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사하라 사막 마라톤 도전 | 완주 후기 EP14. 필수장비 체크
내가 나갔던 사막 마라톤은 2024년 제 38회 MDS 사하라 사막 마라톤이다.
오늘은 사막 마라톤 필수 장비 리스트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참고로 여기서 설명하는 필수 장비 리스트는 2024년 MDS(Marathon Des Sables) 기준이다.
사막 마라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참가하는 마라톤 필수 장비를 확인하자.
또한 같은 마라톤이라 하더라도 매년 조금씩 필수 장비가 업데이트 되고 있어 2025년 최신 규정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MDS 2025년 필수 장비 규정 확인은 아래 링크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marathondessables.com/en/2025-edition/regulations-2025-edition
홈페이지 내 한국어 버전이 따로 없고, 크롬 구글 번역 기능을 활용해 한국어로 볼 수 있다.
MDS 사막 마라톤 필수 장비는 총 19개다. (2024년 기준)
6일 내내 가방을 어깨에 매고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어깨가 정말 아프다. 1kg 라도 줄이는 사람이 승자다.
(내 가방은 12kg였다. 다른 친구들 가방은 8~10kg가 평균이었다. 내 가방이 제일 무거운 축에 속했는데 어깨 아파 죽는 줄 알았다...ㅎ)
그럼 필수장비를 하나씩 살펴보자.
하루에 2,000kcal로 계산하여 총 7일치 식량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
6일 달리는데 7일치 식량을 챙기는 이유는, 실제로 달리는 일수는 6일이지만 하루가 무박 2일로 롱데이가 껴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하라 사막에 도착하면 당일 바로 레이스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1.5일의 여유 시간이 있다. 이 때에도 자급자족 시스템인데, 위에 필수로 적힌 7일치 식량과 별개로 이때 동안 먹을 식량도 추가로 챙겨야 한다.
이 시간은 필수 장비 검사, 오리엔테이션 등 사전 점검을 하는 시간이다. 다만 이때는 레이스 전이므로 식량 무게 상관없이 먹고 싶은 걸 아무거나 챙겨도 좋다. 나는 사막 들어가기 전에 모로코 현지 슈퍼마켓에서 빵이랑 참치캔, 견과류를 구입해서 레이스 전 챙겨먹었다.
어떤 식량을 챙겨갔고 어떤 식량을 추천하는지에 대한 꿀팁은 이어지는 글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다.
내가 썼던 가방은 오스프리 브랜드의 탈론 33L 가방이다. 내가 직접 구입한 가방은 아니었고, 감사하게도 사하라 사막 마라톤 선배님 한 분이 가방을 빌려주셨다. 가방을 빌려주셨던 김상도 선배님은 워낙 트레일레이스 대회나 극한 마라톤 경험이 많으신 분이었다.
오스프리 탈론 33L 가방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추천한다! 그 이유는 일단 가방이 가볍고 스판 재질이라 앞, 옆으로 공간이 잘 늘어나서 부피 확보가 쉬웠다. 짐 싸다보면 알겠지만… 처음에는 식량만 넣었는데 가방이 꽉 찬다.^^ 최대한 꾹꾹 눌러담고 공간 빈 틈을 잘 노려서 짐을 잘 싸야한다.
선수들마다 가져온 가방이 다 달라서 '어떤 가방 브랜드가 제일 좋더라.' 이건 모르겠다. 다만 내가 썼던 가방은 좋았다!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브랜드는 각자 취향에 맞게 가져가면 될 것 같고 용량은 30리터 이상을 추천한다. MDS 공홈 스토어에서 가방을 산 선수들도 많이 있었다. 다만 한국으로의 배송비가 3만원 급이라…
MDS 공홈 스토어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https://www.waa-ultra.com/en/backpacks.html
나는 800 리터짜리 용량의 물통 2개를 가져갔다. 어디서 구입할지 잘 모르겠어서 레이싱 더 플래닛 공홈 스토어에서 물통을 구입했다. 어떤 하이킹 백팩은 가방 자체에 1.5L 이상의 워터백이 내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서 본인 처지에 맞게 구입하면 될 것 같다.
사막에서는 수.시.로 물을 한모금씩 마셔줘야 한다. 그때마다 물통을 열고 닫으려면 매우 번거롭고 에너지 소진이 크다. 고개만 빼꼼 돌려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는 빨대형 물통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빨대 없는 일반 물통 가져왔던 선수들도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 보였다..ㅋㅋㅋ 특히 스티븐이라는 친구는 일반 물통을 가져왔는데 하필 물통 사이즈가 가방에 꽉 끼었다. 그래서 물통 빼낼 때마다 괴로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았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그 날 하루 동안 스티븐의 물통 빼주기 어시스턴트를 자처했던 기억이 있다.
용량 큰 아무 물통이나 사지 말고, 꼭 사막 마라톤 전용 실리콘 소재의 빨대 있는 물통을 사는 걸 추천한다!
사막의 밤은 매우 춥다. 침낭이 필수다.
나는 Montbell 오리털 침낭을 챙겨갔다. 내가 산 건 아니고, 이것도 감사하게도 상도 선배님이 빌려주셨다. 비싼거라고 하시면서 빌려주셨던 기억이…! (선배님 최고) 비싸서 그런지 진짜 따뜻했다…
저 브랜드는 가격이 비싼 것 같아서 추천하지는 못하겠고. 가성비 좋으면서 최대한 따뜻한 침낭으로 찾아서 가져가시길! 혹은 경량 패딩이나 따뜻한 내복 같은 거 챙겨가서 껴입고 자는 것도 괜찮다.
참고로 경량패딩은 필수 장비는 아니지만 내가 추천하는 장비 중에 하나다.
특히 아침 저녁에 화장실 갈 때나 돌아다닐 때 날씨가 추우므로 껴입기 좋다. 가볍고 두꺼운 거 꼭 하나 챙겨가기!
헤드램프는 롱데이 밤에 쓸 용도다.
셋째 날 무박 2일로 85km 롱데이가 있었는데 밤에는 정말 깜깜 그 자체다.
그래서 헤드램프가 필요하다. 중간에 꺼지면 매우 당혹스러우니 여분 배터리까지 필수 장비에 속해있다.
나는 성능 좋아보이는 헤드램프를 구입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무거운 걸 골랐다…윽 내 어깨!
심지어 여분 배터리도 너무 무거워서 고생했었다.
가격이 좀 있는 거라 집에 다시 챙겨오려고 했었는데 롱데이 끝나고 바~로 버렸다!!^^
밝기는 400 루멘 이상이면서 최대한 가벼운 걸로 구매하시길 추천한다!
참고로 오충용 사막 마라톤 선배님께 추천받았던 헤드 램프 브랜드는 ‘패출 티카나’ 였다. 가성비 좋아서 선배님한테 추천 받았었다.
물집 터트리는 용으로 필요하다.
매일 베이스 캠프에 도착하면 의료 텐트가 설치되어 있어 물집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레이스 도중에는 물집이 심해도 치료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물집을 터트려야 한다.
물집용으로 말고도 텐트에 옷 고정해서 말릴 때에도 옷핀이 유용하다. 사막은 항상 모래 바람이 강해서 옷핀으로 고정해두지 않으면 무조건 날아간다.
여러모로 유용한 옷핀이다. 다이소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혹시나 길을 잃을 때를 대비한 필수 장비다.
사실 속으로 든 생각은…’어차피 나침반 볼 줄 모르는데…^^’ 였다.
가볍고 싼 걸로 사면 된다. 다이소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길 잃어버려도 어차피 MDS 대회는 개인마다 GPS 장착되어 있어서 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다.
필수장비니 어쩔 수 없이 챙기는 그런 느낌.ㅎㅎ
아마 옷핀 소독용으로 챙겨오라고 한 것 같다.
밥 해먹을 때 불을 지펴야하는 상황이 있다면 이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나는 발열식량만 가져갔어서 실제 사용한 일은 없었다.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한 장비. 다이소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다.
처음엔 왠지 성능 좋은 호루라기를 가져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럴 필요 없다. ㅎㅎ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면 생각을 접고 다이소로 가길 바란다.
싸고 가벼운게 최고!
가볍고 작은 맥가이버를 추천한다.
홈페이지 내 정해진 수량 언급이 없다면 한 10개 정도 챙겨가면 될 것 같다.
의료 텐트에 알콜솜도 구비되어 있어 이때 챙겨가는 알콜솜은 위급한 상황 대비용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혹시나 길을 잃었을 때 나의 위치를 거울로 반사해 알려줄 수 있다.
실제로 쓴 적은 없다.
이 역시 가볍고 작고 싼 거울이 최고다!
비상 상황에서 체온 유지나 구조 신호 용도로 쓰이는 장비다.
1개면 충분하고 다이소나 쿠팡에서 구매 가능하다.
식염포도당 대신하는 용도이다.
기존에는 선수들이 대체로 식염포도당 알약을 복용했는데 복통 호소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육수 큐브를 필수로 챙기는 게 2024년에 새로 추가되었다.
어떤 육수 큐브를 챙겨야할 지 몰라서 쿠팡에서 사골육수 큐브를 사서 챙겨갔었다.
나는 육수 큐브를 챙겨간 발열식량에 넣어서 같이 먹었다.
선크림도 필수다!
중간에 커다란 의료 도움이 필요하거나 위급 상황 발생 시 돈을 지불해야할 수도 있다.
비상 현금도 필수로 준비해야한다.
나는 까먹고 환전 못해서 버스 옆자리 친구한테 임시로 빌렸다. 급할 땐 빌리는 방법도 있다는 점.^^
MDS 대회 한달 전부터 사이트에서 양식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해당 양식을 직접 인쇄하여 의사 싸인을 받아야하며, 반드시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
근데 이 서류를 직접 작성해주고 싸인해주는 병원(내과)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는게 문제…
제일 번거로운 필수 장비라고도 볼 수 있다.
내과를 예약했다면, 직접 종이를 인쇄해서 내과에 방문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서울 사는 분이라면 ‘은평 밝은 내과’ 를 추천한다.
의사 선생님이 매우 친절하셨고 흔쾌히 증명서를 작성해주셔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 잘 모르고 강남 보건소 찾아갔다가 심전도 검사는 가능한데 종이에 싸인은 안해준다고 해서 시무룩했던 기억이…
만약 은평 밝은 내과가 멀어서 가기 힘들다면, 집 근처 내과를 일단 예약하고 인쇄한 종이를 들고가서 자연스럽게 써달라고 부탁해보자.
법적 책임을 묻거나 그런 서류가 아니라 건강하다는 걸 증명해주는 서류인데, 책임을 지는 상황이 우려되어서 아마 많은 의사들이 싸인을 안해주는 것 같다.
결론은 한달 전부터 홈페이지에서 양식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니, 미리 미리 이 서류부터 꼭 챙기시길!
나중에 허겁지겁 하려면 괜히 크게 고생할 수 있다.
내과에서 심전도 검사도 같이 받아야 한다. 심전도 검사를 받고 해당 종이 원본을 위 AOI 종이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17, 18번 서류를 같이 받아야 하니 심전도 검사가 가능한 내과를 알아보자!
혹시 전갈이나 뱀에 물렸을 때 독을 빼내는 도구다.
다행히 전갈이나 뱀을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물릴 확률은 거~의 없어서 안심해도 된다. 이것도 필수 장비라서 일단 가져가는 그런 느낌!
이렇게 오늘은 사막 마라톤 필수 장비를 알아보았다.
다음에는 사막 마라톤 추천 장비에 대해 추가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이어지는 글들 스포: 필수는 아니지만 꼭 챙겨갔으면 하는 장비들, 식량 챙기는 꿀팁, 비행기 예약, 호스텔 추천, 외국인 친구 쉽게 사귀는 법, 모로코 여행 꿀팁 등등)
https://www.youtube.com/watch?v=1nRjGqGcEoM
사하라 사막 마라톤 경험담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녹화본 업로드 했어요!
유튜브 <찐파워> 채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vye7udA2E&t=24s
https://brunch.co.kr/brunchbook/zzinpower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