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9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허허벌판인 시즈리 엠 캠프에서의 밤이 길었다. 모질게 불어대는 바람에 텐트가 계속 출렁이고 바람 소리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잠깐 잠이 들었다는 순간 알람이 울린다. 잠이 든 시간과 깨는 순간은 찰나인 것 같다.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텐트를 걷고 짐을 꾸린다. 심한 바람에 텐트를 걷기가 힘든다. 텐트를 걷는데 시간이 늘어지니 젊은이가 달려와 텐트를 꾸려줘 급하게 차에 싣고 출발한다.
평소에는 젊은이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무척 신경을 쓰며 남보다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신세를 져 미안하다.
캠핑장에서 뒨 45까지의 거리는 약 50킬로 정도로 한 시간 정도 달려야 된다. 거기서 일출을 보아야 되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야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일찍 서둘렀지만 해는 사막에 오르기 전에 떠오른다. 그래도 해가 올라오니 모래가 붉게 달아오른다. 아름다운 자택에 모두가 넋을 잃고 경치를 감상한다.
입구까지는 우리가 타고 온 트럭이 들어갔지만 데스 벨리가 있는 곳은 다시 지프차로 갈아타고 가야 된다. 먼지를 흩날리며 지프차는 거칠게 달린다. 거칠게 달리는 만큼 모래 먼지도 짙게 날려 숨을 쉬기 조차 어렵다.
힘들게 도착한 뒨 45 모래 언덕을 올라간다. 이미 해는 올라와 있어 조금 아쉬웠지만 이 시간이나마 이렇게 올라가 걷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란 마음으로 위안을 삼는다.
사막의 사진을 많이 보았고 남미에서도 미국에서도 사막을 보았지만 이곳 나미비 사막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붉은 사막과 저 멀리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기도 하고 전에 호수였던 곳에 자라던 나무는 말라버린 호수 때문에 물을 공급받지 못해 고사목이 되어 호수를 지키고 있는 모습은 다른 세상에 온 기분마저 들게 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사막을 걷는 것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황홀하다. 같이 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정말 아름답고 멋진 경치를 보거나 색다른 음식을 먹게 되면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뒨 45를 걸어갔다 오는 길의 다양한 모습이 신기하다. 모래가 바람에 날리는가 싶다가도 오는 곳은 모래가 소금기를 실어온 습기에 굳어 아스팔트와 같이 딱딱한 길도 나타나기도 한다.
데스 블레이라고 하는 죽음의 호수도 물이 마르고 거기에 소금기를 실어온 안개에 모래가 굳어 나무가 고사된 것이라 하니 세월이 빚은 하나의 결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의 계곡을 천천히 걸어가며 나의 사후 모습은 어떨까를 생각해 본다. 나무들은 죽어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계속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는데 나는 나중에 후세의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까를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프다는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또 봐도 성에 차지 않는 것 같다. 시간이 허락한 범위 내에서 이곳저곳 무척이나 많이 돌아다녀본다. 멀리서 보는 경치와 다가가서 보는 모습이 현저하게 다르다.
정말 오랜 시간을 모래 언덕과 데스 블레이를 걷고 걸으며 경치를 감상한다. 아쉬운 모습을 뒤로하고 다시 원래 지프차를 타고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온다. 또 여행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