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1분이 되지 않아 댓글이 달렸다.

- 아이와 씨름하는 내내 맘 카페에 접속하는 엄마들.

by jionechoi

출근길 아내가 말했다.


“여보 밤에 장난감이 저절로 켜져서 놀랐어요.”


“그래? 오작동이겠지요 한 번씩 그러잖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을 나섰는데 머지않아 아내에게 메시지가 왔다.


다른 집들도 그러하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캡처였다.


맘카페8.jpg

(아내가 맘 카페에 올린 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바로 댓글이 달렸다)



“어머 신기하게 글을 올릴 때마다 1분 2분 사이에 바로바로 답장이 오네요.”


그랬다.


필자는 안다.


아기 엄마가 맘 카페에 온종일 접속해 있다는 것을.


초보 엄마인 아내는 아기 장난감에 관한 정보나 아기에게 필요한 물품을 구하고 육아 관련 궁금증이 있을 때마다 맘 카페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아기가 언제 잠을 잘지, 언제 일어날지, 등 변수가 많으니 아예 알람을 켜 두고 상시 접속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출산 전에는 왜 그리 맘 카페가 많을까? 맘 카페의 위력이 상당하다는데 이유가 뭘까.?’


단순하게 의아했던 것이 아내가 맘 카페를 이용하면서부터는 속 시원히 풀렸다.



맘 카페는 때론 의사가 된다.



코로나 시대 이른바 ‘집 콕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외출은 사치일뿐더러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엄마들에게 맘 카페는 가끔 의사 노릇을 하기도 한다.


아기가 항문이 빨개져서 아내가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몇 분이 채 되지 않아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고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 증세와 비교해 가며

해결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아기의 증상을 상세히 물어보던 어느 엄마는 자신의 아기와 증상이 똑같다며 사진을 올려가며 아내에게 조언했고 아내가 증상이 비슷함을 토로하자 자신의 아기가 사용했던 연고의 사진을 보내왔다.


다행히 그 연고를 바르고 아기는 괜찮아졌고 아내는 그 일을 맘 카페를 찾는 일이 더 많아지게 된 큰 계기로 삼았다.



스타벅스 쿠폰 한 장의 힘.



아무래도 육아를 하는 엄마들의 유일한 위안이자 사치가 커피 한잔이라서일까?


아내가 꼽은 맘 카페의 특성이자 신기한 점은 커피 쿠폰에 관한 글들이 워낙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중에도 커피 브랜드의 선호도를 반영하듯 스타벅스 쿠폰에 관한 언급과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글이 자신이 가진 일명 ‘육아 템’을 커피 쿠폰으로 교환을 원하는 글들이다.


때론 자신의 동네에 없는 브랜드의 커피 쿠폰을 근처의 커피 브랜드 쿠폰으로 교환을 원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교환은 때때로 생필품으로도 이뤄지지만, 커피 한 잔의 행복을 갈망해서 커피 쿠폰으로 거래하는 엄마들이 압

도적이다.



공구의 힘



‘육아는 육아 템빨’


아내가 맘 카페에서 본 말이라면서 웃어넘기던 말이었다.


때때로 육아 템은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몇백만 원에 달하는 유모차부터 수십만 원의 침대 그리고 장난감들….


그러기에 선뜻 아기용품을 사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맘 카페에서 검증되고 인정받는 몇몇 육아 템들은 사정이 다르다.


공동으로 원하는 물건이 있는 엄마들은 함께 물건을 구매한다.

이를 일명 ‘공동구매’ 줄여 ‘공구’라고 하는데 비싼 아기들 장난감부터 필수품인 분유나 기저귀까지 그 종류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실시간 커뮤니티



맘 카페에서 아기 엄마가 대화를 나누는 다른 엄마들의 아이디를 아기 엄마는 대부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집의 아이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도 아이 엄마는 인지하고 있었다.


타향에서 시집온 아내인지라 지역에 친구가 없다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아기 엄마는 친구의 소식인 듯 ‘온라인 이웃 맘’의 근황을 속속히 알고 있었다.


실제로 필자가 함께 겪기도 한 아내의 맘 카페 게시글에는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하기 힘든 아기 엄마들인데도 불구하고 글을 올리고 답장을 한 1~2분 이내에 답글이 달렸다.


‘맙소사 메시지도 확인하고 답을 하는데 1~2분도 부족한데 실시간 댓글이라니….’


아이 엄마는 오늘도 한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아기가 요새 옆으로 뒤로 자주 넘어져서 고민하던 차에 맘 카페에 글을 올렸더니 대형 코끼리 인형을 추천받았다는 휴대전화 캡처 문자였다.


자신의 아기도 너무 자주 쿵 하고 넘어져서 고민 끝에 사서 이용해 보았는데 효과적이었다는 경험을 아내의 고민에 답 글로 달아 놓은 것이었다.


이른바 코로나 시대, 아내를 포함한 아기 엄마들은 육아 도중 언제 짬이 날지 모르니 맘 카페에 항상 접속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특별한 시기 엄마들은 엄마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현명하게 이겨내 가고 있다.


이 시대의 엄마들은 특별한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그들의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 가고 있는 중이다.


직접 만나지는 못해도 ‘온라인 이웃’인 그들은 오늘도 치열하게 소통한다.


온종일 맘 카페에 접속해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하루를 살아내고 아이를 길러낸다.


지금도 맘 카페를 접속해 짬 날 때마다 들여다보며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엄마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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