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의 비교
자기 수용이 어려운 이유 중 마지막 이유는 ‘타인과의 비교’에 의해 자신이 타인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기인합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타인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1954년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사회 비교 이론’을 처음 제안했습니다. 페스팅거에 의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능력이나 태도, 신념 등에 대해 조금 더 정확한 평가를 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때 자신에 대해 평가할 객관적 기준이 없을 경우, 주변의 타인을 그 기준으로 삼아 주관적인 비교로 자기 자신을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페스팅거는 우리가 비교하는 유형을 3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유사 비교’입니다. 유사 비교란 글자 그대로 자신과 유사한 수준의 사람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성격이나 가치관이 비슷할 수도 있고,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이 비슷할 수도 있으며, 어떤 분야에서의 경험치가 비슷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자신과 유사한 수준의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자신이 정확히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자기 평가 동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상향 비교’입니다. 상향 비교는 자신보다 더 우월하고 나아 보이는 사람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상향 비교는 자신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자기 향상 동기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자기 계발서나 언론 등을 통해 자신보다 능력이 더 뛰어나며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세 번째는 ‘하향 비교’입니다. 하향 비교는 자신보다 아래에 있거나 열등하다고 생각되는 사람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하향 비교는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며, 더 능력 있고 더 나은 사람이라는 위안을 느낌을 받기 위한 자기 고양 동기로부터 비롯됩니다.
지금까지 ‘사회 비교’ 유형을 알아봤는데요, 이 비교들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3가지 유형 모두 너무 과도하게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너무 지나치게 평가하다 보니 자신의 삶의 중심이 흔들리게 되고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게 되어 소신 있게 행동하기가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 상황은 주로 상향 비교와 하향 비교에서 생기게 됩니다. 상향 비교는 자신에게 적당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되면 자존감 하락이나 자기 비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향 비교의 경우도 너무 지나치게 되면, 자신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낄지 모르지만, 현재 상태에 안주하게 되어 더 성장하려는 노력을 계속하지 않게 되거나, 실제 능력인 수준은 그렇지 않지만 자신이 대단하게 느껴져 행동하게 됨으로써, 사회적 관계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필자가 제안하는 솔루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기의 모습과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과 과거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인정)하면서,
2) 유사 비교를 통해, 자신이 정확히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 확인하고,
3) 상향 비교를 통해, 자기의 개선점을 중립적으로 즉 스트레스 없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한
상태에서 개선하며. 다음의 2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 중립적인 상태에서 개선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Q1. “나는 저 사람이 부럽구나. 그럼 나는 저 사람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Q2. “지금 나의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무엇을 적용해 볼 수 있을까?”
누군가가 부럽고 질투심이 난다는 것은 내게는 없지만 그 사람에게 있는 무언가 충분한 것이 있다는 것이기에 그 말은 다시 말하면, 그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 사람이 부러워 시기하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열등감 대신, ‘내가 배울 점’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질투심이나 열등감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2가지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게 열등감이라는 고통을 주는 대상이 아닌, 오히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조력자로 관점을 전환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열등감의 정도에 따라 효과가 미미할 수도 있음).
4) 하향 비교를 통해서는 자신이나 자신의 상황에 감사하고,
5) 자신만의 탁월성을 발견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순수 존재감을 느끼는 것입니다(순수 존재감 발견은 다른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정리하면, ‘수용하되, 비교하지 말고 참조하라. 그리고 감사하고 순수 존재감을 느껴보라’는 것입니다. 비교의 사전적 뜻은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 법칙 따위를 고찰하는 일이며, 참조의 사전적 뜻은 살펴서 생각하여 비교하고 대조하여 본다는 것입니다. 비교가 사물 간에 이루어질 때는 감정이 개입되지 않지만, 사람과의 비교 시에는 감정이 개입됩니다. 반면 참조는 중립적인 개념입니다. 즉 열등감이나 우월감 같은 감정이 개입되지 않습니다. ‘비교’ 하지 말고, ‘참조’하라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할 때가 가장 힘들다는 30대 후반 직장인 A 씨. 그녀는 다국적 기업 마케팅 담당 매니저를 맡고 있는데, 소위 말하는 ‘골드 미스’로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있었습니다.
이 열등감의 원인은 어린 시절 늘 언니와 비교당한 경험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공부 잘하고 얼굴도 예쁜 한 살 위의 언니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 비교를 당했던 것이 그녀에게 상처였던 것이었습니다. 엄마 또한 항상 언니만 인정했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딱 한 번 반에서 1등을 해서 너무 기뻐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갔는데, 엄마가 성적표도 제대로 보지 않고 "네 언니는 항상 전교 1등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이 그녀의 열등감을 고착화시킨 결정적 이유가 된 듯합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늘 비교를 당하면서 ‘난 언니보다 못해. 나는 못난 아이야’라는 열등의식이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서, 성인이 되어 업계에서 나름 괜찮다고 알려진 다국적 기업 마케팅 담당 매니저가 된 뒤에도 이와 같은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A 씨의 경우는 언니와의 비교에 의한 것이기에 가족 내에서의 비교이므로 유사 비교에 해당하며, 동시에 자신보다 능력(학창 시절의 공부)이 뛰어났던 언니 와의 상향 비교에 해당합니다만, 어린 시절 비교에 의해 존재감이 지속적으로 훼손당하는 환경에서 자라 왔기 때문에 유사 비교와 상향 비교의 문제점이 더 많이 부각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1) 자기의 모습과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과 과거의 사실(자신보다 공부를 더 잘해서 엄마에게
더 사랑을 받았었던 과거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인정)하면서,
2) 유사 비교를 통해, 자신이 정확히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 확인하고(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어린 시절 과는 또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3) 상향 비교를 통해, 자기의 개선점을 중립적으로 즉 스트레스 없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한
상태에서 개선하기 위해, 다음의 2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Q1. “나는 저 언니가 부럽구나. 그럼 나는 언니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Q2. “지금 나의 상황에 적용해 본다면 무엇을 적용해 볼 수 있을까?”
또한 A 씨의 손수 존재감 발견 작업을 통해, 비교에 의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발견된 A 씨의 손수 존재감은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잘 ‘경청’하고 ‘배려’하는 능력이었습니다. 필자는 코칭 중에 A 씨가 가진 경청과 배려라는 탁월성을 포착하여 A 씨에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 경청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사실 A 씨가 비교적 빨리 승진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A 씨의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청과 배려라는 탁월성이 많이 작용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이와 같은 탁월성이 있음을 자각하여 자신의 순수 존재감을 느낀 A 씨는 이날 이후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습관을 멈추고 뿌리 깊은 열등감으로부터도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이 자신보다 더 나은 점만 가지고 평가하여 스스로 열등감에 빠지곤 합니다. 나는 이미 80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나머지 20이 너무 크게 느껴져 내가 가지고 있는 80이 마치 40~50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전부와 상대방의 전부를 가지고 냉철히 객관적으로 따져 보면 내가 가진 것이 결코 상대방보다 모자라거나 가치 없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 단지 나의 위치를 가늠할 참조 대상일 뿐입니다. 비교 대신 참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