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 덕에 사다리차가 올라오지 못해서 짐을 다 계단으로 옮겨야 해서 처음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 집 앞에는 천이 흐르고 시청 뒤로 있는 산이 보인다. 그러니까 하늘, 물, 산이 다 있다.
또 거실의 창이 가로로 길어서 풍경이 아주 잘 보인다. 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같은 창에서 보인 4계절을 그린 작품을 가로로 4개를 쭉 전시해 놓은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난 저 창이 아주 마음에 든다. 낮엔 햇살이 잘 들고 밤엔 내가 좋아하는 야경이 보인다.
그리고 그 창 바로 앞에 새하얀 내 책상이 놓여있다. 나는 이 책상을 제일 좋아한다.
이사 온 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까 집 앞 나무가 색이 바뀌었다. 보고 '아 가을이 왔구나!' 생각했다. 나무가 계절을 알려준다는 생각이 드니 저 나무가 좋아졌다. 조금 지나니 하루 만에 잎이 다 떨어졌다. '겨울이 오나 보다!' 했는데 어느새 가지에 연두색 작은 나뭇잎들이 봄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봄햇살이 너무 이쁘게 비추는 책상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창을 바라보니 '아 이게 행복이구나' 싶다.
스위스 바젤 바이엘러 미술관
가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면 행복은 별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사람은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니 얼마나 어리석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