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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Sep 30. 2022

초등 입학 전, 영어 이름 만들자!

영어와 친해지는 첫걸음


3월, 유치원이 시작하고 교실 안 25명이 넘는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비슷한 이름의 학생들, 그중 또렷하게 기억에 남은 학생은 영어 이름이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학생이었다.


"My name is Annis!"


학생의 얼굴과 이름이 꽂히듯 기억에 남았다.


내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이 다 예쁘고 소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길이 좀 더 가는 학생, 관심을 덜 받는 학생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몇 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 학생이 스스로 소개한 영어 이름, 그리고 대화.


"Oh! hi Annis, what a lovely name!"


 나와 학생 모두에게 참 기분 좋은 시작이 되었다.



어떤 초등 영어 교사는 첫 수업, 학생들의 영어 이름을 물어보고 네임택을 달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영어 이름 없이 그냥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분명 있다.


영어 이름은 아직은 공교육에서보다 영어학원에서 더 많이 쓰인다. 특히 원어민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는 곳에서 영어 이름은 필수이다.



초등학생에게 영어 이름이 필요한 이유



1. 교사가 학생을 기억하기 쉽고, 이름을 정확히 부를 수 있다.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시절, 많은 중국 유학생들이 내 수업에 참여했다.


"My name is Sun."


"Hi, Sun." 하이 썬


"No, no. It's S-oo-n."


썬이 아니라, 쑨이었다. 아차 싶었다. 쇼트트랙이나 수영을 볼 때 중국 선수들 이름에 쑨이 참 많았었는데.


어떤 여학생은 스펠링도 기억 안 날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이름이었는데 "싱훠이오" 이런 식의 이름이었는데, 내가 정확히 발음하는 게 맞는지 헷갈려 이름을 많이 불러주지 않았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다.


원어민 강사들에게도 영어 이름을 부르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할 것이다.


물론 예쁘고 소중한 한국 이름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배우고자 하는 언어 (Target language)의 이름을 쓰는 것은 좋은 시작이 된다.



2. 영어 이름을 가지면 이름에 들어간 기본 소리를 익히게 된다


처음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가장 익숙하게 여기는 알파벳과 소리는 자기 이름 속에 있는 것들이다.


이름이 Hannah 인 학생은 h만 보면 반가워하고, 자연스럽게 h 소리를 알게 된다.


학생들이 처음으로 쓸 수 있게 되는 단어도 자기의 영어 이름이 된다. 책에, 핸드아웃에 영어 이름을 반복적으로 써보며 영어와 더욱 친근해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 이름뿐 아니라 친구의 영어 이름도 들으며 그 소리와 알파벳에도 친근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처음 영어를 접하는 학생들에게 영어 이름 만들고 불러보는 것만큼 좋은 시작은 아마 없을 것이다.



3. 실수해도 타격 없는 영어모드 on


수년간 수업을 했던 한 초등학생 대상 어학원에는 John이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축구도 잘하고 인기도 많았지만 영어실력은 조금 부족해서 영어시간만 되면 조금 위축되어 있는 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영어수업에서 실수하는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 John 인 것 같아 맘이 편해요 하곤 했다.


많은 연구에서도 John이 경험했든,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영어 이름을 가지면 또 다른 자아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잘 못하거나 실수를 해도 덜 창피하고 감정이 덜 상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교실에 들어가며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영어모드 ON 이 되어 더욱 큰 용기와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영어 이름은 영어를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또한 앞으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속의 리더로 자라날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 이름은 쉽게 자기를 소개하고 친구를 사귀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영어 예명을 갖는 것도 세계로 나아가기 위함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들도 영어 이름과 함께 더 큰 가능성이란 선물을 주자!



https://brunch.co.kr/@lilylala/82

https://brunch.co.kr/@lilylala/83


✏️초등 입학 전, 이 정도 영어는 해서 보내자✏️ 라는 주제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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