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은 계속 어려워요. 그럼에도 책은 계속 출판되고 책을 출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어요. 책을 출판하면 잘 팔리길 원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럼 어떤 책이 잘 팔릴까? 잘 팔리는 책은 뭐가 다를까?
우선 유명작가의 책은 잘 팔려요. 또는 유명인이 쓴 책은 잘 팔리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어요. 간혹 무명작가인데 갑자기 유명해져서 책이 해외까지 팔리는 경우도 있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그래요. [메스를 든 사냥꾼]처럼 첫 소설을 출간하기도 전에 영상제작이 확정되는 예도 있고요. 작가는 교보 스토리 크리에이터 2기(2019년)로 교육을 받고 출판했는데 5기 이후는 교육 모집이 없고 글을 모집하는 스토리 대상이 2025년 13회가 진행되었네요.
- 교보 스토리 크리에이터 모집 글-
위의 뒤 작품 중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10년 넘게 기분부전장애(경도의 우울증)와 불안장애를 앓고 정신과 상담 과정을 쓴 내용이었던 에세이고, [메스를 든 사냥꾼]은 작가가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했던 것들이 소설로 표현되었을 거예요. 분야는 다르지만 개인의 경험이 글의 공감대와 몰입감에 중요한 요인이었을 것 같아요.
글을 잘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목과 콘셉트
독자는 책을 다 읽고 책을 구입하지 않아요. 직관적으로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서 끌려야 책을 펼치고 목차를 살펴본 후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 글 하나의 앞부분을 읽어보고 책 구입여부를 결정하죠. 책 제목과 표지는 출판사가 전문가예요. 그래서 원고를 투고하면 작가가 아닌 출판사에서 정해요. 작가가 정한 가제는 투고용일 뿐이죠. 그나마 표지 디자인은 몇 개의 시안을 작가에게 미리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작가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이에요. 어쩜 당연한 것이라고 봐요. 출판사는 출판 당시의 트렌드를 잘 알기 때문이고 어떻게 해야 잘 팔릴지 가장 많은 고민을 하니까요. 그래서 전 저의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하지 않아요. 약은 약사에게 책 제목과 표지는 출판사에게~
책의 콘셉트는 좋은데 글이 부족한 글과 콘셉트는 평범한데 잘 쓴 글 중 책을 낸다면 콘셉트가 좋은 글이에요. 부족한 글은 출판사에서 검교정을 거치고 글을 매끄럽게 고치는 윤문의 과정이 있어요. 윤문은 저자의 글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하기 때문에 완성도를 높여줘요. 중학교 중퇴 공장노동자가 쓴 소설 [회색인간]은 오늘의 유머 공포게시판에 올린 글이 폭발적인 반응은 얻고 이를 묶어 출간했어요.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24년 3월 기준 100쇄를 찍었어요. 글을 잘 써서라기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반향을 일으켰어요. 무엇보다 평생 읽은 책이 10권도 되지 않고 작가 스스로도 '문장은 유치합니다'라고 했을 정도였다는 거죠. 그럼에도 청소년들, 소년원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초청 작가 중 가장 좋았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작가가 남다르죠. 어떤 사람은 그의 글을 거칠고 투박하다고 말해요. 그 날 것 같은 글이 매력적이었다고 했어요.
출판시장은 날로 어렵다고 해요. 종이값도 오르고 인쇄비도 오르다 보니 3,000권 정도는 팔려야 밑지지 않는다고요. 1쇄를 적게는 500부, 보통 1,000부를 찍는데 1쇄에서 끝나는 책들이 넘쳐나요. 그러니 책을 출판한다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죠. 아니 출판사 투고해서 출판계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요. 그럼 자가 출판이나 자비출판이 답일까요? 이것 역시 홍보마케팅이 안되다 보니 돈이 된다고 보기 어려워요.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라고 반문할 거예요.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에 투고해 보시라 말해요. 내 책이 팔릴 책인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예요. 출판사에서 계약하자고 연락이 온다는 건 팔릴 책이라는 것이니까요.
위의 몇 개의 사례에서 보듯 내 경험에서 묻어 나온 생생한 이야기, 작가의 영향력,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독특한 콘셉트가 있다면 초보작가라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어요. 내가 쓰려고 한 책은 이미 대부분 세상에 나와있어요. 없다면 대중이 관심이 없어 출판이 안되었거나 아직 미발굴 영역일 수 있겠죠. 이미 다 나와있다고 좌절할 필요 없어요. 그 책과는 다른 나만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그걸 부각시키면 돼요. 작가 스스로가 관심을 끌만한 사람이라면, 그런 이력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좋겠죠. 나에게 어떤 남다름이 있는지 나를 들여다보세요.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도 함께요. 평범함 속에 특별함 그것이 중요해요. 너무 특별하면 공감을 할 수 없어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 같은 그렇지만 남과는 다른 작가의 관점이 필요하겠죠. 이렇게 글을 쓰지만 저 역시 이렇다 할만한 것은 없어요. 그래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못됐을까요?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새벽에 깨서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갑자기 집중력이 떨어지며 글이 산만해졌네요. 다음 주에 듣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써주세요. 댓글 내용으로 글을 올릴게요. 그럼 다음 주 목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