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꽃, 나무만 봐도 행복한 날들

by 소소한빛

언젠가부터

나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고, 길가에 핀 꽃을 바라보고,

나무 그늘 아래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질 때가 있다.


어릴 적엔 세상이 참 넓고 화려하게만 보였다.

높은 건물, 반짝이는 간판,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

마치 '저기까지 가야만 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무언가를 이뤄야만 행복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지치고 무너졌을 때,

내 곁에 조용히 있어 준 건

화려한 것도, 값비싼 것도 아니었다.


그저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봄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들꽃,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푸른 하늘이

내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


요즘 나는 자주 하늘을 본다.

파란 하늘이든 흐린 하늘이든,

그 위를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들을 따라

나도 천천히 숨을 쉰다.


꽃을 보면 멈춰 서서 향기를 맡고,

나무 아래에선 마음의 속삭임을 듣는다.

누군가는 평범하다고 여길지도 모를

이 자연의 장면들이

내겐 더없이 큰 위로가 된다.


**


하늘과 꽃, 나무만 봐도 행복한 삶.

그건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가진 삶이라는 뜻 아닐까.

이렇게 조용히 웃을 수 있는 오늘이,

사실은 누구보다 부자인 하루인지도 모른다.


**


크고 멀리 있는 행복만 좇다 보면

지금 눈앞에 피어 있는 기쁨을 놓치기 쉽다.

하지만 고개를 살짝만 들면

늘 거기 있던 하늘,

발끝만 봐도 반겨주는 꽃,

말없이 지켜봐 주는 나무가 있다.


이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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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