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첫 문장 두려움 넘어서기
부담스러운 걸까, 설레는 걸까?
첫 문장을 쓰는 두려움을 넘는 방법
글을 쓰려고 앉아 펜을 드는 순간, 머릿속엔 다양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내 글이 초라하거나 엉성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은 우리를 멈추게 하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키웁니다. 하지만 첫 문장은 완벽할 필요가 없습니다.
첫 문장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적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첫 문장은 가볍게,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방법을 참고해서 한 문장씩 써보세요.
지금 떠오르는 생각부터 적어보기
첫 문장은 어떤 형식도 필요 없습니다. 지금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나 이미지를 적어보세요.
예시 1: 비 오는 날의 감정
"오늘 아침, 창밖을 보니 빗소리가 창문에 부딪히고 있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갑자기 고등학생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장마철이었고, 매일 우산을 들고 등교했지만, 하루는 우산을 잃어버려 비를 홀딱 맞았던 날이었다. 그날 내 몸은 축축했지만, 마음은 묘하게 자유로웠다. 차가운 빗물이 내 머리카락을 타고 흘렀고, 나는 아무 걱정 없이 친구들과 웃으며 걸었다. 오늘도 빗소리를 들으니 그때의 감정이 다시 떠오른다. 자유롭고, 동시에 조금 쓸쓸했던 그 감정."
예시 2: 혼란스러운 마음
"내 머릿속은 어지러운 방 같았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고, 한 번 정리하려고 마음먹으면 더 어질러지는 느낌이었다.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이라는 단어가 계속 떠올랐고, 그 뒤를 따라붙는 건 끝없는 걱정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하니 어수선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은 나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이 된다."
예시 3: 아침 산책에서 느낀 여유
"오늘 아침 산책길에서 참 평온했다. 이른 시간이라 공기도 맑았고,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길이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반짝이고, 새들이 주위를 맴돌았다.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내가 필요했던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여유로웠던 그 순간이 하루의 힘이 되어주었다."
예시 4: 친구와의 대화에서 느낀 위로
"어젯밤 친구와 2시간 넘게 통화했다. 우리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서로 느끼는 걱정과 기쁨에 대해 말하며 웃었다. 그런데 친구가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네가 있어서 내가 조금 덜 힘들어.' 그 말이 왜 그렇게 마음을 찌르듯 다가왔을까? 나는 요즘 나 자신에게조차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한마디가 마치 나에게 '너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사람이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질문으로 시작하기
질문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글을 시작해 보세요.
예시 1: 내가 지금 가장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답답함’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다. 책상 위에 쌓인 메모들을 보며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그 한숨 속에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담겨 있다. 나는 사실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시작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가장 작은 일부터 해보기로 한다."
예시 2: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일까?
"요즘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더 시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런데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예전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정말 행복했는데, 지금은 그저 바쁜 일상 속에서 그런 시간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원하는 건 그 행복을 다시 찾아가는 시간이다."
예시 3: 내가 가장 최근에 웃었던 순간은 언제일까?
"지난 주말, 조카가 나를 보며 '이모가 제일 좋아!'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말을 들으며 크게 웃었는데, 그 웃음 뒤에는 따뜻한 기분이 스며들었다. 어린아이의 단순한 표현 속에 담긴 진심이 나를 웃게 하고, 내 마음을 채워주었다."
예시 4: 내가 지금 가장 고마운 것은 무엇일까?
"오늘 아침, 엄마가 내가 집을 나서기 전에 '따뜻하게 입어라'라고 말해줬다. 그 짧은 한마디가 하루를 시작하는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누군가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건, 그 자체로도 감사한 일이다."
감정을 시각적으로 묘사하기
추상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나 이미지를 묘사해 보세요. 이렇게 하면 첫 문장을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시 1: 외로움
"밤 10시가 넘은 시각, 텅 빈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 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주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오직 내 신발이 땅을 밟는 소리만이 귓가에 울렸다. 문득 내 그림자를 보니 내가 혼자라는 사실이 더 명확히 느껴졌다. 외로움은 이렇게 불쑥 다가왔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걷는 나 자신이 조금 초라해 보였다."
예시 2: 설렘
"따뜻한 햇살이 내 방 창문을 가득 채웠다. 커피 잔을 손에 들고 마주한 책상에는 내가 오래도록 써보고 싶었던 노트가 놓여 있었다. 손끝에 묻어나는 커피 향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고, 노트 첫 장에 펜을 얹으려는 순간 묘한 설렘이 느껴졌다. 처음 시작하는 이 순간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예시 3: 두려움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무대 뒤에 서 있었다. 손바닥은 땀으로 젖어 있었고, 심장은 두 배로 빠르게 뛰고 있었다. 목이 타들어 갔고, 내가 준비한 문장들이 머릿속에서 엉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 첫 문장을 내뱉자, 그 두려움은 조금씩 사라졌다."
예시 4: 기쁨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다가 퇴근길에 우연히 노을을 봤다. 하늘은 분홍빛과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나는 순간 그 풍경에 발걸음을 멈췄다. '이게 내가 좋아하는 하늘이구나'라는 생각에 작은 기쁨이 밀려왔다. 아무것도 아닌 순간이었지만, 내 하루의 피로를 녹여주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예시 5: 고요함
"깊은 밤, 방 안에서 혼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차가 드문드문 지나가는 소리와 바람 소리가 어우러져 들렸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속은 너무나 고요했다. 책을 덮고 잠시 눈을 감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이 순간, 그 누구의 시선도 필요 없는 이 시간이 마치 나만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졌다."
첫 문장을 시작해 보세요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적고, 그 감정을 떠올리게 한 장면을 연결해 보세요.
1. 오늘 느낀 감정 적기
"초조함, 기대, 약간의 피로"
2. 그 감정을 떠오르게 한 상황 묘사하기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긴장으로 가슴이 뛰었고, 동시에 끝나고 나면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3. 첫 문장으로 연결하기
"회의실에 들어가면서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발표가 끝난 뒤의 안도감을 기대하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긴장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첫 문장을 부담 없이 쓰기 위한 팁
1. 목표는 한 줄 쓰기
한 문장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첫 문장을 쓰는 데서 시작하세요.
2. 시간제한을 활용하기
3분 타이머를 설정하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세요. 완벽함을 고민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3. 틀려도 괜찮다
첫 문장은 어색하거나 틀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용기입니다.
첫 문장이 만들어낸 변화
첫 문장은 단순히 글쓰기의 시작일 뿐 아니라, 당신의 마음을 여는 열쇠입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느낌을 스스로 발견해 보세요.
지금 펜을 들어보세요. 당신은 이미 두려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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