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용의 시작, 자기 수용

by 마인드디톡스

수용의 첫 번째 단계는 자기 수용 즉 ‘있는 그대로의 나 받아들이기’입니다. 자기 수용과 타인 수용, 환경 수용으로 이루어진 수용의 단계 중 그 중요성에 있어 절반 이상이 자기 수용이 차지합니다. 그래서 자기 수용에 가장 많은 지면이 할애됨을 미리 밝혀둡니다.


대개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마음에 드는 부분은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합니다. 예를 들어 신중함이나 다정다감함 등과 같은 자신의 장점은 당연히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지만, 작은 키나 뚱뚱한 몸 등 자신의 단점은 못마땅해하면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마치 “내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어떻게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어! 내 모습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내 마음에 든다면, 그때 내가 나를 존중하고 받아들이며 사랑해줄 거야!”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생각하는 한, 아마도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도 자신의 모습을 완벽히 수용하고 사랑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모습이 약점까지도 포함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다 마음에 들기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자기 수용'과 '자존감' 간의 차이에 대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자기 수용(self-acceptance)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일컫습니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행동적 측면을 어떤 것이라도 기꺼이 자기의 것으로 인정하고 책임지며,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직면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즉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인식하고 존중하면서 모든 결점을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합니다.

《행복을 부르는 자존감의 힘》의 저자 선안남은 자기 수용을 어떤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마음을 품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자존감(self-esteem)은 자기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존중하는 마음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신념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두 가지로 이루어지는 데, 첫 번째는 가치에 관한 것으로, 자신이 타인에게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느낌과 두 번째는 능력에 관한 것으로,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자기 효능감을 말합니다.


자존감(self-esteem)의 '존중(esteem)'은 사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을 의미하는 ‘추정하다(estimate)’라는 동사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자존감이라는 개념은 어느 정도 그 사람에 대한 가치적, 능력적 측면의 '평가'의 의미가 수반됩니다. 이에 비해 자기 수용은 애초에 평가 자체를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즉 자기 수용은 자존감과는 달리, 평가 자체가 애초에 배제된 개념으로서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모습이 기대하는 것과 차이가 있더라도, 설사 더러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자신을 평가로 매길 수 없는 고유한 한 인간으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수용은 일관되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물론 자존감이 높을 경우 자기 수용 능력도 높아져서 자신의 단점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만, 자기 수용은 단점을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좋은 면’과 ‘나쁜 면’으로 구분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자신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으로 자신을 ‘경계 짓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서양의 심리학과 사상을 통합시킨 통합 심리학의 창시자이자, 의식 연구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리 우는 켄 윌버(Ken Wilber)는 그의 저서

《무경계》에서 이 ‘경계 지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역설합니다.


“아주 흔한 자기 갈등의 문제를 생각해 보자. .......(중략)...... 그러나 군사 전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경계선은 잠재적인 전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하나의 경계선은

두 개의 대립된 영토와 전투 가능성이 있는 두 진영으로 나누기 때문이다.

.......(중략)......

중요한 점은 자신의 영혼에 경계선을 그음과 동시에 영혼의 전쟁터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켄 윌버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이 경계로 인해 우리의 정신은 분열되고 대립되며, 스스로를 투쟁의 장으로 몰아갑니다. 하나의 경계를 긋는 것이 곧 스스로 갈등을 자초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경우 자기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애를 쓰긴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쪽은 여전히 내키지 않은 채로 남아 자신에 대해 뭔가 충분치 못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현장에서 코칭을 하다 보면, 대부분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근본적인 느낌은 ‘나는 뭔가 부족해’ 혹은 ‘나는 뭔가 잘못되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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