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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환 Dec 13. 2020

<피플웨어> 6부 여기서는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있으면 일이 아니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6부. 여기서는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It's Supposed to Be Fun to Work Here)


일을 웃어가며 재미있게 하고 있다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 월급날을 바라보며 꾸욱 참아가며 해야 일인 것이다. 저자는 '재미가 없지만, 일이니까 한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7장 혼란과 질서 (Chaos and Order)


혼란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으로 인해 많은 질서가 잡혔지만, 프로젝트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 무질서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러한 방법을 몇 가지 제안하고 있다.


실험 프로젝트 (Pilot projects)

전쟁 게임 (War games)

브레인스토밍 (Brainstorming)

극기 훈련 (Provocative training experiences, 이 항목은 언급만 하고 실제 책에 내용은 없다.)

교육, 여행, 학회, 축하행사, 수련회(Training, trips, conferences, celebrations, and retreats)


실험 프로젝트


실험 프로젝트란 검증되지 않은 새 기법을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새 기법으로 인해 효율은 떨어질 수 있으나 이것은 변화에 드는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 가지 주의사항으로는 한 프로젝트에서 개발 기법을 동시에 두 가지 이상 실험하지 말아야 한다. 새 하드웨어, 새 소프트웨어, 새 품질 보증 절차, 척도 관리, 새 프로토타입 기법을 모두 한 프로젝트에 몰아서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한 요소 정도만 실험하고 나머지 영역에서는 표준을 존중해야 한다.


이 부분을 읽다가 얼마 전 초등학생 아이 과학공부를 도와주다 읽은 '변인통제'가 떠올랐다.

(이런 어려운 단어가 초등학교 참고서에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변인통제'란, 실험 결과에 영향을 기칠 수 있는 변인을 확인하고 조작 변인을 제외한 나머지 변인을 모두 같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강낭콩이 자라는데 햇빛(조작변인)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햇빛을 제외한 강낭콩의 크기와 종류, 주변 온도, 물을 주는 양 등은 같게 해야 한다.

실험 프로젝트가 적당한 무질서와 변화 시도를 통해 프로젝트에 활력을 준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실험이 다른 곳에서도 적용할만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인통제를 통해 결과에 대한 영향도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는 저자가 이야기한 하나의 프로젝트에 하나의 요소만 실험하는 것은 꼭 지켜져야 할 부분일 것이다.


전쟁 게임


전쟁게임은 다소 생소한데, 잘 읽어보니 목적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종종 개최되는 해커톤(Hackathon,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프로그래머나 관련된 그래픽 디자이너,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정해진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작업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관련 이벤트, 위키백과)과 비슷했다.

의도와 목적은 좋지만 주말에 24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4명씩 팀을 짜서 참석하는 이벤트를 회사에서 주최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참석할까 싶다. 다소 우리나라에서는 진행해보기 힘든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레인스토밍


브레인스토밍은 과거에 내가 읽은 책(<브레인스토밍>, 찰스 클라크 지음)에 있는 내용이 더 충실하여 이 자리를 빌려 소개해 볼까 한다.


알렉스 오즈번이 1939년 미국의 광고회사 BBDO((Batten, Barton, Durstine and Osborn)의 부사상으로 취임했을 때 거의 모든 회의가 수없이 많은 ‘아니야’에 끌려다닌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착안

구체적인 문제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은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내놓는다.

누구도 남의 아이디어를 비웃어서는 안 된다.

시간의 제한을 두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회의를 마친다.

이후 아이디어 리스트들을 범위별로 분류하여 담당자가 평가한다. 이때 회사의 정책에 위배되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식의 코멘트가 가능하다.

단,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거부권을 가진 사람은 구체적인 제안을 반대하는 분명한 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모든 참석자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가 곤란해지는 경우를 겪지 않으며, 오히려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적극 고무된다. 게다가 함께 회의를 하는 다른 사람들은 창조적 아이디어에 자극받는다.


오즈번의 브레인스토밍 네 가지 규칙은 아래와 같다.

1. 비판은 배제된다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은 유보된다.

2. 자유분방함은 환영받는다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디어일수록 더 좋다. 생각해내기보다 길들이기가 더 쉽다.

3. 다다익선이다
아이디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4. 결합과 개선을 추구하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놓으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남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더 개선할 수 있는지, 다른 아이디어와 결합할 수 있는지 제안해야만 한다.


아래와 같은 킬러 표현과, 자살 표현은 쓰지 않는다.


킬러 표현(killer phrases)들

전에는 그런 식으로 해본 적이 없다

효과 없을 것이다

예산이 없다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 문제는 다음에 논의하자

당신은 우리의 문제를 잘 이해 못하고 있다

너무 늦었다

시장성 조사부터 해야...


자살 표현(self-killer phrases)들

적용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사전 검증을 조금밖에 못했지만...

좀 별난 접근법이긴 하지만...

손해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멍청한 소리 같지만...

경쟁사가 벌써 시도했을지도 모르지만...

내 자신도 썩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바보 같은 방법일지도 모르지만...


브레인스토밍은 어느 조직이든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좋은 방법이다.


교육, 여행, 학회, 축하행사, 수련회


비용이 들더라도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구성원 간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소 비용이 부담된다면 사내에서 이벤트성 축하행사를 하는 것도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 분위기로 인해 대부분의 실외 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 이러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장은 전체적으로 에드워드 드 보노의 수평형 사고(Lateral Thinking)가 생각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수평형 사고는 두뇌의 자기 조직 시스템(Self Organization System) 하에서 입력된 정보는 고정된 패턴(pattern)을 형성하는데, 이 고정된 패턴을 깨뜨리는 방법으로 에드워드 드 보노가 창안해낸 방법이다.

대표적인 방법론으로 사고 도발 PO(Provocation Operation)을 소개했는데, 사고 도발을 통해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을 제시함으로써, 뇌가 이치에 맞지 않아 불편한(무질서) 상태에서 점차 합리화를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이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무질서에서 다시 질서를 찾는 과정을 통해 일을 좀 더 즐겁게 만드는 것이 뇌를 불편하게 함으로써 편안함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아이디어를 얻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8장 자유 전자 (Free Electrons)


자영업자(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이 더 많은 보수와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직원들에게 대략적인 책임만 명시하고 스스로 업무를 직접 정의해보도록 함으로써 그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분은 내가 부서를 옮기는 경험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적은 '왼쪽 엄지손가락'과 나의 존재가치라는 글과 다소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39장 홀거 단스케 (Holgar Dansk)


홀거 단스케는 평화로울 때 잠을 자다 덴마크가 위험에 빠지면 잠에서 깨어나 끔찍한 분노를 보여주는 전설이 있는 거인이라고 한다. 실제 덴마크 북쪽 코펜하겐 시 북쪽에 크론보르크 성이 있는데, 그곳에 4.2미터 높이로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조직 내에도 조직이 위험에 빠지면 언제든 깨어날 잠자는 거인이 있을지 모르며, 홀거를 깨우기 위해 작은 목소리로 '이건 정말 아니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즉 문제를 의식하고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인상적인 내용으로 책이 마무리된다.




거의 두 달가량 온라인으로 진행한 <피플웨어> 독서토론이 마무리되었다.

매주 새로운 토론 방식을 시도해 보기도 했고, 그러면서 이야기 시간이 모자라 아쉬움이 남는 때도 있었지만, 7명의 멤버들이 항상 5명 이상씩은 모이는 적극성을 보여주어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부분 나와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라 통하는 것도 있고, 한편으로 다양한 환경과 방식으로 일하고 있어서 다른 회사, 다른 조직에서의 일들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을 읽으면 제대로 나의 책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꼼꼼히 서평을 쓰기로 한 첫 번째 책이기도 하다. 물론 읽은 모든 책을 이렇게 상세히 서평으로 남길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은 두고두고 참고가 될 책이기에 내가 적은 서평을 읽어보는 것 만으로 다시 읽는 재독의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0. 온라인 독서모임을 시작하다
1. <피플웨어> 1부 인적 자원 관리
2. <피플웨어> 2부 사무실 환경
3. <피플웨어> 3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라
4. <피플웨어> 4부 생산성이 높은 팀으로 양성하기
5. <피플웨어> 5부 비옥한 토양
6. <피플웨어> 6부 여기서는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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