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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수 간호사 Nov 06. 2022

<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10.29 참사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민주당 청년당원 기자회견

<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정한 ‘애도기간’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참사를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아직도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고 책임 떠넘기기에 몰두하고 있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6일 만인 어제 종교 집회에 참석해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명확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간접적인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국민 앞에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십시오. 국민이 이제 그 정도면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하십시오.

 

진실규명을 위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은 어떤 형태의 수사 지휘도 하지 않고 보고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십시오. 책임져야 할 사람이 수사를 지휘하거나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사퇴하십시오. 10.29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외신에 농담과 웃음이라니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도의와 양심을 저버린 공직자는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이 맡긴 직무를 유기한 서울시장,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용산구청장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 책임이 사퇴입니다. 사퇴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지위가 높고 권한과 책임이 큰 고위 공직자들이 더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결정권자들은 빠져나가고, 일선 경찰관에게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됩니다.

 

여야합의로 국회 국정조사를 조속히 시행해야 합니다. 여야는 모든 정쟁을 중단하고 관련 기관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책임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밝혀내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희생자 중에는 외국인 이주민도 26명이 있습니다. 부상자도 15명이라고 합니다. 해외에서 생을 마감한 희생자와 그 가족분들께도 평등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현재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야당과 유가족, 방송국과 이태원에 갔던 여성들을 지목해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국가가 이태원에 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희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자유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회는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이태원에 가는 것은 불법도, 사회 규범에 어긋나는 행위도 아니었습니다. 잠깐의 자유를 누리려던 청년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킬 책무가 있는 국가의 직무유기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저희 청년들도 많이 부족했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서 있어야 할 자리에 굳건히 버티고 서 있지 못했습니다. 이 점 유가족과 국민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금요일, 이태원 참사 원인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청년 일동 119명이 모여 성명을 냈고, 230명이 온라인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민주당 청년들은 국가부재가 만든 이태원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하여,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정부가 국가의 역할을 바로 세우고 공직자가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회를 만들 때까지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청년들과 그 아픔을 온전히 짊어지고 있는 유가족과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저희 민주당 청년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11월 6일

더불어민주당 청년 일동.

 

[공동제안자]

김연수, 김연웅, 김지수, 김홍태, 박주리, 박지현, 봉한나, 손혜영, 유호준, 임영택, 장대연, 정현우, 홍서윤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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