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토는 양에서 음으로 전환되는 힘이다. 양의 시간을 닫고 음의 시간을 여는 어둠의 수문장이다. 양의 시간에 기반하고 있지만, 음의 시간을 관장하는게 술토의 본질이다.
현실의 가치를 초월해 독특한 정신세계를 열어준다.희노애락을 끌어안고 고고한 정신세계 지향해 "해체,정리,전환,재배치" 의미 갖는다. 겨울 대비해 버릴것과 가질것을 정리한다. 모아서 정리하기에 술토는 산업역량과 관련깊다. 건설,전기,해체,분해,조립, 수리에 두각나타낸다.
관심범위와 활동범위가 넓다. 다양한 재능이 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의리가 있다. 많은 사람을 아끼고 아픔을 헤아려주는 부모의 마음이 술토다.
술토 중 정화로 열정이 가득차 있는데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열정을 발휘할 수 없는게 술토의 이중성을 부여한다.음과 양을 이어주는 지지들의 특성으로, 이중성 탓에 공허와 불안,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안고 산다.
진토처럼 피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술토 강하고 화기운 있으면 아토피,건성 등의 피부 트러블에 노출되어 있다.술 중 화기운이 불러오는 현상이다.
#정리 #산업 #넓은 활동력과 따뜻함 #음과양의 이중성
<나의 사주명리> 술토 중에서
울산에 도반분이 초대했다. 조선소와 산업도시로 유명한 그 곳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영남 알프스 중 하나인 가지산은 높고 넓다. 나무들도 크고 길다. 서울에서 못 보던 금목서, 대나무도 새로워 좋다. 대왕암도 바다 위에 큰 존재감을 드러낸다. 공장들 규모도 광활하다.
울산은 드넓은 활동범위로 유명한 술토 같다. 도반들 다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후 나만의 고요한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자 울주 천주교 순례길을 걸었다.
울산역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언양성당은 높은소나무처럼 언덕위에 우뚝 서있다. 근대문화유산이라 건축양식이 고풍스럽다. 안에 들어가니 천정 높은 미사장이 반긴다. 단순하고 하얀 인테리어가 군더더기 없다. 소박함과 간소함의 가치를 알고, 낮아지고 겸손해지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다. 벼도 고개를 숙이듯, 나도 고개를 숙여야하는 중년이다.
복잡하고 사람많은 서울에서 온 나는 울주군의 지나친 광활함이 생소하다. 내가 걷는 이 길만 내 영역이라 생각했다. 낯섦을 뚫고 나가는 힘은 바로 앞만 집중하는 것이다. 가을을 깊게 하는 비가 온다. 예전에 사둔 스타벅스 우비가 필요하니 기쁘다. 무엇이든 쓰임이 있다는건 기쁜일이다. 나도 오래도록 쓰임과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걷다보니 자전거도로도 보이고, 노란 논과 산업단지가 보인다. 겨울에 들기전 열매로 음기운을 모으는 술월이라 석류, 감 등 과실나무도 보인다. 봄햇살과 따가운 여름비가 담긴 과실이다. 이젠 열정을 숙여야 할걸 알기에 열매를 내어놓는 술토는 공허와 불안을 동반한다. 사는것도 그렇다. 항상 청춘일수 없다. 청춘을 내어주는게 순리다. 청춘만 동경하면 공허하다. 지금 이순간의 가치에 집중한다. 순례길을 따라 마음의 빛을 밝히는 지금의 가치를 숙고한다. 청춘보다 느려졌으면 느려진대로 걸으면 된다.
목표했던 길천공소에 다다랐다. 가시달린 밤들이 한무더니 떨어져 있는 마당있는 켠에 소박한 예수님상이 보인다. 오래된 알누미늄 샷시 문이 달린 공소는 처음이다. 카톨릭사전을 찾아보니, 공소란, 사제는 거주하지 않고 사목하는 본당 사목구 내 신자들의 공동체라 한다. 사제가 방문할 때만 미사를 드린다고 한다. 외진 곳에 사는 신자들을 위한 자리였다. 기도를 올리고 다시 언양성당으로 걸어 돌아왔다.
지난 5월, 솔뫼성지를 걸으며 물댄 논 옆을 걸을때, 가을논을 보고 싶었다.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저 곡식을 거두려고, 농부의 손이 얼마나 많이 갔겠는가? 매년 오는 가을이지만, 가치를 알고 맞이하자. 공허와 불안 대신 감사와 수용을 배우자. 그게 성숙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