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신 케이 Apr 25. 2020

문과형 사람에게 블랙홀이란

스토리포토그라피100

스토리 13 - 문과형 사람에게 블랙홀이란


Kodak Daylight 800 / Tokyo, Japan - Jan


뭉크전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 바글바글바글한- 사람에 떠밀려 내 생각에 집중할 겨를도 없이 움직이게 되는 전시회는 도무지 힘들지요. 그래서 화요일 오전 9시쯤, 한창 사람들 없을 것 같은 시간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런이런 웬걸. 알고 보니 전시회가 마지막 주여서 이미 엄청나게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보고 싶었던 전시회여서 별수 없이 줄을 섰는데 그래도 다행인 건 입장수 조절을 하는 것 같네요. 1시간 정도 기다리며 앞으로 앞으로 가고 있는데 앗!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또 동시에 뱉어 내고 있는 물체가 나타났어요. 

이게 그렇게나 과학자들이 찾아 헤매던 블랙홀이란 녀석 아닌가요!? 멀리 있는 게 아니었네요. 

"혹시 저 녀석한테 곧장 빨려 들어가면 바로 입장과 동시에 어떤 웜홀 같은 통로를 타고 시간여행까지 해서 뭉크의 작업실까지 간 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런저런 삶의 처세술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싸인까지 받아올 수 있지 몰라! 다시 돌아와서 책도 쓰고 부자도 되고! 두근두근"라고 상상을 해봤지만 뭐 전혀 쓸데없었고 그냥 또 1시간 더 기다려서 입장했습니다. 하하.


@ 재벌이 되면 하고 싶은 것 중 1순위가 '미술관 전세내고 혼자 관람하기'입니다만. 음- 조금 무서우려나.  



언젠가 쉬는 날 스마트폰은 잠시 집에 놔두고 카메라 하나만 들고 나와보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와 항상 연결된 스마트폰이 없으면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걸어가는 시간도,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도 전부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제공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부터 나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것을 상상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에 있는 무언가와 나의 상상이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 카메라를 꺼내 찰칵-! 재미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전 12화 나름의 생활 속 교육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