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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부자 Sep 20. 2024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

독서모임에서 굳이 건강에 대한 책을 고른 이유

나는 좋은 삶을 지향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삶은 대단한 성공이나 부를 이루는 게 아니라, 좋은 일상으로 이루어진 삶이다.

그리고 좋은 일상은 좋은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택, 더 나은 선택이 켜켜이 쌓여서 더 좋은 일상으로 나아가고, 그런 좋은 일상들이 누적되고 쌓여서 더 나은 삶이 된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기에 내 기준에서, 좋은 삶의 관건은 삶의 순간 순간에 더 좋은 선택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좋은 선택지를 선택하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니까 최근까지는 좋은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의식적, 정신적인 요소들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좋은 선택의 토대에는 의지력, 지식과 정보, 추진력, 꾸준함, 노력(노오력), 이성과 합리 같은 정신적 요소가 작용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선택지를 고르지 못한 것은 나의 '나태함'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탓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좋은 선택을 하고, 좋은 일상을 꾸리는 토대에는 의지력, 노력 같은 정신적인 요소보다 신체적인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몸은 내 생각보다 더 강한 힘(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정신이 몸에 미치는 영향보다 몸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느끼곤 한다.


몸이 심하게 아플 때는 좋은 선택이고 뭐고, 뭔가를 선택할 여력 자체가 없다. 누워서 끙끙 앓는 것으로 시간이 통째로 날아가곤 한다.


심하게 아프지 않을 때도, 이런저런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전체적인 컨디션이 저조하고 기력이 없을 때는 좋은 선택을 하기가 힘들다. 이런 날에는 좋은 선택이 아닌 쉬운 선택을 내리곤 한다. 몸을 일으켜서 산책하는 대신 누워서 티비나 스마트폰을 보고, 좋은 식재료로 건강한 요리를 하는 대신 라면을 끓여 먹거나 별로 먹고 싶은 메뉴도 없으면서 외식을 하며 대충 아무거나 먹는다.


몸이 좋지 않은 날에 좋은 선택지 대신 쉬운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지나간 후에 만족스럽지 못한 기분이 든다는 점에서 괴롭다. 그리고 스스로를 나태했다고 꾸짖곤 했는데, 이제는 안다. 의지와 이성 등 나의 정신이 좋지 않은 몸 상태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그래서 내 몸을 좀 더 돌보기 위해, 전반적인 몸 상태를 좋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을 내리는 데 크게 유리하므로 몸과 건강에 대해 조금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독서모임 책으로 이런 책을 고르게 되었다. 나로서는 사십 평생 처음 읽는 건강 분야 책이다. (그동안 건강에 대한 - 카더라 류의 지식에 휘둘리기 싫어서 일부러  감고 귀 닫고 지낸 면도 있다.)

 

이런 건강 관련 책으로 어떻게 독서모임 대화를 이끌어가나 고민이 되었는데, 발제를 해놓고 보니 은근히 대화의 소재로 삼을 만한 내용이 꽤 있다. 몸과 정신은 따로가 아니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데다, 생각보다 몸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화를 통해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우리 독서모임에서 몸과 건강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뜻깊은 일이 될 것 같다. 이보다 실체적인 대화가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도 독서모임에서 책을 통한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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