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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Jun 13. 2019

소년 분류심사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요

서로 말하면 안 되고 눈도 마주치면 안 돼요.”     


아들은 법무부 지시로 청소년센터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을 받고 와서는 “절대 소년 분류심사원에는 가지 않아야 돼.”라며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소년 분류심사원은 재판을 받기 전이나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아이들을 일시적으로 격리시켜놓는 곳입니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못하고 눈도 마주치면 안 됩니다. 똑같은 색의 운동복을 입고 생활합니다. 나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창문에는 창살이 있고 일체의 자유가 없는 삶은 어린아이들에겐 힘든 시간입니다.     


위탁기관 청소년과 제주도 8박 9일 걷는 ‘2인 3각’ 프로그램을 같이 했던 멘티도 소년 분류심사원에 4주간 있다가 다시 2주 연장되어 6주 있었다고 했습니다. 멘티도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 아이들은 소년 분류심사원에 보내지는 것 같습니다. 그곳에 있으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싸움으로 일이 커질 수도 있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아 나가서도 연락하는 사이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말도 못 하게 하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다 연락처 알게 돼요. 전 말을 못 하게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저 이야기하다 걸려서 2주 더 연장된 거예요.”라고 멘티가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위탁 기관에서 생활하다가 무단이탈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관에 위탁 중이기에 돌아오면 다시 재판을 받아 재처분을 받습니다. 재판을 기다리며 다시 소년 분류심사원에 가야 합니다. 일체의 자유가 없는 생활입니다. 이야기만 들은 아들에겐 공포스럽기까지 했나 봅니다. 소년 분류심사원 생활을 한 아이도 강력하게 거부하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더 힘든 생활입니다.      


소년 분류심사원은 법원 소년부(가정법원 소년부 또는 지방법원 소년부)가 결정으로써 위탁한 소년을 수용하여 그 자질을 분류 심사하는 시설로, 감별소라는 이름에서 소년 분류심사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모의 보호능력이 되고 초범인 아이는 집에서 재판 날짜까지 평상시와 같이 생활하면 됩니다. 하지만 재비행의 위험성이나 보호 환경, 보호자의 보호능력 편부, 편모이거나 조손가정, 부모가 아이를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 판단되면 소년 분류심사원에 격리시킵니다. 가정상황은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학교 상담교사가 해당 학교 학생이 소년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소년 재판이 끝나자마자 아이를 만나지도 못하고 바로 잡아갔다고 했습니다. 편모에,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상담교사는 너무 어이없다며 어떻게 그러냐고 했습니다. 판사는 아이의 환경이 보호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을 때만 해도 저 역시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정상황이 아이를 이중으로 힘들게 합니다. 법무부의 소년 분류심사원 위탁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가혹해 보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만들어놓은 상황을 원망할 것 같은데, 면회 오는 부모님을 보며 반성하고 죄송한 마음을 갖습니다. 


천종호 판사의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에 “분류심사 4주를 받았을 때 무엇보다 밖에서 마음대로 행동했을 때와는 다르게 위반해서는 안 될 여러 가지 준수 사항들과 단체 생활이 처음에는 너무나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근데 지난 4주라는 시간은 제 잘못을 되돌아볼 수 있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천종호 판사의 다른 책에서 소개된 사례에서도 아이들은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해도 부모의 사랑을 갈구합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사랑을 원하고 오히려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가정을 지키며 자녀를 보호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것이지만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지켜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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