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부모님은 약한 사람들이란다

by writer JELLY

***

젊은 지원아.


너의 부모님은

약한 사람들이란다.


네가 어려움을 모르고 컸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니야.


부모님이 강한 사람들이라서

네가 별 탈 없이 자란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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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라린 세상 속에서

안온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여린 두 사람이 있는 힘껏

너를 감싸안고 있었을 뿐이란다.


너는 계속 ‘다 안다’고 말하지만

사실 전혀 모르고 있단다.


부모님이 짊어져야 했던

고됨의 무게에 대해서.


너는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전혀 모르고 있단다.


부모님의 사랑에 비하면

너의 사랑이 한없이 작다는 것을.


***

젊은 지원아.


너의 부모님은

부족한 사람들이란다.


어른이지만 미성숙한 부분도 있고

어른이지만 나쁜 습관을 달고 산단다.


그것에 대해서

너무 뭐라 하지 말거라.


네가

예쁜 것 보고 좋은 글 읽으며

여유롭게 성장했다고 해서

부모님 역시 그리 자란 것은 아니란다.


부모님은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키우느라

여유를 느낄 틈이 없었단다.


대신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딸을 키워냈지.


네가 하는 좋은 생각들은

모두 부모님에게서 온 것이다.


“엄마는 왜 그래요?”

“아빠는 왜 그래요?”

하고 되묻지 말거라.


너를 키우느라 그랬어.


***

네 마음도 알고 있단다.

부모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편하기를 바라서

더 짜증이 나고 더 화가 난다는 것을.


그렇지만 짜증과 화도

사치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부모님의 고생에 비하면

짜증과 화가 나는 것 정도는

견딜만한 고생이란다.


***

네 딸 사진은 앞으로도 찍을 일이 많을 게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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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될 때마다

부모님과 사진이라도 같이 찍으렴.


2070년에 와보니

후회가 되는 일들이 많구나.


네가 그곳, 2020년에서...

과거를 조금만 바꾸어줄 수 있겠니?


네가 오늘 부모님과의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준다면

내가 내일 보게 될 사진이

하나 더 생기겠구나.


네가 있는 그곳엔

부모님이 계시겠지만

여기엔 더이상 안 계시거든.


부탁할게.

고마워.


2070년 5월 27일

할머니가 된 지원이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