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제 Mar 31. 2024

친구의 걱정어린 화에 감동받다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 손가락을 물어뜯는 버릇이 다시 심해졌는데 피도 나고 뜯겨진 상처도 좀 심하게 났었다. 근데 그걸 오늘 친구가 보고 화를 내면서 내손을 붙들고 약국으로 끌고가 약이랑 밴드를 사서 화내면서 붙여주었다. 나는 걱정해줘서 고맙기는 한데 화내니까 겁도 나고 어리둥절했었다.

카페가서 눈치보고 있었는데 자기가 칼로 손목 그으면 넌 좋겠냐고, 자기에겐 네가 손가락 피날 정도로 물어뜯는게 그렇게 보인다고. 걱정되서 화난다고 말해서, 이제 화풀렸냐니까 그렇다고 해서 안심했다. 나는 어릴때부터 계속 손가락 물어뜯었는데 이렇게 격하게 걱정(?)한 사람은 이 친구가 처음이었다

화낸건 무서웠지만 지금 단단하게 손가락에 붙여진 밴드를 보면서 뭔가 마음이 따듯해진다. 이제 진짜 친구 생각해서라도 물어뜯지 말아야겠는데... 쉽지는 않네. 그래도 노력하자.


친구가 내가 물어뜯어서 상처난 손가락에 약바르고 밴드 붙여준 순간, 마음속에 얼음벽 하나가 챙강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릴적 생긴 사람에 대한 불신 중 일부가 친구의 온기로 녹아깨진 것 같았다. 아! 날 진짜 걱정하고 있구나! 하고 생생하게 느꼈다. 정말 생생하게...


사람에 의한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흔한 말이 진짜라는 걸 깊이 느끼게 되었다. 


사람이 나를 걱정해줄수도 있다는걸 믿는데 여태까지의 온 삶이 걸린 느낌이다. 이 말 공감하시는 분 있겠죠?

작가의 이전글 은둔, 우울, 불안을 경험하는 분들을 위한 그림 에세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