수 있겠죠? 제가 계속 강의할지 알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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