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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희Yi Chul Hee Jun 11. 2024

사랑에도  자격이 있어??   

 진짜로 뜨거웠던 사랑 -   빈센트 반고호

사랑만큼 인간에게 가슴 뛰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간절히 원한다고 누구나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

  꽃을 천 번을 가져다 바치고 , 

무릎을 꿇어도 보고

  몇 년을 기다려도 찬밥인 사람은 계속 찬밥입니다. 

반면에  대충 사는 것 같아도  

항상 사랑 속에 빠져사는  사람은  많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정신과의사 Margan Scott Peck 스캇 펙은 

 그 근본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

  그의 <아직도 가야 할 길>라는 책은 지금도 베스트셀러입니다 

그책은 사랑에도 자격이 필요하다 말을 수없이 강조한책입니다        

그가말한 사랑의 자격은 과연 무었일까요? 

알고 보면 너무나 간단하지만 

그것을  빈센트 반 고흐의 사랑을 통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스무 살 고흐의 첫사랑은 성급했습니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오로지 진실을 전할 거야 

하는 생각으로 고흐는 하숙집 딸 유지니아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불쑥해버립니다 

그러나  늦었습니다  

벌써 하숙집의 다른 놈이 그녀와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8년 뒤 고흐의 두 번째 사랑은 진짜 뜨거웠습니다 

고호는 자신보다 7살이 많은 외사촌누나 케이를 좋아한 것입니다.

  남편과 사별한 지 얼마 안 된 케이가 아홉 살 아들을 데리고

 이모집에 놀러 온 것입니다. 여기서 이모는 고호의 엄마입니다 

그때 케이는 아직도 상복을 입고 있었고

이런 케이가 한없이 가련했습니다. 

마침내 고호는 굳은 결심을 합니다.

 케이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그 방안으로 그녀와 결혼을 작정 한 것입니다 

그때 케이의 의사는 분명했습니다  

“싫어,  말도 안 돼!”

그럼에도 고호는 막무가내 였습니다 

 케이는 고호를 피해 부모집으로 돌아가버립니다 

     

 며칠 후 암스테르담에 있는 케이의 부모집은 요란했습니다 

  "제발, 케이를 만나게 해 주세요.

 "저는 케이누나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지금 당장  만나게 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 손을 불에 지져버릴 거여요 

 삼촌과 노발대발하고 실랑이가 오가더니  

말릴 틈도 없이 고호는 타는 난로에 손을 넣었습니다  

갈라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고흐는 쓰러집니다 

얼마나 뜨거웠을까요?  

    이것이 고호의 두 번째 진짜로 뜨거웠던 사랑입니다         


난로옆의 시엔

 고호의 세 번째 사랑은 너무나 슬펐습니다  

상대는  거리의 여자입니다

  거기에 알코올 중독에 매독환자에 딸도 딸려 있고 

 임신까지 한 서른세 살 매춘부 씨엔은 고호보다 1살이 더 많습니다. 

그런 여자를 데려와 먹이고 재운 것입니다.

 얼마 후 시엔이 아이를 낳자 이 그림을 그립니다.

시엔의딸과 아기 

   그림 속 시엔의 딸은  마치 동방박사가 

아기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처럼  성스러웠습니다 

고호는 정말 이 사랑이 신이 내린 사랑이라 믿었습니다   


그때  테오에게 쓴 편지입니다 

 -태오야 나중에 형편이 더 좋아지면 나 시엔과  결혼할 거야

  이런 나를 멍청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 

그래도 나는 이 불쌍한 여자를 이 차가운 겨울에 

거리로 내몰 수는 없단다  (1882. 5.3-12)  

   

한 번은 해변에서 붉게 타는 노을을 그리는 고호를 보면서 

시엔은 작은 소리로 예언이나 하듯 이런 말을 합니다 

"빈센트, 삶이 너무 힘들어 , 

언젠가 나는 물에 빠져 죽을 것 같아 ,

 고흐는 시엔을 안고 함께  울었습니다.

그때 고호가 그린 시엔의 스케치입니다 

벌거벗은 채 주저앉아 무릎 사이에 얼굴을 푹 파묻고 있는 

시엔의 모습은 너무 슬펐습니다  

이 그림 제목도 sorrow <슬픔>입니다  

  그렇게 시엔과 함께한 1년 반이 

고호에게 가장 행복했으며 가장 많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때 이런꼴을 보는  고흐 부모 마음은 어땠을까요?

 슬프다 못해 애간장이 타들어갔습니다 

장모인 시엔의 엄마는 고호 편이였을까요?  아닙니다.

  그동안 시엔이 벌어준 돈으로 살다가 

그 돈마저 끊게 하는 고호가 이쁠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다 때려치우고 당장 집에 오라는 

고호아버지말에도 고호는 굳건했습니다 .

 몇 되지도 않은 친구들이 다 돌아서도 고호는 미동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생활비를 대주던 테오가  돈을 끊겠다고 하는말 

그 말을 듣고는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1883년, 어느 눈 내리는 겨울날  고흐는 홀연히 떠나고  

다시 거리에 나선 시엔은 3년 뒤 강물에 몸을 던집니다  

 시엔이 이전에 물에 빠지겠다는 말은

 괜이한번 해본 말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고호의 3번째 사랑은 슬펐습니다     


고호의 네 번째 사랑은 너무나 억울한 사랑입니다 

 이제 다 포기하고  그림만 그린다는 마음으로 

독일의 국경 근처 시골마을 들어갔는데

 거기서  자신보다 열두 살 많은 마르호트를 만나게 됩니다 

고호는 늙은 여자니까  결혼만 해주면 행복해할 것 같고 

 자기도 이제 그렇게 조용히 대충 살 생각입니다 

그런데 느닷없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녀를 모델 세워 몇 번 그림그린 것뿐 인데 

마르호트가 임신을 한 것입니다. 

그녀의 배가 불러올수록 마을사람들이 고호를 죽일 듯이 째려봅니다  

- 마치 너야 , 너 사고 칠 줄 알았어- 하며 

바로 때려죽일 것 같은 눈빛입니다. 

기를 쓰고 따져서 누명은 겨우 벗지만

 이번에도 서러움과 그 억울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것으로   고호의 파란만장한 사랑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니라   한 명 더 있습니다  


고호의 마지막 사랑은 치욕이 동반합니다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했던 가세박사는 

이렇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놀아주는  고흐가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스물한 살인 딸 마르게리트 가 

고흐와  가까워지는 것까지 좋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에게 고호 같은 놈은 절대 사윗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가세박사 

그런데  눈치 없는 고호가  딸을 그린다는 핑계로 

안방까지 알짱거리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술이 거나하게 취한  가셰박사는 

고흐를 불러 세워 심한 말을 하게 됩니다.

 너무나 자존심이 상한  고호도 참지 못하고

  대판 크게 맞받아 치고 싸워버린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고호가 제일 싫어하는

  - 너 주제-라는 말을 들었을 겁니다 .

  너 주제에  어딜 감이 너무 보냐 는 등등 의 치욕적인 말입니다

   이것으로 치욕이 동반한  고호의 사랑은 모두 끝난 것입니다.


 이런 것이 벌써 몇 번째인가요? 

그 누적된 충격은 여린 고호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컸습니다  

예술을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껏 살아왔지만

  정작 따뜻한 여인의 사랑은 

그에게 너무나도 먼 나라   꿈 이였던 것입니다 

      

1890년 7월 파리 근교 들판을 거닐던 고호는 

 권총으로 자신의 가슴을 쏘아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마지막 일기입니다 


-나는 이루기 어려운 사랑만 계속해왔어

 진심이었고 영혼을 바쳐 정성을 다해도 

결과가 이모양이라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 - 


 이제 확인합니다 

그러면  Scott Peck스캇 팩이 말한 사랑의 자격은 무엇일까요 

그 자격은 너무나 단순합니다 

그것은  혼자도 살 수 있는 자립이랍니다  

즉  스스로 돌보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 자립력이 없는 상태에서는 사랑은 

타인에게 기대는 것이고  더 심하게 기생이라고 까지 했습니다

  다시 말해 사랑이 아무리 진실이고 열정이건 간에

 동생 도움으로 살던 고호에게 온전한 사랑은 사치였던 것입니다    

고호와 테오 무덤을 찾은 관광객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는 

단연  고흐입니다  

이렇게 여자들이 무덤에까지 찾아갈 정도입니다  

그것은 고호가 매사에  진실 이였기 때문이고 

이 사랑은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고 

그 예술과 그진실한 삶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저는 작가 이철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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