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노트 다섯 번째 페이지
자, 이제 억울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잠시 덮어두자. 우리는 지금 너무 화가 치밀어 있는 상태다.
따뜻한 공감을 넘어선 과몰입 상태가 지속된다면, 마음으로만 골백번 때린 선임을 실제로 가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는 나 혹은 친구의 부모님이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이기도 하고,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지인들이 생겨나며, 노동자가 아닌 사장의 목소리 또한 필요한 순간을 목도하기도 한다.
어디 감히 사장 목소리가 노동자 집단의 담을 넘을 수 있겠냐고? 원래 세상은 각자의 불행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 불행의 모양은 평행선. 당신들과 우리가 닿을 수 없는 이유. 그래서, 물었다. 대체 왜 우리를 해고했느냐고.
Q. 안녕하세요. 운영하고 계신 사업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영유아 보육법 제10조 제7호 개인이 민간 어린이 집으로 설치하여 부모의 위탁을 받아 2003년부터 어린이집(보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원장님이시군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린이집의 경우, 선생님을 해고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해고 혹은 권고사직의 사례가 있으신가요?
A. 부당해고는 없었으나, 권고사직의 사례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근무 태도에 대한 개선을 부탁했으나 행동 변화가 없었습니다.
Q. 해고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A. 어떤 형태의 집단이든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발생할 수 있지만 직무 특성상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해당 교사는 교사의 의무 사항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교사로서 의무 이행 여부가 해고 기준이었습니다.
Q. 해고 당시 상황과 해고 결정권자로서 입장은 어떠셨나요?
A. 반에서 두 영아 사이에 문제 행동이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문제 발생 상황에서 교사의 의무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주 특정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상식적이기도 합니다. 해당 교사는 문제가 발생한 두 영아의 부모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뿐더러 부모에게 따지기도 했습니다. 부모에게 교사의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 과정에서도 양쪽 부모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은 채로 대했습니다. 해고 결정권자로서 교사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교사를 더 이상 고용하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Q. 해고가 타당했다고 생각하시나요?
A. 보육 시 반복하여 교사가 사용하는 단어와 행동에 부모의 불만 제기가 있었습니다. 교사가 사용한 부적절한 언행을 아이가 부모에게 전달한 상황이었거든요. 교사 자격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기 때문에 해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Q. 해고당한 이들의 심정과 상황을 짐작해본다면?
A. 제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아무리 문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속상하거나 불쾌함, 화남 등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해고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회사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은 않습니다. 어린이집의 경우 어떠한 영향이 있을까요?
A. 영아의 적응 단계에서 담임교사의 변동으로 부모가 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Q. 해고 이후 회사와 실직자 각자의 행보는 어떠했나요?
A. 원에서는 담임교사의 변동이 생기는 학부모에게 한분 한분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저희로서도 해고 이후 해결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해당 교사가 이직을 했는지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Q.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A. 사전에 교사로 하여금 주어진 업무를 잘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교육•지원해서 협력하는 방향으로 하지 않을까요. 문제 상황이 생기기 전에 말이죠.
Q. 동종업계의 해고 동향은 어떤 편인가요?
A. 어린이집은 영유아와 교사의 애착 형성이 중요한 시기로, 권고사직보다는 재교육하여 함께 근무하는 방향으로 참여를 유도합니다. 물론, 아동학대 등 예외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겠지요.
Q. 해고당한 직원에게 하고 싶은 말
A. 타인에 대한 적절한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운영자가 생각하는 노사 간 입장 차이와 바라는 점
A. 지시하는 수직적 관계 인식이 가장 큰 차이 아닐까요. 서로 한 가족이라는 마음가짐과 협력적 지원자와 협력자를 관계, 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