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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만 Mar 20. 2024

기부. 자본주의의 숨통


 최근 1조 3000억에 달하는 루스 고테스만여사의 통 큰 기부 뉴스를 들었다. 버크셔 해서웨이 초기 멤버였던 남편 데이비드 고테스만은 주식포트폴리오를 부인에게 남기고 떠났다. 뉴욕의 브롱스에 있는 아인슈타인 의대에서 함께 일해온 93세 루스여사는 남편이 남긴 거액을 학교에 기부했다.  학생들은 환호했고 의료교육과 직업으로서의 의사에 대한 사고와 시스템 모두 변혁적인 개조가 이루어질 만한 놀라운 기부였다. 조건은 수업료 무료와 학교이름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학교이름을 기부자의 이름으로 바꾸지 않도록 한 배려다. 

 평소 자선사업으로 소아 발달장애와 재활센터 및 성인 문해력지원에 힘써왔던 루스여사는 남편의 유지(遺旨)라고 믿으면서 의미 있는 기부를 마쳤다. 이번 기부로 의료계뿐만 아니라 통찰력 있는 기부가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키는가에 사람들은 감동하고 있다. 의사로서의 소명 외에도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메시지로도 가슴이 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부는 빈부의 갭을 덜어줄 수 있는 숨통같은 역할을 도맡고 있다.

 마침 한국에서는 정부의 의대생 증원발표로 의사와 국민사이에 괴리감이 팽배해 있다. 의료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대립이 심각하다. 이번 전문의의 사직사태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부채상환에 대한 압박사이에서 오랫동안 제자를 육성해 온 교수들마저 갈등에 빠지게 하였다. 미국의 의대생들도 고액의 수업료를 대출받아 공부하여 부채의 중압감을 함께 떠안아야 한다. 한국에서도 집안형편상 의대에 들어가기 어려운 장벽으로 여겨왔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재학생과 미래의 의대생들은 등록금 걱정 없이 의술을 익힐 것이다. 그들이 사회에서 명망 있는 의사로 자리 잡은 뒤, 아마 기회를 주었던 루스부부의 기부철학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의사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루스가 나타나 인류사회에 공헌과 자선의 선순환을 이루어 낼 것으로 믿는다. 기부는 늘 아름다운 일이지만, 심오한 철학이 있는 루스부부의 이번 멋진 기부는 예술을 넘은 감동 그 이상이었다.

https://youtu.be/rs6sJw0aP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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