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자전거여행)(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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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자체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방향성 없는 힘은 무의미하다. 노를 앞뒤로 저으면 물보라만 거세지 나아가지 않는다.
방향은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의 위치를 알아야 방향이 나온다. 나의 위치는 상대와의 관계속에 정해진다. 절대 위치란 없다. 관계는 누가 대신 알려줄 수 없다. 자신의 위치는 자신이 깨달아야 한다. 방향이 없이 힘을 쓰면 '나는 최선을 다했어'라는 허망한 결말에 도달할 뿐이다.
등대를 보며 삶을 생각해본다. 항해사들은 등대로 향하지 않으면서도 등대를 놓치지 않는다. 등대마다의 고유한 반짝임을 살펴 등대를 구분해 낸다. 등대와의 상대적 관계로 나의 위치를 계산해 내면서 방향을 잡고 등대를 지나간다.
살면서 내 주변의 많은 것들이 지나간다. 그것들 모두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은 나에게 도달하지 못하였고, 어떤 것은 도달했으나 내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알아챈 것 마저도 잘못보거나 가벼이 흘려 보낸 것 투성이일 것이다.
항해사에게 지나간 좌표는 무의미하다. 지금의 위치만이 방향의 바탕이 된다. 삶도 지금의 위치에서 방향을 잡는 것이다. 지나간 시간은 추억일뿐이다. 작은 바람에도 꼬리를 흔드는 풍향계처럼, 바람이 불편 부풀어오르는 풍속계처럼 나에게 오는 신호에 민감해야겠다. 어렵겠지만 방향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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