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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 Nov 03. 2023

비효율의 선택

10월의 느낀점




'비효율' 단어만 들어도 그리 유쾌하진 않다.

그런데 왜, 모든 게 효율적이어야 할까.


효율성의 기준 말고 다른 면은 필요 없는 걸까?

이 효율이라는 측면은 수익성과 꽤 밀접한 인식의 관계를 갖는다.


그렇다면 모든 일이 효율적이고 금전적 가치를 발생시켜야만 하는 걸까?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나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얼마 전 나는 프리랜서 어린이 도슨트를 시작했다. 진행하는 시간에 비하면 한 강의당 금액이 작지는 않지만

문제는 예상보다 수업이 매우 적었다.

하루에 2타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일주일에 한 타임 정도였다.


프리랜서라 서로 마주칠 가능성이 적은데도 우연히 나는 벌써 4명의 강사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모두 그 정도 수업이 있다고 했다.



수업 자체가 정규가 아닌 신청제인데다 같은 금액을 지불한다면 한 타임을 진행하고 지친 선생님보다는 에너지가 넘치는 다른 강사를 선택하는 게 나을 것이다.

또한 강사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문제없을 인력풀이 필요할 것이고 그 모든 강사에게 수업을 조금씩이라도 나눠주어 관계를 유지해야 할테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나는 그걸 해보고 깨달았을 뿐이다.



정확히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한 타임의 수업 때문에 다른 일정을 잡지 못할뿐더러 수익이 너무 적다니...

애초에 내가 원한 것은 문화예술 경험을 나누는 경험이었으나 실망스럽기는 했다.


다른 강사님들도 아이들이 이뻐서, 혹은 경험을 위해 계속한다고 말했다.

나도 똑같은 것 같다.


아직 한 달도 안 되었지만 도슨트를 하면서 만나게 된 아이들에게 이 경험이 매우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아이는 엄마와 아주 어린 동생과 4시간이 걸려왔다고도 했다.



편도 4시간 걸려 2시간도 안 되는 수업을 들으러 오다니?

그렇다면 이것 또한 비효율적이다.

하루를 빼어 2시간도 안 되는 수업 하나를 해서 맨투맨 하나도 사기 힘든 돈을 벌다니... 이것 또한 그렇다.

그렇다면 이 경우 모두 그러지 않는 선택을 해야 맞을까?

(물음표 살인마 같다... : ), 맞다..)



물론 그런 선택도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테니까.

하지만 효율적 수익적 측면으로만 생각하는 방식은 숨이 턱턱 막히게 만든다.



아이에게 좋은 문화예술 경험을 선물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비효율적이어도 돈이 되지 않아도 다른 가치,

타인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하고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경험은

비효율적이어도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언제까지 상황이 허락할지는 몰라도 하는 동안은 항상 그런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






10월의 깨달음: 비효율을 선택해도 괜찮다. 가끔은 비효율을 선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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