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살아남기 - 7화>
나는 현재 Jyväskylä (이하 유바스큘라) 대학교에서 K-pop 춤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이 곳에서 정말 즐겨하는 것 중 하나이다. 졸업하고 만약 유바스큘라를 떠나 헬싱키나 다른 도시에 가게 된다면 꼭 그곳에서도 가르치고 싶다.
나는 솔직히 춤이나 춤을 가르치는 것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고, 그저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즐겨 추었던 사람이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는 춤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 오디션을 봤지만 떨어졌던 불운의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춤 학원도 다녔고, 대학교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춤 동아리에 가입하며 춤을 다시 즐겨 췄다. 이런 내가 현재 핀란드의 한 도시에 대학원을 다니면서 대학교 스포츠 수업을 열어 춤을 가르치고 있다니. 참,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가르치기 시작한 지 3번째 학기가 되었는데, 점점 K-pop에 관심 있어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직접 피부로 느끼게 된다. 초기엔 10명 안팎이었던 학생 수가 20명이 되었으니 말이다!
확실히 유바스큘라는 헬싱키보다 더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K-pop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학교 스포츠센터에서 일하는 선생님에게 K-pop 춤 수업을 열고 싶다고 말했더니, 그분이 잘 몰랐었는지, 내가 개인적으로 K-pop 춤이란 것을 만들었는지 물었다. 갑자기 내가 K-pop의 창시자가 된 기분이 들었지만, 아니라고 한 뒤 K-pop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요즘은 유튜브에 "kpop"이란 단어만 쳐도 관련된 영상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인터넷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은 특히나 K-pop에 대해 알고 있다. 내가 아는 몇몇 핀란드 초중고등학생들도 다양한 K-pop 그룹의 팬이다. 대학생인 K-pop 팬들도 만만치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내 수업을 신청한 20명이 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헬싱키에서는 길을 걷다가도 K-pop 굿즈(goods - 팬들이 사는 상품)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실제로 헬싱키에서는 2012년부터 매년 K-pop Dance Cover Competition (KDC)라는 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회에서 1,2위를 한 팀은 핀란드를 대표하여 Nordic K-pop Showdown이라는 (나름) 북유럽권 대회에서 스웨덴의 1, 2위 팀과 붙게 된다. 이처럼 특히 헬싱키에서는 대회도 열리고 K-pop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훨씬 많이 있다.
나도 언젠가 만약 헬싱키로 가게 된다면, 스포츠 선수들의 상담뿐만이 아니라 꼭 K-pop 춤을 가르치고 싶다. 나처럼 K-pop을 좋아하는 팬들과 함께 공감한다는 것을 넘어서, 나도 안무를 외우고 가르치는 것을 재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에 K-pop 노래들이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져 나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