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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종료 후 6개월,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시간

한화손해보험 2025 스페셜 우먼힐링 LIFE

by 노마

*이 글은 원고료를 받고 암 건강 관련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30대 초반, 대장암 3기 중기 진단을 받고, 난생 처음 입원을 암병동에서 경험했다. 수술 후 예방적 항암치료를 4개월 진행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브런치를 통해 연재했다. 병원에서 처음 암진단을 받고, 전혀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에 당황했던 게 언제였냐는 듯, 일상으로 완벽하게 회복했다.



몸은 괜찮아?

카카오톡을 잘 안하는 나에게, 드문드문 연락하는 지인이나 친구들의 첫 인사는 원래 “지금 한국이야?” 였다. 하지만 내가 암밍아웃을 한 이후로부터 이들의 첫 인삿말은 몸이 괜찮냐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암 투병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대개 항암치료가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나 역시, 내가 암 환자가 되기 전까지 무지했으니. 물론 항암치료는 암 환자별로 모두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항암치료는 이렇게 진행됩니다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나 같은 경우 3기 중기 진단받고 예방적 항암 치료를 진행했기 때문에 항암치료 중 그나마 강도가 낮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매번 몸 괜찮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내가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지인들도 많고, 나에게 연락할 때 나보다 더 조심스러워 하는게 글자 너머로 느껴진달까. 그럴 때 마다 나 정말 괜찮다고, 술 마시는 거 빼고 다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암 치료 이후, 토탈케어로 여는 건강한 삶 강연 소개

나 또한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암에 무지했다. 항암 치료란 게 되게 무엇인지, 암 환자는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는 것인지. 암 진단을 받으면, "OO개월 남았습니다"라고 무뚝뚝하게 말하는 의사를 붙잡고 오열하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걸까. 그저 암에 걸리면 일상 회복은 어렵고 오랫동안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줄 알았다.


수술 끝나고, 난 아직 혼자 일어나기도 힘든 상태인데 회진 온 선생님이 "아마 1주정도 있다가 퇴원하시면 되요"라는 말에 어리둥절했다. 저, 지금 일어나기도 힘들고 밥은 커녕 미음 5숟갈을 30분동안 먹고 있는데요. 라고 외칠 힘도 없이 1주일이요라고 되묻자 익숙하다는 듯 가운에 손을 꽂고 의사선생님이 수술 후 합병증 등이 나오는 지 경과만 살펴보고, 이상반응이 없다면 곧 퇴원 가능하다는 것이다. 환자와 의사의 퇴원 가능한 상태 기준이 명백히 다르다. 신기한 건, 퇴원하는 날 10걸음 걸으면 1걸음 쉬어야할 정도로 힘겹게 움직였는데, 집에서 하루 자고 일어난 이후부터 회복이 상당히 빨라진 것이다. 내 몸은 내가 더 잘 안다는 것이 결국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암 치료를 종료했다고 해서, 암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건강관리와 마음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암 치료 후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는지에 대해 보통 인터넷 검색 및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얻는데. 종종 서로 다른 상충되는 내용을 발견하면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이럴 때 암 관련 전문가가 속시원하게 알려주면 좋을 거 같은데 마침 좋은 강연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한화손해보험과 차병원이 함께하는 <스페셜 우먼힐링 Life 암 토탈 케어 편>이다.

Screenshot 2025-08-18 at 10.06.44 AM.png 포스터 내 QR코드 스캔하면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안내>


행사명: 한화손해보험 2025 스페셜 우먼힐링 LIFE

일시: 2025년 9월 6일(토) 13:10~17:00

장소: 한화손해보험 본사(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대로 56)


내용

1)강연

<암 치료 이후, 토탈 케어로 다시 여는 건강한 삶>

차병원 암 통합진료센터장 현명한 교수, 이금희 아나운서 진행


2)문화예술 프로그램

압화 티코스터(컵받침) 만들기 / 미니 하프 연주 중 택 1



강연 내용은 1)암 치료 이후 회복 방향 2)암 치료 이후 일상 속 건강 관리 방법 3)암 토탈 케어로 여는 건강한 삶 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암 경험자나 보호자가 아니더라도, 건강에 관심 많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지인이나 보호자와 함께 함께 가기에도 좋으니, 관심 주제라면 신청해보자.


사실 암에 대해선 나처럼 닥치고 난 이후에야 주의하는 것보다 젊을 때부터 미리 관심을 가지고 건강을 챙길 필요가 있다. 특히 내가 암밍아웃하고 나서, 의외로 젊은 30대 여성 암환자가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인의 전 여자친구가 30대 초반 갑상선암 진단받았던 이야기, 나에게 건강 관련 질문을 하다가 뜻밖의 자신의 갑상선암을 고백한 여자 PT 트레이너 등 정말 건강하게 생활했는데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는 것에서 의외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동안 암에 걸렸다고 하면 가족력이 있거나, 그 사람의 생활 습관 중 무언가가 문제가 있어서 걸렸겠지란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정말 건강하게 생활하던 사람, 가족력도 없는데 근래 젊은 암환자 (특히 여성들)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누구나 사고처럼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강연은 암 경험 이후 회복에 집중하지만, 사실상 암에 걸리지 않도록(재발하지 않도록) 건강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인만큼, 건강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도 유용하리라 생각이 든다. 흔히 저속노화 열풍이라고 하지 않나, 암은 가속노화의 대표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저속노화를 꾸준히 이어가려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암에 대해서도 미리 알고 좋은 생활방식과 습관을 영위하는 것일테다.


그리고 혹시 알까. 이 날 함께 진행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취미로 일상에 활력이 생길지.

나같은 경우, 암 경험 이후 오히려 그동안 망설여왔던 것을 감히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 다양한 취미 생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암이랑도 싸워서 이겼는데 못할 게 뭐가 있겠어

난생 처음, 프리다이빙을 도전했다. 항상 한번쯤 배우고 싶었지만, 동시에 폐활량이 좋은 편이 아니라 망설였던 활동이다. 물을 좋아해서 서핑도 배우고 스쿠버 다이빙도 했지만, 프리다이빙은 다른 도구의 도움 없이 오직 나의 호흡에 의존해 물을 유영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의 공포감을 불러왔다고 할까. 한 다이버가 프리다이빙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인 <가장 깊은 호흡(The Deepest Breath>은 보다가 내가 숨 막힐 거 같아 끝까지 보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날 밤, 정어리떼 속 사이에서 우아하게 유영하는 영상을 봤는데, 또다시 프리다이빙 배우고 싶단 욕구가 다시 스멀스멀 일었다. 예전에는 막연히 하고 싶다란 마음만 들 뿐, 실행에 차마 옮기지 못했다면 이번엔 “암이랑도 싸워서 이겼는데 까짓것 못할 게 뭐야”란 오기가 들며, 원데이 체험을 결제했다. 일단 수업 들어보고 잘 맞으면 다음 단계로 전환하리라. 두려워 했던 것이 무색하게, 프리다이빙은 재밌었고, 큰 어려움없이 진도를 빼며 다음 단계로 전환했다. 스스로 평가절하했던 폐활량은 결국 나의 정신력에 대한 과소평가였음을 깨달았다. (프리다이빙은 흔히 스스로와의 멘탈싸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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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에서 호흡을 오랫동안 참기 위해선 온 몸에 힘을 빼고, 무념무상하는 것이 최적의 상태이다. 살짝 긴장을 하거나 불안해 하는 것,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호흡을 빨리 소모하기 때문에 물에 빠져 죽을 거 같은 이 상황에서 오히려 온 몸에 힘을 풀고, 아무 생각하지 않는 것. 신기하게도, 그럴수록 물 속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나중엔 바닥에 앉아 사진을 찍는 여유까지 생겼다.


곱씹어보면 프리다이빙은 암 치료를 할 때의 마음가짐에 대한 은유처럼 느껴졌다. 아무것도 없이 무기력한 상태로 물에 빠져 당장 숨 막혀 죽을 거 같은 순간이지만, 몸과 마음에서 긴장과 불안을 빼는 것. 그래야,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 암 치료할 때와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마음 건강 관리라고 하지 않나. 결국,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만 한다면 물 속에서 버티는 시간만 짧아지는 것처럼, 항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일상 생활할 때 최대한 몸과 마음을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실, 암 경험 이후 일상 회복 별 거 없다. 그저, 그동안 암에 대한 무지에서 조금이나마 암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는 것. 암 재발 가능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묵묵히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암이랑도 싸웠는데, 까짓것 못할 거 없다. 그런 식으로 삶에 새로운 활력을 찾는다면, 힘든 치료를 버틴 보람을 느낄 수 있으리라. 우린, 모두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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