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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Feb 26. 2019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유럽 대륙을 누비다.


삼 개월 동안 돌아다닌 코스.  출발은 핀란드 헬싱키, 종착지는 바르셀로나


7월 26일 동해를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다시 유럽여행을 시작한 이래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다.  이제 바르셀로나에서 머물면서 1주일 후 크루즈를 타면 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숙소에서 문주익 성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거리의 풍경들


몬주익 마법의 분수 앞



우리의 숙소는 시내 중심가 아파트다.   우리나라의 32평형 아파트 하나를 빌려 여행객에게 민박 형식으로 빌려주고 집주인은 별도 집에서 자고 왔다 갔다 하며 청소도 하고 관리를 한다.   아파트이기 때문에 취사가 가능하고 세탁기에서 빨래도 할 수 있다.   숙소 주인 할머니는 완전 스페인 사람으로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문주익 성에 있는 황영조 올림픽 마라톤 우승 기념패



다행히 숙소에 젊은 학생이 묵고 있어 간단한 일은 학생이 영어로 통역을 해줘 큰 무리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이런 곳에서 며칠이고 지내는 것도 좋은 여행의 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몬주익 성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


문주익 스타디움과 문주익 성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


황영조 선수가 달린 스타디움과 올림픽 우승 조형물들과 바로셀로나 항구의 모습


전날 숙소에 짐을 풀고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사 들고 오다 집주인과 아들을 만났다.   분수 쇼를 보러 간다며 같이 가자고 하는데 우린 너무 피곤하고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가지 못하겠다 하고 마트에서 사 온 간단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늦은 아침 일어나 빨래 등을 하고 걸어서 에스파냐 광장으로 나가 몬주익 성을 올라간다.   

  

다시 에스파냐 광장으로 와서 대형마트에 들러 먹 거리를 준비한다.  고기도 사고 와인도 사고 맥주도 사고 쌀도 사고.     



    




그러고 맛있는 만찬을 준비했다.   재료는 스페인산이지만 한국식으로 만든다.  혼자 공부하는 학생을 불러 같이 먹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사양하다가 한입 먹어보더니 맛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좋아하며 한 접시를 먹고 다시 한 접시를 더 먹는다.   초대하기를 잘했다.  이 학생은 그리스에서 왔다고 했는데 언어 연수가 끝나고 스페인을  떠난다 한다. 

    


그리스 청년에게 한국 음식을 대접하다.

      

몬세라트 산과 성당
몬세라트 산의 아름다운 모습


바르셀로나에서의 이틀째 오늘은 몬세라트에 가보기로 한다.   원래 바르셀로나에서 몬세라트에 가려면 한 번에 전철과 산악열차 그리고 산에 올라가는 푸니쿨라 이용권을 합한 통합권을 구입해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그냥 전철 표를 끊고 또 산악열차표를 다시 끊고 하는 방식으로 간다.   편한 것도 좋지만 아날로그 세대처럼 헤매고 다니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아니겠는가?  시간도 많은데...   

  

몬세라트 산의 아름다운 모습.  가우디가 이산을 모토로 가우디 성당을 설계했다고 한다.


전철 안에서 한국인 여행객을 몇 명 만났다.  전철을 타고 몬세라트에 가는 여행객은 전부다 자유 여행객들이다.  

모두 한결 같이 통합권을 끊어 탔는데 우리만 전철 표를 끊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우리만 무식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통합권을 사기 위해 에스파냐 광장에 있는 매표소까지 일부러 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      

 

몬세라토 성당의 내부 모습, 검은 성모마리아 상을 보기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성당 내부의 모습


일단 성당의 검은 성모 마리아를 만나고 나와 몬세라트 산을 등산하기로 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산을 올라가는 푸니쿨라를 이용해 가서 능선을 타고 정상에 가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가기로 하고 올라간다.   

  

검은 성모마리아 상

 

전철에서 만났던 한국의 관광객들은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는 바람에 헤어졌다.   하기야 그들은 빨리 보고 내려와 다음의 일정을 걱정해야 될 테지만 우리는 남는 게 시간이다.   오늘 중으로 숙소에 들어가 잠을 자면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우리가 늦게 들어가 가거나 안 들어 가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몬세라토 산의 모습



몬세라토 산으로 등산을 와서 바라본 산과 들판



여행을 시작하고부터 시내 관광을 위해 걷는 것에 이골은 나 있지만 등산다운 등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걷는 것에 단련이 되어있었는지 올라가는 것이 그다지 힘에 부치지는 않는다.


몬세라토 성당.  둥근 원안이 제일 기가 세다는 곳이란다.



 

등산을 마치고 다시 성당으로 내려오니 일단의 한국 단체 관광객이 성당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옆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도청한 아내가 성당 앞의 원안이 기가 제일 센 곳이라며 여기에 맨발로 서 있으면 기를 받을 수 있다며 신발을 벗고 올라간다.   그러면서 나도 올라가라고 한다.   마지못해 원안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신발을 벗지는 않았다.


몬세라트를 관광하면서 하루 온종일 걸렸다.      


가우디 성당의 모습


가우디 성당과 화려한 내부의 모습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사흘째 오늘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 성당(가우디 성당)을 찾기로 한다.   지난번 세비아 대성당을 들어갈 때 더운데 줄 서는데 고생을 하였다고 하니 필리핀에 근무하는 딸이 가우디 성당도 사람들이 많아 줄 서는 데에 고생을 한다며 인터넷으로 입장권과 전망대 입장권을 구매해 카톡으로 보내줘 힘들이지 않고 성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실제로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 매표소 앞은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매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저렇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된다 생각하니 정말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가우디 성당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과 구엘공원의 모습


구엘 공원의 모습




바르셀로나는 천재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를 빼놓는 설명이 안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이 실감 난다.  가우디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느냐 하루해가 짧다.           


구웰 공원의 여러가지 아름다운 모습들




내가 건축물에 대한 상식도 부족하고 또한 아름다움을 설명을 설명하기도 좀 그렇다.  많은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고 내일은 가우디의 또 하나 작품 구엘 공원을 가기로 한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나흘째,  여유롭다 못해 나태해지는 느낌이다.  지난 3개월의 여행은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는데 유레일패스가 끝나고 나니 시간이 정지된 기분이다. 



유레일패스가 2개월 2명의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만 원으로 유레일패스를 사용하든 안 하든 하루 5만 원이 소요되는 셈이니 유레일패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공연히 손해 드는 기분이 들어 강행군을 했던 것인데 유레일패스가 끝나고 나니 몸도 마음도 여유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오늘은  구엘 공원으로 간다.     


바로셀로나의 거리의 풍경들


외국여행에서 느는 것은 눈치뿐인가 보다.  스마트 폰으로 지도를 찾아 찍고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에서는 지도를 들고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면 좋은 관광지가 나온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돌아다니는 곳이 모두 관광지다 보니 특별히 길을 찾아 헤맬 이유도 없는 것 같다.     



    

에스파냐 광장 옆에 위치한 우리의 숙소를 옮겨야 된다.   여행을 오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둔 숙소가 있기에 거기로 가야 한다.  거기도 여기와 마찬가지로 민박집이다.     

 

우리들의 앞으로의 여행 계획이 확정되었다.  크루즈를 타기 전에 미국 여행 후 다음 행선지를 정하고 비행기 표를 예약을 해야 미국 입국할 때 지장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아이들에게 부탁해 놓은 것이 있었다.          

                  



필리핀에서 근무하는 딸이 12월 17일 휴가차 한국에 오는데 그때 엄마 아빠가 한국에 없으면 좀 그러니 남미 여행을 취소하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그럼 미국에서 바로 한국으로 오는 것으로 하지 말고 유럽여행 중 우리가 가고 싶었지만 못 갔었던 터키의 이스탄불을 경유하여 보름 정도 스톱 오버하는 것으로 비행기 표를 부탁을 했었는데 미국의 시카고에서 12월 8일 터키로 그리고 12월 21일 터키에서 한국으로 오는 것으로 비행기 표가 확정되었다 한다.     


우리들의 남은 여행 일정은 바르셀로나 2박과 13박 14일의 크루즈 여행, 미국에서 한 달, 그리고 터키에서 보름 동안의 일정이 남아있다.      



스페인에서의 11박 12일의 일정도 마무리되어 간다.   그리고 3개월에 걸친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과 유럽에서의 기차여행도 막을 내린다.   

  

정말 우여곡절도 많았다.   러시아 말 한마디 못하면서 어떻게 시베리아 횡단을 계획하고 돌아다녔는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어려움도 많았고 힘도 많이 들었지만 언제나 힘이 되어 준 건 가족이었다.  



바르셀로나 거리의 모습


러시아의 상떼빼떼르브르크에서 예약된 숙소에 들어갔는데 시설이 너무 열악하여 도저히 머물 엄두가 나지 않아 그 숙소를 포기하고 나와 다른 숙소를 찾아 들어가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니 싼 곳만 들어가니 그렇다면서 딸과 아들이 백만 원씩 이백만 원을 보내주며 다음부터는 조금 괜찮은 숙소에 맛있는 것도 사 먹으란다.   또 시카고에서 한국에 오는 비행기 표도 자기들이 부담하겠다며 돈 아끼지 말라며 응원을 해준다.  

   

스페인에서 가장 큰 시장의 모습 들


오늘도 예외 없이 아침 식사를 하고 무조건 거리에 나가보기로 한다.   숙소에서 나가기 전 화장실을 들르기 위해 화장실 문을 두드리니 안에 사람이 있다.  숙소 아래층에는 방이 두 개가 있고 부엌 겸 거실이 있어 거기에도 커튼을 치고 사람이 잔다.   같이 쓰는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옆방 사람과 같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다시 문을 두드렸는데도 나오지 않는다.  화가 나지만 어쩌는  도리가 없다.  그리고 또, 몇 번을 두드리고 시간도 30분이나 지나 나오는데 젊은 남자와 여자가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같이 수건을 걸치고 나오며 하는 말, 둘이 함께 하는 바람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 짓는데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냥 그래도 너무 오래 걸렸다 하니 미안하다고 한다.   


밖에 나가면 유럽에서는 화장실 찾기도 힘들고 비용도 비싸다.  그러기에 화장실을 보고 나가려 했는데.  그렇게 오늘 하루도 시작되었다.     

      

바로셀로나 성당



 

람블라스 거리로 나가 본다.   여기는 처음 스페인에 도착하여 늦은 밤 하루 지냈던 곳으로  늦은 밤 도착하여 호텔에서 하루 묵고 발렌시아로 갔던 곳을 다시 찾은 것이다.   거리와 시장도 구경하고 바르셀로나 대성당도 보고 한인 마트를 찾아 크루즈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러 갔는데 정작 내가 필요한 것은 구할 수가 없었다.  

   



13박 14일의 크루즈 여행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음식과 음료 등은 제공되지만 그렇지 않은 술 등은  반입을 금지시키며 술 등이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면 보관하였다가 배에서 내릴 때 돌려준다.  

     

하지만 배낭에 팩소주나 그런 것을 넣고 들어가면 그냥 검색대를 통과할 수도 있다.  지난번 싱가포르에서 크루즈 여행할 때는 선물용 양주를 한 병 배낭에 넣었는데 그냥 통과된 경우도 있었다.     

       


양주 한 병을 며칠을 두고 여러 사람들과 나눠 마시다 반 병쯤 남은 것을 한국인 직원에게 주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직원들도 술을 사서 마셔야 되기 때문이다.  크루즈에서의 맥주나 와인, 위스키, 콜라 등은 쉽게  고급 호텔이나 바에서 마시는 수준의 가격으로 생각하면 된다.   

 

늦은 저녁의 스페인 광장에 어둠이 밀려온다.




그러기에 팩소주나 작은 병의 여행용 소주나 몇 개 구하려 했는데 그런 것은 없고 병 소주와 막걸리가 있고 팩소주는 딱 하나 있단다.  아쉬운 대로 콩나물과 팩 소주하나 그리고 막걸리 한 병을 사 가지고 와 숙소에서 먹는 것으로 하고 말았다.    

 

시장에 가서도 특별히 구입할 것은 없었다.  크루즈에서는 식당에 나오는 것을 들고 나와 룸에서도 먹을 수 있고 간식이나 커피 등은 언제고 먹을 수 있으니 음식이나 간식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드레산네스 광장의 모습.  콜롬보스 탑이 보인다.



드디어 크루즈에 오른다.   크루즈에 탄다는 개념은 그냥 배나 비행기를 타는 수준이 아니라  미국에 입국하는 수준의 수속을 밟는다.   여권을 심사하고 사진을 찍고 카드를 발급해 주고 카드는 여기 크루즈에서의 신분증이며 우리 방의 키이고 바나 상점에서의 신용카드이고 중간 기착지를 오르고 내릴 때의 출입증이다.   그래도 우리는 탑승 수속을 인터넷으로 다 해놓아 그래도 좀 수월한 편이다.  그렇게 유럽에서의 기차 여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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