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있는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비혼주의 말고 결혼주의자

by 홍은채



거의 2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다이어트를 수차례 해 본 경험이 있다. 최근에도 몸무게가 엄청 불어난 걸 알고 다시 몸을 돌보는 중인데, 다양한 감정을 많이 느낀다.

우선은 안정감은 안정에 집착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 때라야 진짜 안정감이 찾아온다는 것인데 우리네 삶은 참 다이내믹하다.

그것이 다이어트를 아무 때고서 시작할 수 없다는 나의 변이기도 하다.


결핍이 있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보다는 약간은 결핍이 있어 보이는 남자가 끌렸다.

왜냐면 그 틈을 내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랄까......

이게 참 자칫 잘못하면 무슨 평강공주 콤플렉스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은 나 역시 결핍이 많은 사람이기에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했고, 결핍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나를 좀 더 공감해주지 않을까 싶은 욕심에서였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에 내 눈에 결핍은 딱히 보이지 않았다.

아! 유일한 한 가지는 연애경험이 없었다는 거였는데, 직업군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그리고 꽤 눈이 높았겠거니 뭐 그랬다. 3번째 만남에 내 손을 덥석 잡은 걸 보고 확신했다는 말을 덧붙여본다.


나는 내 결핍을 철저히 숨겼다. 연애기간이 짧기도 했고, 드러내면 왠지 이 관계가 망가질 것만 같았다.

그런 경험이 많았기에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내 결핍은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나를 밀어내지 않았다.


어느 날 남편 뒤통수 아래에 작은 상처 소위 땜빵을 발견하게 되었다.

"안 뜯어야 하는데......" 하면서 계속 뜯게 된다는 말과 함께.....

꽤 시간이 흘러 그 땜빵은 두 개로 늘어있었다.


조용해서 보면 핸드폰을 보며 뜯고 있는 그를 본다.




아이들은 종종 이런 행동들을 한다. 손톱을 물어뜯는다든지, 눈을 깜빡인다든지 하는 행동들 말이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엄마인 나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나 과거를 시뮬레이션해 보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화가 나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주고, 말이라도 예쁘게 해 주고 아이에게는 그랬었다.

바로 좋아지지는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아이들의 그런 행동들은 대부분 서서히 사라진다.



다 큰 성인인 남편에게는 "왜 자꾸 뜯어~! 안 뜯기로 했잖아~!"

라며 다그쳤었다.



그래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이발하러 갈 때마다 미용사의 의아한 표정에 멋쩍어하는 남편의 얼굴이 거울에 비칠 뿐이었다.


방법이 이게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무슨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은 거야. 만지지 마.

내가 사랑을 듬뿍 줄게."

상처를 어루만져 본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응응. 안 할게." 그는 대답한다.


가장의 무게가 불안함을 가져다준 걸 알지만 애써 모른 척 응원만 한다.

그의 불안함이 서서히 걷히듯 상처도 서서히 아물어 가기를 그렇게 나의 사랑으로 치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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