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제 Nov 11. 2024

벚꽃을 보고 딸기를 먹는 마음

꽃이 피면 꽃을 보고

제철 과일이 나오면 하나씩 맛을 본다.


이 문장은 굉장히 평범하지만 내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무척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어릴 때는 당연히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고 어른이 되서도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사람들이 꽃놀이를 간다는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고 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안다. 왜 사람들이 꽃놀이를 가고 제철과일을 챙겨먹는지.


이 유한한 삶에서 주어지는 기쁨은 한계가 있고 기뻐하고 좋을 수 있는 평범한 일들을 놓치지 말고 즐기는 게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나는 아픈 정신으로 살아가는데 모든 힘을 소진하여서 이런 인생의 기쁨들을 찾는 것에는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조울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상황도 좋아지면서 나도 하나씩 이런 것들을 놓치지 않고 느껴보려고 하고 있다. 벚꽃이 피면 휘날리는 꽃아래를 걸어보고 딸기가 나오면 달콤한 딸기를 먹으면서 풍성할 여름과일들을 기다린다.


계절이 바뀌면 마음에 드는 새옷도 한두벌은 고르고 사본다. 삶을 견디는 것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또 가끔은 즐기는 것으로 조금씩 조금씩 바뀌고 있다.


내가 즐기는 삶의 기쁨들이란 그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들은 아니니까 다행이다. 해외여행도 한번 가보고는 싶지만 이직 그정도로 여유가 있지는 않으니까 꿈으로 간직해본다. 사실 거의 집에만 있어 국내도 별로 돌아다녀본 적이 없으니까 '여행'이란 걸 경험해보고 싶으면 짧은 국내여행을 다녀와도 될 듯 하다.


말하다보니 문득 나와 거리가 굉장히 먼 단어로 느껴졌던 '여행'을 나도 가보고 싶어졌다. 올해 꿈 중 하나는 여행 가보기로 해야겠다.


나는 이렇게 내게 가시와도 같았던 삶과 조금씩 친해져간다. 요즘은 사는 게 참 그런대로 좋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삶과 친해지길 빈다.

이전 20화 자해를 하는 분들을 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