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면담 신청이 왔다. 학교생활 문제였다. 역시나 아이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들 걱정에 마음이 무너졌다. 이사와 전학, 그리고 관계의 변화.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아이들이 적응하기 힘들 만도 했다.
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내가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막막했다. 아이들을 돕고 싶지만, 나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그저 애타는 가슴만 절절 끓어오를 뿐이었다.
아이들이 상담선생님과 면담을 하기로 결정하고 신청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와 지쳐버렸다. 무기력함이 나를 에워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 시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남편이었다. 양육자인 나는 이 모든 잡음들을 직접 겪어야 했고, 해결해야 했으며, 견뎌내야 한다. 그런데 남편은 그 모든 것을 '양육비'로 때운다. 그게 너무 배신감이 들고 밉다. 그리고 '차라리 나도...' 이런 생각이 빼꼼 고개를 들었다.
'왜 나 혼자만 힘들어야 해? 너랑 나랑 같이 만들었는데, 왜 나 혼자만 이렇게 아파해야 해? 너가 너무 부러워 미치겠어!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아무 걱정 없을 너가, 너무 부러워 미치겠어!'
이런 원망의 마음이 들며, 나는 처절해졌다.
나는 애써 진정하고,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너희가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해!'
아이들이 있어서 지금 내가 살아있을 수 있다. 그러니 힘을 내야지. 원망하지 말아야지. 사랑하며 살아야지. 이게 다 과정이려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