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 셋째날, 내가 만든 울타리
사별 경험자를 위한 미술치료
이번 주는 유독 엄마 생각에
문득 멍해지는 순간이 많았다.
아직도 낯선 이 감정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타서 자리에 앉았다.
왜인지 모르게 어색함이 감돌았다.
내가 자꾸 말을 걸려고 하는 걸 보니 그랬다.
한 주 동안의 안부와 함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주는 잠에 잘 들지 못했다.
왜인지 모를 복잡함과 불안함에
마음이 찰랑찰랑 거려 멀미가 났다.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며
눈을 감고 그 불안감에 집중했다.
벽 뒤에 홀로 서 있는
외톨이 같은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마음을 표현해 보기로 했다.
두꺼운 판을 꺼내놓고
하얀 점토를 깔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꽂아 벽을 만들었다.
그 왼쪽 편에는 머리를 숙인 모습의 나뭇가지에
검정 솜을 달았다.
반대편에는 각양각색의 솜을 놓고
반짝이는 웃는 얼굴도 놓았다.
솜들을 연결하는 나뭇가지를 놓았다.
그리고 벽 가까이 검정 솜을 하나 놓았다.
내가 세워둔 나뭇가지들
그 벽 뒤에 고개 숙이고 있는 나
철저한 외로움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나를 사랑해주는
엄마라는 존재가 사라지고
누구에게도 온전히 나를 드러낼 수 없는
버림받을까, 비난받을까
두려운 마음
아무리 찾아도 그 자리를
채워줄 사람이 없음을 받아들이니
받기만 하는 이기적인 내가 보이고
그 모습에 괴로워하는 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
엄마의 상실에서 오는
또 다른 상실, 나의 정체성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엄마에 대한 죄책감
무너져 내린 많은 감정들
처음부터 다시 쌓아가야 하는
외로운 과정
결국은 혼자 해내냐 하는 과정
세상과 분리된 상태
내 앞에 벽
벽보다는 나를 위한 보호막이라 해두고 싶었다.
그래 '울타리'
오늘은 뒤엉킨 실타래처럼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 모호함과 혼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