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역사(歷史)를 의식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역사를 서술하는 글이 매우 많다. 역사를 기록한 글을 읽는 방법을 특별한 것이 없다. 시간 순서대로 사실을 정리하면 된다. 다만 각 시기를 하위 개념으로 생각하고 차이점과 공통점을 생각하며 정리해야 할 것이다. 역사 시간에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읽는 것은 좋으나 비교‧대조와 같은 국어 능력을 이용해 읽는 것을 권한다. ‘~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고 하려면 대상을 ‘시대’, ‘세기’로 나눠 그 변화를 살펴보는 정도의 장기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꼭 알아야 할 개념이 통시성(通時性), 공시성(共時性)이다. 통시성은 어떤 시기를 종적으로, 즉 역사적으로 바라보는것인데, 어떤 시기를 횡적으로 바라보는 공시성과 다르다. 시간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는 곧 변화인데, 그 양상에는 유지, 대체, 추가, 소멸, 생성, 부활 등이 있다.
역사라고 할 정도의 기간은 상대적이다. 원시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시간 중 100년은 짧은 기간이지만, 100년 중 10년은 매우 긴 기간이기 때문이다. ‘모형’은 사전적 의미와 달리 학문 영역에서는 새롭고 친숙하지 않은 현상을 머리 속에 그려볼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친숙한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변화,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그래서 공간의 이동을 말하고 있는 글도 시간을 의식하며 이해해야 한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리지만, 영역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하자. 긴 시간에 걸친 역사도 있지만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변화, 즉 과정도 이해해야 한다. 과정 아래에는 하나 이상의 ‘단계(段階)’를 가질 수 있다. 추상적, 관념적인 시간은 인간만이 의식할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인간다울려면 시간을 의식하는 것을 즐겨 해야 할 것이다.
시간을 의식하며 이해하는 개념을 구성 요소로 나눠 이해할 수 있다. 과정 밑에 있는 단계들은 구성 요소가 된다. 단계도 하나의 과정으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들로 구성되어 있음에 유의하자. 과정을 설명하는 글에서는 순서를 나타내는 말, 예컨대 ‘첫째’, ‘후에’. ‘다음으로’, ‘마지막으로’ 같은 부사어가 함께 쓰이곤 한다. ‘A(하/되)면 B’, ‘A(하/되)여 B’, ‘A는/ㄴ 뒤 B’ 등의 문장 구조는 과정을 설명하는 글에 흔히 나온다. ‘-아/-어’라는 연결 어미의 기능 중에 하나가 방법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방법과 목표를 말하는 내용도 시간을 의식하며 읽어야 함을 보여준다. ‘A 그래서 B’는 A가 B의 원인이 될 때 쓰는 접속 부사이다. 즉 인과 관계를 나타낼 때 쓰는 것이다. 이 또한 시간을 의식하며 읽어야 한다.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면 틀리는 문제가 자주 출제됨을 명심해야 한다.
인류가 지금까지 발전해 온 것은 문제 상황에 직면하고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에 관한 글이 수없이 많다. 그래서 ‘문제 인식-원인 분석-해결법 모색 및 실행-해결 결과’ 단계로 이어지는 글의 전개법을 염두에 두었다가 그런 내용을 담은 글을 접하면 활용하도록 하자. ‘A 위해 B가 필요하다’라는 어구에서 A는 문제 상황 또는 문제 원인을, B는 해결 방법을 말한다. ‘A를 이용하여 B’라는 어구에서 A는 해결 방법에, B는 문제 상황 또는 문제 원인에 해당한다. ‘A어도(-더라도/-아도/-여도) B’와 같은 어구에서 A는 문제 상황 또는 문제 원인을, B는 문제 해결의 결과를 뜻한다. ‘A은/는 B(하)여 C(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문장 구조에서 C는 문제 해결에 해당하고 A. B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문제의 원인이 설명되지 않은 글을 읽을 때는 문제 해결법은 원인 제거법이라는 것을 고려하여 추리하며 읽자. ‘대안’은 어떤 일에 대처할 방안의 뜻도 있다. 그리고 어느 하나의 대안을 선택하면 선택되지 않은 대안은 ‘이율배반’, ‘모순’, ‘양립불가’의 관계 있으며, 그때 딜레마 상황이 벌어진다.
시간을 의식하며 읽어야 하는 내용 중에 하나가 원인과 결과, 즉 인과(因果)에 관한 것이다. 앞 사건과 뒤 사건이라는 순서가 반드시 있으므로 글을 읽을 때 방향까지 고려해 화살표를 그려가며 이해해야 할 것이다. ‘변수(變數)’가 요인(要因), 원인(原因) 등의 개념으로 사용될 때가 있다. ‘모델’은 수학적 모델(model)에서 온 말인데, 복잡한 상황을 수학적으로 간단하게 나타낸 것으로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해당한다. ‘A여 B’, ‘A면 B’라는 문장 구조가 A라는 방법으로 B라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이런 문장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대학에서의 학문은 원인 분석을 철저히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수능에 그런 것을 잘 이해할 줄 아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문제가 출제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과정 속에 있는 단계가 복잡한 과정으로 이루어진 경우 글의 내용이 단순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판단이라는 것이 어떤 대상이 주어진 이후에나 하는 것이므로 시간을 의식하며 이해해야 할 때가 있다. ‘A에 따라 B’라는 문장은 ‘함수’ 관계 또는 ‘판단 기준-판단 결과’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이 또한 시간을 고려하며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 기준에 의한 판정이라는 국어 능력을 이용해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 있는데, 그때 ‘Aㄹ 때 B하고, Cㄹ 때 D하다’는 문장 구조를 활용하면 좋다. 판단이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이어지고, 이어질 때도 순서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 판단에서 그 순서를 잘못 잡으면 그릇된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음에 유의하자. ‘A하에서 B’와 ‘Aㄹ 때 B’는 A가 만족되면 B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나타내는 문장 구조이다. 그리고 ‘A와 무관하게 B. C 때문이다.’는 A는 B라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나타낸다. C는 그 이유로서 하나의 조건이 된다.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원하는 출력을 유도하여 내는 규칙의 집합으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연산을 필요로 한는 여러 단계로 구성된다. 이는 ‘문제 발생의 원인-문제 상황-문제 해결 방법-문제 해결 결과’의 단계로 구성된 과정과 관련있다. 결과는 같은데 연산 방법이 다르면 다른 알고리즘이다. 한편 동일한 과정이 반복되는 알고리즘이 있다. 그 경우 결과가 다시 입력되는 되먹임이 있다.
시간은 비가역적(非可逆的)인 것이다. 즉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웜홀이라는 것을 이용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과학이론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이름을 만들어 내고 그것의 순서를 과거-현재-미래로 정했다. 인간은 시간에 대한 이러한 일반적인 사고를 반영하여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나 인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물리적 시간을 머릿속에서는 이리저리 뒤섞어 놓기도 한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배치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를 먼저 말하고, 과거에서부터 다시 현재 가까운 날로 시간을 진행시키는 역순행적 구성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현재-과거 회상-현재로 이어지는 시간 구성을 보이고 있지만, 과거 회상이 시간적 순서대로 이어지는 역순행적 구성과 달리 과거의 일을 나열하기만 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우리에게 익숙한 시간 개념이 계절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봄, 여름, 가을, 겨울, 즉 사계(四季)의 차이는 뚜렷하고, 그에 따라 생활 풍속도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세계를 철 따라 이해하는 것을 자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시간 구성을 이해해 두고 작품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