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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듬 Sep 16. 2023

당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합니다

저도 존중받고 싶거든요

진짜 미니멀리스트와 가짜 미니멀리스트, 그런 건 대체 누가 구분할 수 있는 걸까?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컨텐츠들을 보다 보면 갖은 이유로 서로가 맞네 틀리네 다투고 있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는 미니멀리즘 자체를 비난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반대로 맥시멀리즘을 비난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신의 빡빡한 기준 안에 타인의 삶까지 욱여넣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를 재단하는 피곤한 삶을 살아야만 한다. 


그렇다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맥시멀리즘에 대해 생각해 보자. 불필요해 보이는 물건도 어떤 사람에겐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감을 준다던가, 동기를 부여해 주기도,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며 기쁨을 찾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억지로 물건을 빼앗아 쓰레기통에 처박고 집을 깨끗하게 치워준다고 한들 한 톨의 고마움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건 미니멀리스트의 집에 원치 않는 물건들을 가득 채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엔 미니멀리즘에 대해 생각해 보자. 100명의 미니멀리스트가 있으면 100개의 미니멀리즘이 있다. 미니멀리즘의 정의는 불필요한 것 대신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남겨두는 것일 뿐이다. 그게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그건 진짜 미니멀리즘이 아니라며 나무랄 필요는 없다. 깔끔한 인테리어, 제로웨이스트, 절약과 소비 전부 자신의 가치에 따라 얼마든 취할 수 있는 선택지에 불과하다. 진짜와 가짜를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 모든 기준은 자신 안에 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인생에 정답이라는 건 없다. 누군가에게 적용되는 명언이 누군가에겐 악담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각자에겐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필요하다. 명확한 규칙과 정해진 답을 찾으려고 할수록 괴로워지기만 한다. 타인의 삶을 통해서는 더더욱 그 실체 없는 정답을 찾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선택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체질에 따라 누군가에겐 맞지 않듯이 어떤 것이 누구에게나 좋을 수는 없다. 내게 좋다고 남에게 좋을 거라는 생각은 배려도 선심도 아닌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다양성을 존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도 눈치 보지 않고 더 다채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나는 나의 삶을 존중받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존중하며 일부러 타인에게 어느 정도 무관심하려고 노력한다. 불필요한 말들은 주지도 받지도 않고 싶다. 


상대방의 취향을 무시하거나 억지로 권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바라보는 것, 그게 내가 다른 사람들의 삶과 공존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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