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구석여행자 Nov 05. 2024

방긋 아기씨

<<엄마아빠결혼이야기>>를 시작으로 오늘은 <<방긋 아기씨>>까지 집에 있는 윤지회작가 그림책을 보고 있다. <<엄마아빠결혼이야기>>그림책을 보고 난 후 생각나서 꺼내보게 된 <<방긋 아기씨>>. 이 그림책은 돈이 아무리 많아 좋은 걸 먹고, 좋은 걸 입어도 소용이 없었다. 엄마의 행복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아주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었다.


 왕비는 기뻐도, 슬퍼도 웃거나 우는 표정이 없었다. 그런 왕비에게 기다렸던 아이가 태어났다. 왕비는 아이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아이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음식을 먹였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아이는 항상 멀뚱멀뚱 왕비를 쳐다만 볼 뿐 도통 웃지를 않았다. 왕비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웃을 수 있을까? 늘 고민이었다.


이러한 고민이 의사인 카르가의 귀에 들어갔다. 의사 카르가는 엉엉 울던 사람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는 소문난 의사였다. 그러나 그가 아이를 웃게 하려고 해도 여전히 아이는 웃지 않았다. 돌팔이라고 생각한 왕비는 그를 감옥에 가두려 했었고, 다급함에 의사 카르가는 왕비를 간지럼 태우기에 이른다. 몹시 간지러웠던 왕비는 드디어 활짝 웃었다. 무표정이었던 왕비가 너무 웃어서 울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무리 좋은 옷을 입혀도, 좋은 음식을 먹여도, 소문난 의사가 와서 웃겨도 전혀 웃지 않았던 그 아이가 엄마인 왕비가 웃는 모습을 보자 이윽고 따라 웃기 시작했다. 그때 온갖 근심이 가득해 초록색이었던 왕비의 얼굴에 근심이 사라지자 얼굴색깔이 혈색이 돌며 살색으로 변했다.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엄마의 표정, 엄마의 행복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실험도 잘 알려져 있다. 7-8개월 된 아이가 엄마와 마주 보고 떨어져 있었는데 장애물을 건너야 하는 실험이었다. 한 번은 장애물을 건널 때 엄마의 표정이 없었고, 한 번은 엄마가 활짝 웃고 있었다. 엄마가 표정이 없었을 때 장애물 앞에서 아이는 멈칫하며 건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었고, 엄마가 활짝 웃고 있었을 땐 엄마를 따라 웃어 보이며 장애물을 건너 엄마에게 다가갔던 아이였다. 이 그림책과 해당 실험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명확했다.


웃지 않는 아이를 웃게 하는데 다른 건 필요 없었다. 그저 엄마의 웃음 하나면 됐던 것이었다. 아이에게 엄마의 표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엄마의 밝은 표정과 웃는 모습의 중요성에 대해 상기시켜 준 그림책이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이 앞에서는 최대한 웃는 모습, 밝은 모습만 보여줄라고 노력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아이도 나의 목소리 톤, 표정 하나하나 다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느낀 다음부터 말이다. 아이에게 웃는 얼굴을 많이 보여줄수록 아이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지고 많이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걸 느낀 다음부터 말이다.


주변에 육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엄마들,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 힘들다고 화를 내다가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엄마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그림책이다. 나도 요즘 부쩍 아이에게 소리 지르는 일이 생겼는데 이런 나를 다독이고,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진 그림책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