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노트 일곱 번째 페이지
어디에나 갑-을-병-정의 관계는 있다. 그 속에서 완력 행사는 돌고 돈다. 을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강약약강이라면 그 순환의 크기는 더욱 크고 거세다. 병과 정을 대하는 을의 부당한 태도를 바라보는 갑의 입장은 어떠할까. 또 갑이 해야 할 마땅한 대응 방식은 무엇일까. 팀원에게 횡포를 일삼는
팀장을 두었던 대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Q.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센터장님과, 재직하고 계신 기관 소개 함께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교회에서 목회자로 25년, 사회복지 현장에서 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직 중인 기관은 이주여성과 가정을 지원하는 다문화가정지원센터입니다.
Q. 공적인 업무를 하는 기관의 센터장으로 계신데, 직원을 해고한 경우가 있으셨나요?
A. 기관의 폐관으로 직원들을 권고사직시킨 적이 있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일하다 보니, 해고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Q. 센터장님의 해고 기준은 무엇인가요?
A. 해고 기준은 기관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팀장이 여성 팀원들에게 차 심부름을 자주 시킨다든지 아니면, 폭언이나 부당한 업무지시를 할 경우 징계 위원회를 거쳐서 해고합니다.
Q. 해고 당시 상황과 해고 결정권자로서 입장은 어떠셨나요?
A. 해고를 통보하였을 때 당사자는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못하며 다른 직원들이 자신을 미워해서 해고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해고 전 몇 번의 상담과 팀원들의 고충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전혀 공감하지 못하며 자신이 이렇게 직장생활을 했기에 당연한 것이라는 의미로 이야기했습니다.
예) 부하직원이 서류철을 들고 올 때 양팔을 바짝 펴서 옆에서 항상 대기할 것
2명 이상 모여서 수다 떨지 말 것(본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오전에 업무지시와 오후에 업무지시가 다름
업무실적 위조 (보고서와 보관서류의 차이가 발견됨)
Q. 해고가 조직에 미친 영향이 있었나요?
A.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죠. 직원들이 서로에 대한 인정과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생기며 조직의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또한 그동안 부당한 업무지시와 상사의 갑질로 인한 이직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다 보니 계속적인 업무가 가능해졌습니다.
Q. 해고당한 직원의 심정과 상황을 짐작해본다면 어떠세요?
A. 해고를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회사의 갑질로 인한 해고라면 부당하겠지만 직원 모두가 해고당한 이에 대한 갑질로 고충 처리를 할 정도면.... 어디서라도 자신의 갑질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기를 기대합니다.
Q. 해고와 그 과정은 타당했나요?
A. 해고를 하기 전에 몇 번의 상담과 고충처리를 합니다. 그러나 몇 번의 기회를 주고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조직을 위해서 희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Q. 해고 이후 조직과 실직자 각자의 행보는 어떠했나요?
A. 회사는 안정을 찾았고 실직자는 공무원으로 다시 임용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사회복지현장은 서비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조직입니다. 그러나 서비스가 자신의 팀원에게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한다고 하여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A. 지금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했을 것입니다. 노동자나 사업주나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서로에게 자신만을 강요하는 사업장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존중해주고 노사가 서로의 감정을 헤아리는 현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Q. 해고당한 직원에게 하고 싶은 말
A. 저는 서비스는 자신의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이렇게 당하면서 직장 생활했으니 너도 그렇게 하라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운영자가 생각하는 노사 간 입장 차이와 바라는 점
A. 요즘은 오히려 사(社)가 더 힘든 시기입니다. 또한 노동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존중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사회복지현장은 감정노동을 배제하는 현장이 아닙니다. 감정노동의 현장에서 대상자로부터 받는 것도 있지만 노사가 현장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오히려 내부 조직에서 서로에게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근로자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