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별은 조금 더 일렀어야 해

해고 노트 여섯 번째 페이지

by 신보라

대학생 시절, 가장 싫어했던 것은 조별 과제였다. 어떤 조원들이 뭉치냐에 따라 나의 한 학기가 얼마나 평탄할지 결정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것뿐일까. 조별 내 빌런이 한 명이라도 생기는 순간 스트레스로 인류애를 상실하기도 한다. 빌런은 어디에나 있다. 하물며 친구 사이에도 있을 수도, 있었을 수도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만남과 이별이 교차하며, 빌런과 희생양들이 뒤섞여 살아간다. 그래서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 회사라면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자 빌런에게 이별을 고하는 방법이 기본 프로세스일 것이다. 프로세스라는 단어와 왠지 가까워 보이는 IT 업계에선 이것을 어떻게 응용했을까.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운영하시는 사업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 회사는 4차 산업 혁명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기업입니다. 디지털 자산관리 관련한 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와, 4차 산업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괜히 멋진데요? 대표님 왠지 영업왕 스멜이 납니다. 영업왕 대표님께선 직원을 해고하는 경우가 있으셨나요?

A. 네 저희는 멋집니다. 바로 보셨네요. 하하. 해고해 본 경험이 없으면 좋았겠지만 있습니다. 하지만 해고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최근 회사에서 개발자를 해고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Q. 대표님의 해고 기준은 무엇인가요?

A. 기준은 아주 명확하게 있습니다. 회사에서 제시한 업무적 성과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입사 초기 때부터 업무와 관련하여 약속한 것에 관련하여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성과가 즉시 보여야 하는 업무 특성이 한몫하지 않나 싶습니다.



Q. 동종업계의 해고 동향은 어떠한가요?

A. 업계 자체가 해고율이 높은 편이라, 저희 회사는 업계 내에서는 높은 편은 아닙니다.

저는 충분히 개선의 기회를 주거든요.



Q. 해고 당시 상황과 해고 결정권자로서 입장은 어떠셨나요?

A. 당연히 좋을 순 없습니다. 아무래도 꺼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못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대표직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해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다른 직원들도 해고한 직원으로 인해 근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회사에서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법적으로 절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직원이 회사에 가져다주는 문제들에 대한 것들을 서류로 정리해두었고 그것들이 해고하는 데에 충분한 근거 자료가 되었습니다.


Q. 역시 치밀하신데요. 괜히 대표님이 아니시군요. 만만치 않음을 느낍니다. 해고가 회사와 대표에게 미친 영향은 있었나요? (왠지 이것도 대비해놨을 듯한 느낌이..)

A. 지금 후회가 되는 건, 조금 더 일찍 해고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면담하면서 다시 설명하고 타일르고 점점 더 좋아지기만을 기다렸는데 그건 저의 기대일 뿐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이별을 해야 합니다. 그 친구가 들으면 반가워하지 않을 이야기겠지만, 해고 이후 회사의 업무성과가 이전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근무 분위기는 더 좋아지고 직원들도 웃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 친구가 관계적으로도 분란을 조장하는 핵적인 존재였다는 것을 나가고 나서 알게 되었죠.



Q. 당시 조직에 대한 해당 직원의 기여도는 어떠했나요?

A. 그 직원이 회사에 기여한 바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을 뿐입니다.



Q. 해고당한 이들의 심정과 상황을 짐작해본다면?

A. 착잡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왜 해고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납득하였고, 저도 그전까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Q. 공통질문입니다. 해고가 타당했나요?

A. 해고당할만했고 매우 타당했습니다.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회사에서 원하는 바를 실행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Q. 해고 이후 회사와 실직자 각자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A. 건너 건너 전해 들은 바로는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A. 같은 결정을 했을 겁니다. 그리고 더 빨리 해고를 진행했을 것입니다.



Q. 해고당한 직원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

A. 다른 회사 가서도 잘 적응하고 지내고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Q. 운영자가 생각하는 노사 간 입장 차이와 바라는 점

A. 노사 간에 입장 차이는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회사는 직원을 고용해서 직원에게 맞는 혹은 원하는 급여를 지불하고, 직원에게 원하는 성과가 있고, 그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서로 간에 원하는 부분을 맞춰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오래가기 힘들다고 봅니다. 직원은 갑자기 일하다가 회사를 나오지 않아도 직원은 손해를 안 봅니다. 그렇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입니다.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여러 사람이 희생해야 합니다. 직원은 회사의 입장도 이해해주면서 회사가 원하는 방향성에 맞춰가는 것이 좋은 방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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