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을 시작하다
등산 관련 영상을 찾아보던 중 백패킹이라는 걸 알게 됐다. 백패킹은 장비를 백팩에 짊어지고 가서 하는 미니멀 캠핑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장비가 배낭에 들어가야 하니까 캠핑 장비보다는 작고 가벼워야 했다. 물론 무게가 가벼워질수록 가격은 비싸졌다. 나는 틈틈이 백패킹 장비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준비해야할 장비도 천차만별이었다. 지금 내 성향은 최소한의 장비만 챙겨 배낭 무게를 가볍게 하는BPL(Back Packing Light)이라고 할 수 있지만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그런 개념이 있을리 만무했다. 지금은 배낭 무게가 10kg 정도에 불과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18kg을 넘었다.
수많은 영상 가운데 눈길을 끌었던 건 ‘초보 백패킹 장비, 이렇게만 사면 기본빵은 한다’, ‘백패킹 장비, 다시 산다면 이렇게 산다’ 같은 경험치가 녹아 있는 썸네일을 가진 영상들이었다. 백패킹이란 것은 결국 바깥에서 잠을 자는 활동이기 때문에 의, 식, 주를 등에 짊어지고 떠난다고 생각하면 편하고, 그렇게 구분해서 장비를 구입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의 – 활동하기 편한 옷과 운동화
식 – 발열팩을 사용하는 비화식 조리도구 혹은 가스와 버너, 코펠, 수저
주 – 텐트, 매트, 침낭
그리고 이 모든 걸 넣을 수 있는 배낭이 필요했다.
장비 구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추천대로 하나씩 주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장비들이 갖춰졌고 밖으로 나갈 준비가 완료됐다. 배낭에 모든 짐을 때려 넣고 무게를 달았을 때 18kg이나 되었다. 심지어 아직 음식도 물도 넣지 않은 무게였으니 총중량은 그보다 좀 더 나갔을 것이다.
집을 이고 가는 달팽이처럼 그만큼의 무게를 짊어지고 빨리 갈 수 있을리 만무했다. 그렇게 주말마다 과속방지턱을 넘는 저속주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