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대표 Oct 22. 2023

온라인 생존기

시간과 꾸준함이 가져다준 선물

간절하고 절박해 봤는가? 최근에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성공한 분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 그들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계획하고 시작했냐고 묻는 질문에 한결같이 '그런 거 없었어요!'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처음부터 기획에 의해 의도와 방향성을 갖고 시작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서, 또는 지질한 내 모습이 싫어서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그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잘 나가는 유튜버의 인터뷰 영상을 보는데 그도 성공한 채널이 나오기 전 몇 개의 채널은 실패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깝게 포기한 채널도 생기지만 결국 그 과정을 통한 경험이 성공으로 이끌어 주었다고 한다. 인스타나 블로그 인플루언서들의 경험담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의 시작도 처음엔 거창하지 않았다. 거창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허접하고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절박함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온라인 생태계에서 생존하고 있는 나의 경우도 비슷하다. 셋째 출산으로 인해 15년을 해왔던 레슨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결혼하고 계속 맞벌이를 하다가 그만두니 막막했다. 게다가 아이는 셋으로 늘어서 돈 들어갈 곳은 더 많아졌다. 그때의 막막함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야말로 간절하고 절박했다. 뭐라도 해서 다만 얼마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매일 수도 없이 했다. 그 상황을 위해 아이를 키우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고 그것이 온라인 비즈니스의 시작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뭔가 거창하게 온라인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시작한 건 아니다. 그게 뭔지도 몰랐고 다만 내가 처한 상황에서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카페를 처음 시작할 때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절박함에 2-3시간 쪽잠 자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잘 모르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니 남들 잘 때 깨어 있어야 했고 남들 놀 때 하나라도 더 배워야 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나의 커리어와는 전혀 다른 생태계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경력단절이란 꼬리표를 달게 된 상황을 어떻게든 극복해내야 했다. 그런 상황에 기획과 의도적 접근이 가능할 리가 없다. 그저 닥치는 대로 다 시도해 봤던 것 같다. '나를 이런 모습으로 정의하고 포지셔닝한 후 브랜딩 해야지!' 이런 생각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블로그의 시작도 그랬다. 지금은 너도나도 블로그를 하고 또는 일부에서는 이미 유행이 지나갔다고 말한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익숙한 채널이지만 처음 내가 접했을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블로그 포스팅을 한다고 계속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눈살 찌푸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족들도 친구들도 극성맞은 사람으로 대했다. 음식 먹기 전 사진 찍는 의식이 익숙해지기까지 한 눈칫밥 먹은 1인이다. 지금은 어르신들도 사진 찍는걸 다 이해해 주시고 스마트하신 분들은 오히려 사진 찍는 대열에 합류하신다. 그러고 보니 10년 동안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부업으로 다만 얼마라도 벌어보겠다는 마음이었다. '딸 셋을 키우며 집에서 온라인으로 부업하고 돈 벌어요!' 이 콘셉트로 블로그를 운영했고 나와 비슷한 상황인 엄마들과도 매일 소통했다. 육아와 부업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한창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어냈을 때는 소소하게 1:1로 나름 제자 양성도 했다. 몸소 경험하고 터득한 노하우로 가르쳤는데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주니 재미있었다.


스마트스토어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커머스 채널들을 섭렵하고 있는 지금도 시간이 허락할 때는 제자 양성을 한다. 업무를 하면서 직원들을 교육시키기도 한다. 또는 절박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에게 조금씩 정보를 나누어주며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 실은 나도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얻게 된 노하우들이다. 하지만 나의 노하우로 누군가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참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이상 온라인에서 다양하게 활동을 했더니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문의가 들어온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10년의 시간과 꾸준함이 가져다준 '브랜딩'이라는 선물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일을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일을 하겠다는 게 앞으로 나의 목표이다. 이 일을 결심하면서 지난 10년간의 나의 경험은 하나하나 전부 재산이다. 온라인에서 수익화시킬 수 있는 도구들을 많이 공부했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시작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잡아갈 수 있다. 아이템이나 타깃의 연령층, 성별에 따라 더 효과적인 채널을 추천해 줄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던지 내 타깃이 없는 시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 브랜딩이 목표인지 아니면 수익화를 위함인지에 따라 채널 선택도 달리해야 하며 콘셉트도 다르게 가야 한다. 이런 다양한 부분들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줄 수 있는 내공이 지난 10년이란 시간을 통해 다져졌다. 힘들기만 하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참 값진 경험들이다.

앞으로의 난 온라인에서 그동안 경험했던 각각의 도구들을 하나하나 전자책으로 집필할 계획이다. 수익화를 위한 전자책이 될 수도 있겠지만 브랜딩을 위한 수단에 더 무게를 둘 생각이다. 잘 정리된 전자책이 여기저기 퍼지며 나 대신 나를 알리는데 열일해 줄 거라 확신한다. 시간과 꾸준함이 가져다준 선물로 인해 앞으로 펼쳐질 모든 일들이 기대된다.

이전 11화 '부자'되는 공식이 있다고? 진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