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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대표 Oct 12. 2023

주말이나 자투리 시간에 내가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찾기

맞벌이인 데다가 아이가 셋인 나는 주말이면 밀린 집안일이나 평일에 처리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느라 바쁘게 보낸다. 아이들 병원에 데려간다던지 내가 병원에 가야 할 때도 있고 딸이 셋인지라 미용실에서 하루를 다 보내는 날도 있다. 혹은 아이들 옷을 사느라 하루 종일 쇼핑몰에 있을 때도 있고 서점이나 중고서점에 가서 아이들 책과 내 책을 잔뜩 사 오는 경우도 있다. 대청소를 한다거나 이불빨래를 하면 주말은 훅 지나가버린다. 주말 역시 나를 위한 시간 확보는 참 어려운 일이다. 평일에도 마찬가지지만 나를 위한 자투리 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일부러 시간을 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담 내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하는 일을 생각해 봤다. 문화생활 하는 걸 좋아해서 미리 예매해 둔 뮤지컬을 보거나 음악회를 가거나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도 종종 본다. 예전에는 혼자 영화 보러도 자주 갔었는데 요즘은 영화 보는 시간은 거의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 강연도 자주 가는 편이다. 최근에는 토요일마다 오후에는 마케팅 강의를 들었고 실습을 겸한 강의기에 노트북 들고 가서 하루의 반나절은 새로운 마케팅을 익히느라 시간을 보낸다. 또는 전자책 쓰기 모임에서 하루종일 책 쓰기에 몰입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모임은 즐기지 않고 소소한 모임이나 만남을 선호하는 편이라 평소 잘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약속을 잡아서 식사를 하고 차를 즐긴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새로 생기는 모임들도 있지만 요즘은 온라인 모임도 많이 하기 때문에 온라인 모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 해서 드라이브를 즐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부도가 있는데 나의 0순위 드라이브 코스이다. 주로 사업장에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할 때 밤 드라이브를 즐기는 편이다. 대부도에 들어가는 길은 신호도 없고 과속단속 카메라도 거의 없다. 게다가 길이 너무 잘 뚫려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쭉 밟으면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커피가 있으니 일행이 없어도 나에겐 참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대부도를 한 번이라도 가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도로 양 옆이 바다이다. 날이 좋으면 출렁이는 밤바다도 볼 수 있고 바다 건너에 보이는 작은 도시의 불빛들이 예쁘게 보인다. 중간에는 티라이트라고 불리는 시화 나래 휴게소가 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바다를 눈으로 즐기거나 커피와 간식을 챙길 수 있다. 나는 주로 밤 시간 드라이브를 하는 편이라 차를 잠시 세우고 바다를 보고 돌아오곤 하지만 나름 휴게소 간식도 소소하게 즐길 수 있다. 휴게소 크기가 크진 않으니 혹시라도 지나는 길에 들르실 분들은 가볍게 들려보시길 추천드린다. 보통은 티라이트 휴게소를 기점으로 뉴턴해서 돌아오는 편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더 즐기고 싶을 때는 대부도 안까지 더 들어간다. 아니면 대부도를 지나 영종도까지 갈 때도 있는데 건너가는 다리가 특이하고 참 예쁘다.


일을 할 때는 직원들과 하루 종일 지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가족들과 북적거리는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만드는 편이다.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처럼 나 혼자 책과 노트북 들고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오롯이 나의 시간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끔 카페 투어 좋아하는 막내딸이 따라나서서 혼자가 아닐 때도 있지만 그 또한 간만에 여유롭게 딸과의 데이트를 즐긴다 생각하면 힐링되는 시간이다.


내가 자투리 시간이 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성경 읽기와 독서이다. 가방에 책을 항상 넣어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차에도 사무실에도 늘 책을 둔다. 나는 여러 가지 책을 동시에 읽는 편인데 이건 많은 책을 읽고 싶은 욕심에서 시작된 습관인 것 같다. 그래서 가방에 들고 다니면서 읽는 책, 집에서 읽는 책, 사무실에서 짬날 때 읽는 책이 다 다르다. 집에는 책이 많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과 기분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을 집어 들고 읽는다. 책을 읽는 시간은 나에게 참 소중하다.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책을 빠른 시간에 읽어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요즘은 속독법이나 포토 리딩법에 엄청난 관심이 있다.


책을 읽고 나면 길지 않더라도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톡방에 책 읽기 인증을 하면서 짧게 느낀 점을 나누기도 한다. 강제성이 없는 단톡방이기 때문에 본인의 자유의지대로 각자의 의견을 나누곤 하는데 세상에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한편으로는 나의 현실 세계에서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보니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환경이 그렇게 조성되는 것 같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는 책을 읽고 나면 1권의 책에서 1개 이상의 행동을 하는 것이 미션이다. 이것도 강제성은 없다. 그냥 나 스스로 세운 미션이다. 어느 순간 책을 많이 읽어도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1개 이상의 행동을 남겨야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강연이나 강의도 많이 듣는 편이다. 주말에 오프라인 강연 시간이 맞는 경우 조금 멀더라도 찾아가서 듣는 편이다. 공부를 해서 익혀야 하는 강의는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켜두고 노트 필기를 하면서 강의를 듣는다. 성경 강해나 자기 계발 강의, 성공사례들은 따로 시간을 내서 들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차로 이동할 때나 사무실에서 단순 업무를 처리할 때 듣는 편이다. 또는 집에서 집안일을 할 때 들으면서 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그 안에 하고 싶은 것들은 많고 평소엔 업무가 많아서 바쁘다 보니 다양하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해내는 능력이 탑재된 것 같다.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주일에는 교회에서 반주를 하기 때문에 주말 시간 중 일부는 피아노 연습을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작한 피아노를 참 오래도 하고 있다. 그만큼 내가 좋아하고 질리지 않는 분야라는 말일 테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조금 더 많다면 피아노 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을 텐데 조금 아쉽긴 하다. 주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교회에서 시간을 보낸다. 예배를 드리고 반주나 지휘를 하고 담소도 나누고 하다 보면 하루가 훅 가버리고 나의 주말은 거의 이렇게 마무리된다.


주말이나 자투리 시간에 내가 하는 일을 적고 있는데 적다 보니 나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어릴 때는 놀고먹고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았으나 집에 돌아와서까지 계속 유쾌하지는 않았다. 왠지 시간을 낭비한 기분이고 더 생산적인 일들을 해야 하는데 허투루 시간을 써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시간은 점점 줄이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의 나의 모습이 된 것 같다. 강점 테스트를 했을 때 상위 5개 중 '배움'이라는 강점이 있었다. 왜 이렇게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고 알고 싶어 하고 공부하고 학습하려 하는지 그때서야 깨달았다. '배움'이란 키워드가 나의 강점이었던 것이다. 그 이후 나는 배우고 알아가는 것은 더 망설임 없이 추진한다. 요즘은 나에게 들어온 인풋들을 어떻게 아웃풋으로 끌어낼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제목을 적은 후 나도 의식의 흐름대로 쭉 적어 내려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최근 나에게 주어진 자투리 시간이나 주말에 했던 일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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