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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프씨 Feb 14. 2024

도대체 IB가 뭐야?

내 아이가 경험한 IB프로그램 #6

IBDP 수료 기준과 그 결과의 의미


이전에 언급한 대로 IB의 총점은 45점이 만점이며, 24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IBDP를 수료했다는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인 수료 점수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총점수가 24-27점일 경우의 조건


: IBDP 과정의 모든 6과목에서 점수를 받아야 한다.

: 어떤 과목에서도 1점이 나오면 안 된다.

: 어떤 HL 과목 중에서도 2점이 나오면 안 된다.

: SL 과목에서 2점을 받은 과목이 2개 이상이면 안 된다.

: 3점 또는 그 이하를 받은 과목이 4개 이상이면 안 된다.

: HL 과목 점수의 총합이 최소 12점 이상이어야 한다. (4개일 경우엔 16점 이상)

: SL 과목 점수의 총합이 최소 9점 이상이어야 한다. (2개일 경우엔 6점 이상)

: CAS를 완료해야 한다.

: TOK나 EE에서 최하 E가 나와야 하며 둘 중 하나는 D 이상이어야 한다.

: 모든 IA, EA, EE, TOK, CAS 활동에서 부정행위가 없다고 판단되어야 한다.


 * 총점수가 28점 이상일 경우


; 어떤 과목에서도 1점이 나오면 안 된다.

: HL 과목에서 2점을 받은 과목이 2개 이상이면 안 된다.

: SL 과목에서 2점을 받은 과목이 3개 이상이면 안 된다.

: 3점 또는 그 이하를 받은 과목이 4개 이상이면 안 된다.

: HL 과목 점수의 총합이 최소 11점 이상이어야 한다. (4개일 경우엔 14점 이상)

: SL 과목 점수의 총합이 최소 8점 이상이어야 한다. (2개일 경우엔 5점 이상)

: CAS, EE, TOK 부정행위의 경우는 위와 같다.


당연히 위의 조건을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료를 인정받을 수가 없다.

쉽게 생각해 24점 이상을 받으려면 CAS, EE, TOK에서 3점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시험 성적이 총 21점 이상이 나와야 하므로 각 과목당 4점 이상 맞을 경우 24에 3점을 더하면 총 27점을 받아 여유 있게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CAS, EE, TOK가 쉽게 3점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3점 보다 2점을 받는 학생이 훨씬 많으며, 1점도 생각보다 많다. 예상점수를 셈할 때 이 점수를 3점이 아닌 2점으로 예상하는 편이 실제 파이널 스코어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경험상 보통 10학년 때까지의 평균 점수가 B이상인 학생의 경우라면 대부분 30점 이상의 점수는 얻을 수가 있고, 몇 년에 한 번씩 천재라 불리는 학생들이 만점인 45점을 받는 경우도 있긴 있다. 아직까지 내가 사는 지역에서 한국 학생이 IB만점을 받았다는 소식은 아쉽게도 듣지 못했지만, 최상 그룹에 속하는 40점 이상의 점수는 꽤 여러 명이 받은 바 있다. 만약 총점이 24점이 안되어 수료를 못한다 하더라도 어느 한 과목에 특출한 점수를 받았을 경우에는 과목당 Certificate를 받을 수도 있다.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해외 대학에 입학하고자 할 때 요구되는 IB 커트라인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세계 10위권 대학들의 경우에도 총점 40 이상이면 보통 지원 가능하다. 하지만 그 정도 대학에 원서를 넣는 아이들이라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커트라인을 넘었다고 해서 다 입학이 허가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시아 쪽에서 알아주는 싱가포르 국립대나 난향 공대, 홍콩대와 홍콩 과기대 같은 경우도 37 정도 이상이면 지원 할 수는 있지만 다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이유다. (합격 커트라인은 문과와 이과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공계의 경우가 좀 더 높은 점수를 요구한다) 보통 이런 외국대학의 경우 총점과 함께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어떤 과목을 HL로 선택했고 그 점수 얼마인가 이다. 총점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전공하고자 하는 부분에 관련된 과목에서 7점 만점을 받았다면 합격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한국 대학의 경우는 생각보다 꽤 높은 IB점수를 요한다. 보통 서울대나 카이스트, 포항공대 같은 경우는 과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기본 40점 이상은 받아야 안전하다. 대학 입학만을 본다면 해외 대학보다 한국의 대학을 가는 경우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지인의 아들 중 수학과 물리 쪽으로 뛰어난 아이가 있어 HL에서 7점 만점을 받았지만 막상 총점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고민하였다. 최근에는 한국 대학에서도 HL 과목의 개별 점수를 따로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예전에는 보통 총점만을 제출하라 했기 때문에 총점이 불리한 그 아이는 홍콩대에 원서를 쓰게 되었고 무난히 합격할 수가 있었다.


IB 프로그램이 가진 포괄적 교육과 엄정한 평가 제도로 인한 강점 때문에 전 세계 대학에서도 그 권위와 공신력을 인정하고 있는 상태이며 많은 명문대학에서도 IB를 취득한 학생에게 우선적 특례입학이나 장학금 수여 등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 가령 수학 HL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라면 대학 1학년 때 기본으로 들어야 할 수학 강의를 면제해 주어 1년 동안 수십 시간의 시간을 아낄 수도 있다. 어찌 보면 그만큼 IBDP 과정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쉽지 않은 교육과정이라는 반증인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 점수는 우리나라보다 해외 대학을 입학할 때 더 유용하게 쓰인다. 영국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대학 지원 시 전공을 공표할 때 IB과목을 중시하며 최소 커트라인 점수를 입학조건으로 내건다. 미국의 경우는 알다시피 미국 수능인 SAT 점수를 우선으로 하지만 HL 과목에 한해 미국 대학과목 Advanced Placement(AP. 선이수제)와 동일한 취급을 해주기도 한다.


IBDP를 이수하고 대학에 입학한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다.


“IB 하기를 참 잘했다. 대학 생활에 너무 도움이 된다”


IBDP의 과정을 보면 거의 대학 수준의 논문을 2년여에 걸쳐 꾸준히 제출하며 공부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추구하는 수업 방식에 적응하기 쉽게 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연구 결과들로도 IB학위의 우수성이 입증되었는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IB 학생들이 입학하는 플로리다 대학(University of Florida)의 경우 전체 학생의 4년 이내 졸업률이 53%인데 반해 IB 이수자들과 IBDP 수료를 거친 학생들의 경우에는 72%의 수치를 나타냈다고 한다. 또한 미국 내 25개 대학 중 14개 대학에서 평균적인 IB 학생들의 졸업률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최소 2%에서 최고 20%까지 높다는 결과도 있다. (Kyra Caspary, SRI International, 2011)

이같은 해외 대학의 통계자료를 보지 않더라도 당장 한국에 입학한 나와 지인의 자녀들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꽤 신뢰해도 될 듯하다.


 

한국의 IB 현황은?


위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외 대학은 입학보다 졸업이 어려운 시스템이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과 어찌 보면 가장 크게 다른 부분이고 우리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지점이다.


한국도 IB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외고와 삼성고 등 15개 고교에서는 희망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하는 IB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 2017년부터 전국 17개 시, 도 교육청 가운데 서울, 대구, 제주 등 9개 교육청이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고, 그중 대구와 제주 교육청이 2018년 3월과 9월 싱가포르에서 IB 본부와 두 차례 회담을 통해 한국어화 추진을 협의해 오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대구와 제주 지역의 초 중학교를 중심으로 순차적 도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2022년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렇게 공교육 전반에 걸쳐 IB 프로그램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희망한다고 해서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IB 도입을 희망한 학교 중 자격을 갖춘 후보 학교가 정해지면 본부인 IBO에서 다양한 방식의 검토가 이루어진다.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학교 시설, 외국인 선생님의 비율, 교사 대비 학생 수 등 다각도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IB 수업을 진행할 희망 교사를 받아 본부에서 전반적인 IB 교육방식과 채점방식 등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우리나라 교육청은 IB 본부와 어떤 과목을 영어로 배울지에 대한 조율도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IB 본부의 정식 절차를 모두 통과하여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학교로 등록되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이후에도 일 년에 한 번씩 본부의 관계자들이 실제로 학교를 방문하여 여러 방면에서 실사 점검하는 절차를 이어나간다. 그들이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이 발견될 경우, IB프로그램 학교로의 등록이 취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IB 프로그램이 시행된다면 이후 대학들과의 협력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대학입시에 IB 전형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세계 유명 대학들로부터 인정받는 우수한 교육과정인 만큼 많은 국내 대학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인터넷에서 서치 한 자료에 의하면 위와 같이 나와있다. 하지만 IB 점수로 입시를 경험해 본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솔직히 과연? 하는 물음표가 떠오른다. 아직 한국 대학에서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듯하다. 실질적인 준비가 아니라 긍정적인 반응만,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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