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잔향이 피어오를 때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한 적 있다.
연락이 끊기고, 서로의 일상에서 사라졌으며
더 이상 함께 웃거나 울지 않게 되었을 때.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랑이란, 그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감정일까?
칼 융은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하나의 구조물처럼 보았다.
겉으론 사라진 것 같아도 무의식 속에 모든 감정의 흔적은
고스란히 저장된다고 그는 말했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지나간 줄 알았던 감정이
어느 날,
낯익은 노래 한 줄,
스쳐가는 바람 한 자락에도 되살아난다.
그것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감정의 잔향이다.
사랑은 끝나는 게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우리 안에 머문다.
처음처럼 두근거릴 순 없지만,
그 사람을 떠올릴 때 내 안의 무언가가
문득 조용히 미소 짓는다면,
그건 아직도
그 사람이 당신 마음속 '거주자'라는 뜻이다.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오래된 서랍이다.
그 안에는
편지 한 장처럼
가끔 꺼내 읽게 되는 마음이 있다.
기억의 향 / 레옹
서랍을 열면 바스락
편지 한 장, 빛바랜 사진
잊은 줄 알았던
당신 목소리 따라오는 바람
기억의 향이 날 부르네
당신의 계절 그 언덕 위에
아직도 난 그 자리에 서서
마음 한 켠 당신으로 피어난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기억 저 편에 피어난 꽃
만질 수도 잊을 수도 없는
그리움이 되어
누군가의 사랑은
기억 속에서 더 향기롭다 했지
지나간 오늘들이
내게는 아직 당신이야
기억의 향이 날 감싸네
당신의 사랑 바람을 타고
아직도 난 그 자리에 서서
마음 한 켠 당신을 안아본다
https://suno.com/s/por2aXm1jmk5sTzC
이 노래는 지난 어버이날,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쓴 시에 멜로디를 입혀 완성했습니다.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고,
기억의 향처럼 마음속에 오래 머무르니까요.
사랑은,
한 시점에서 끝나지 않아요.
그것은 존재의 깊은 곳에 ‘남는’ 감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랑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잊기보다는,
그 감정을 등지고 떠나는 대신
내 안에 머무르게 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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