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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Apr 18. 2024

넥쏘와 함께 제주여행 4

2024년 3월 24일 ~ 3월 25일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밤새 비가 오더니 아침에도 비가 오락가락한다.  누구와 약속한 것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고 굳이 찾아가야 할 곳도 없다.  그저 차에 앉아 오락가락하는 비를 바라보며 그렇게 멍하니 차에 앉아 있다.



얼마가 지났을까?  아침 시장끼가 몰려온다.  일단은 식당을 찾아야겠다.  음식점을 검색하고 문을 연 해장국집을 찾는다.  콩나물 해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떠난다.  


제주에 오면서 십만 킬로를 돌파했는데 다시 천키로가 추가된다.  제주에 도착하여 95% 수소 충전을 했는데 350킬로 이상을 달렸다.


제주 올레길을 따라 해안가 도로를 달려 나간다.  한참을 제주올레길 5코스를 따라가다 보니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가 나온다.   어머님이 살아 계실 때 금호리조트에 머물며 한번 다녀왔던 곳인데 그때를 기억하며 다시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길을 우산도 없이 혼자 걸어 본다.  집사람은 비 오는데 무슨 청승이냐며 차에서 멍 때리고 있겠단다.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아 우산도 없이 나왔는데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제법 비가 많이 내린다.  어디 비를 피할 만한 곳이 없어 그냥 비를 맞고 걸어가는데 우비를 입고 올레길을 걷는 일단의 관광객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한반도 지형이 나오는 경관과 기괴한 모습을 자랑하는 해안 경관의 모습



아름다운 해안 절경.  인디언추장의 얼굴이 보인다.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를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일단은 함덕그린수소충전소를 찾아 넥쏘에게 밥을 먹인다.  지난번에는 95%까지 충전을 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85%까지 충전을 해 준다.  


안개에 싸인 성판악의 풍경...  비가 내리니 둘러보기도 어려워 그냥 내려온다.


차에 충전을 하고 이제는 드라이브를 즐겨볼 요량이다.  차를 몰고 한라산 성판악을 향해 달려 나간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중산간을 지나 성판악에 올랐으나 비가 와 머물기도 힘들어 다시 차를 몰아 제주시로 들어가기로 한다.  오늘은 제주 시내의 호텔에서 묵기로 한다.  제주 시내의 전농로는 벚꽃 축제 중이란다.   


제주시 전농로의 벚꽃 축제...  꽃은 피지 않았는데 축제의 마지막 날이다.


숙소는 축제가 펼쳐지는 전농로에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숙소에 차를 세워두고 어쨌든 축제라 하여 거리를 돌아본다.  꽃은 많이 피지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한편에서는 공연도 펼쳐지며 잔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우리도 축제에 나온 사람들과 함께 벚꽃을 찾아 걸어본다.


월요일 이른 아침 전농로의 벚꽃 축제는 어제로 끝나고 축제에 쓰였던 시설들이 철거에 바쁘다.


호텔에서 편안하게 잠을 자고 다시 새날이 밝는다.  잠을 잘 때 바람이 엄청 불었다.  우리가 제주에 온 이후로 날씨가 계속 사나웠다.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그러면서 맑은 날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덕을 쌓지 못해서 그런 건가?


이른 새벽 아침을 먹을 겸 숙소를 나와 축제가 있던 길을 걸어본다.  축제는 끝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시설물의 철거가 한창이다.  아침 해장국집을 검색하여 들어 이른 아침을 먹고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저지오름 올라가는 곳


이번에는 길을 서쪽으로 잡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을 향해 간다.  거기에는 제주 현대미술관도 있고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도 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는다.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제주올레길 13코스와 연결된 저지오름에 오르기로 한다.


저지오름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방산과 그 일대 평야지대의 풍경


저지오름에 오르다 비를 맞기도 했지만 정상에 올라 탁 틔인 경관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다.  오늘도 비를 맞고 돌아다녔다.  이번 여행은 비와 무척이나 친하다.


성 김대건신부 제주표착기념관과 천주교 성당


차를 몰고 한경해안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김대건신부 기념관이 나온다.  이곳을 둘러보다 보면 라파엘 배가 있는데 이런 것과 유사한 배가 충남 논산의 강경의 성당에도 있다.  김대건신부님께서는 이곳에서 다시 군산으로 갔다가 금강을 따라 올라오는 곳이 강경이다.  강경은 조선시대 3대 시장의 하나로 많은 문물들이 강경을 통하여 전파되었기에 김대건신부님도 그 길로 오셨던 것 같다.


김대건신부님이 타셨다는 라파엘호... 이와 비슷한 배가 충남 논산의 강경성당에도 있다.  


기념관을 나와 제주올레길 12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자구내포구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차귀도 잠수함을 타기도 하고 저녁에는 일몰 크루즈를 타고 차귀도와 함께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석양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자구내 포구쪽에서 바라본 차귀도의 모습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자구내 포구를 지나 수월봉을 갔다가 다시 해안을 따라 내려오는 길 바람에 깎기고 비에 씻긴 산의 풍경이 아름답다.  지질학적으로 유명하다는 곳이다.


수월봉과 수월봉에서 바라본 차귀도


엉알해안을 따라 걷다보면 만나는 풍경들


수월봉에 올라 차귀도를 보다 다시 차를 몰고 내려와 인근에 차를 주차하고 영알해안을 따라 내려간다.  산은 층층이 지반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바다는 바다대로 멋진 풍광을 뽐내고 있다.




다시 돌아온 자구내 포구의 공연장...  작년 9월에 이곳에 차박도 했었다.


제주는 어디를 가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지만 이곳의 풍광도 빼놓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많다.  오늘은 정말 많이 걸었다.  저지 오름을 비를 맞고 걸었고 이곳 엉알해변도 제법 걸었고 해안도 많이 걸었다.



다시 차를 몰고 수월봉 쪽에서 노을 해안로를 따라 모슬포 항으로 가는 길을 따라 차를 몰고 달린다.  이 해안은 태평양에서부터 하나도 기칠 것 없이 바람과 파도가 치는 곳이고 돌고래가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다.  바람과 파도를 맞으려 일부러 다니는 도로.  곳곳에 바다를 조망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들이 많다.


정말 오랜만에 생맥주를 마시러 왔다.  


그렇게 모슬포 항에 도착하여 오늘은 모슬포 시내에서 차박을 하기로 한다.  저녁은 며칠 전에 갈치구이로 아침을 먹었던 식당에서 회를 먹기로 하고 찾았는데 요즘은 날씨가 좋지 않아 배가 조업을 나가지 못해 횟감이 없단다.  대신 돼지고기 두루치기로 저녁을 먹고 인근의 맥주집에서 생맥주를 한잔 하며 여독을 달랜다.  그렇지만 오늘은 편안한 잠자리가 되지 못한다.  차박이다.


3월 24일과 25일에 걸쳐 여행한 코스 쇠소깍을 출발하여 남원 제주를 지나 저지오름과 한경을 지나 모슬포로

3월 24일 숙소비 30,000원 아침 16,000원 점심 겸 저녁 31,000원  3월 25일 아침 해장국 20,000원 점심 16,000원 저녁 돼지두루치기 34,000원 밤 생맥주 3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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