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유럽 대륙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길을 걸어 기차역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스페인의 남서쪽 도시인 세비야로 간다. 세비야는 발렌시아에서 고속열차로 약 4시간이 걸린다. 세비아에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세비야 대성당이 있고 성당 안에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관이 있는 곳이다.
미지의 세계로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기분은 언제나 새롭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대개 유럽 여행을 할 때 도시 간의 이동을 야간열차를 타고 움직이거나 비행기로 이동하는데 나는 되도록이면 기차로 이동할 때 낮에 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낮에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사람들을 보고 경치를 보며 여행을 즐기는 것이지 늦은 밤 기차를 타고 잠자는 사람들만 보고 간다면 그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차창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놓친다면 그것 또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된다.
세비아에 내리니 날씨가 무척이나 덥다. 세비아 대성당까지 걸어가기는 좀 무리인 것 같고 햇볕도 따가워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다. 오늘 밤 다시 발렌시아로 가야 되기 때문에 세비아에 머무는 시간이 별로 없다. 오늘의 여행의 주된 목적은 세비아 성당과 기차로 넓은 땅 스페인을 여행하는 것이다.
세비아 대성당에 내려 보니 성당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장난이 아니다. 줄도 그늘이 아니고 뙤약볕에 서 있다. 멀리서 왔는데 성당 안을 못 들어간다면 말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줄을 선다. 성당 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오는 많은 관광객들은 알고 보니 스페인을 경유는 대서양 횡단, 그리고 유럽을 지나는 크루즈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교회나 성당, 그리고 사원 등 종교시설을 둘러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아름다움을 넘어 조금은 슬프기도 하다. 아름다운 성당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들어갔을까?
아름답고 비싼 성물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섞여 있을까? 몇 년 전 앙코르와트에서도 그런 감정을 느꼈었는데 이곳의 아름다운 모습이 그곳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어리석은 생각일까? 하기야 신앙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신앙심이 투철한 신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시간을 성당 안을 돌아다니느냐 소비를 했다. 기차역에서 여기를 올 때는 택시를 타고 왔지만 이제는 걸어서 기차역으로 가보기로 하는데 날씨가 무척이나 덥다.
오늘의 여행은 왕복 8시간의 기차여행과 세비아 대성당을 방문한 것으로 만족하고 좀 쉬기로 한다. 마트에 들어가 시원한 맥주도 좀 사고 패스트푸드를 사서 점심으로 먹는다.
거리도 많이 걸어보고 싶은데 날이 너무 덥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발렌시아로 가야 된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기차역으로 간다.
세비아의 관광을 마치고 다시 발렌시아로 돌아간다. 발렌시아에서 하룻밤을 더 묵고 내일은 사라고사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가서 바쁘게 돌아다녔던 러시아와 유럽여행을 마치고 이제 크루즈 여행과 미국 여행을 계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