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도 백구도 처음입니다만]
시골에는 언제 지었는지 알 수 없는 오래된 집이 많다. 폐가를 철거할 때 내다 버리는 오래된 가구도 많은데 그중에 간혹 보석을 발견한다. 먼지가 쌓이다 못해 마치 몸체의 일부처럼 눌어붙은, 할머니의 유품 같은 가구를 긁힐까 깨질까 봐 애지중지 가져와 닦고 다듬고 기름칠한다.
기름을 머금은 붓이 한 번 또 한 번 지날 때마다 죽은 것만 같았던 나무가 결결이 되살아나며 회생의 숨을 쉰다.
오래된 나무도 계속 다듬고 손길을 주면 다시 그 가치를 발하듯이, 사람도 장점은 다듬고 미흡한 점은 보완하며 새로운 배움이 스며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손길을 줄 때 가치가 더욱 빛난다. 누구나 존재만으로 가치 있는 삶이지만, 준비된 자에게는 그 존재가치가 더욱 크게 발하는 시간이 반드시 다가오리라 믿는다.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고 세월만 더해지면 마르고 비틀어져 쪼개지듯, 빛을 받던 순간에 머물러 있으면 결국 그 빛으로 인해 삭고 바스러져 산화해버리니까.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고 다듬으며 손길을 주어, 오래된 가구가 다시 생명을 얻듯 계속 ‘쓸모’를 찾아가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 석양빛이 참 좋구려. 오늘 하루 열심히 보냈으면 그걸로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