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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Mar 26. 2022

법인 설립은 어떻게 할까?

스타트업의 모든 것 (2)

어떤 법인이든 처음 만들어진 시작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설립 이후에 입사를 하기 때문에 법인 설립 과정을 지켜볼 일은 거의 드물어요. 하지만 재무 담당자가 법인 설립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합니다. 바로 자회사 설립이죠. 스타트업 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하는 일은 종종 있기 때문에, 법인 설립 절차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법인을 설립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할 일은 당연히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이겠지요. 이것을 사업목적이라고 하는데, 법인 설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본질입니다. 이 사업목적은 법인의 정관과 법인등기부등본에도 들어가는 필수기재사항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소매업'처럼 너무 광범위한 것으로 정하지는 말고, '실내인테리어업'처럼 적당한 범위의 업종으로 정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사업과 관련된 업종들을 최대한 많이 정하는 게 좋아요. 나중에 사업목적과 상관없는 비용이 발생하면, 해당 사업목적을 추가해야 하고 또 등기 절차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회사 이름, 즉 상호를 지어야 합니다. 이때 상호는 기존에 있는 상호와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해요. 똑같은 이름의 친구가 여러 명이어도 헷갈리는데, 회사도 마찬가지겠죠. 더구나 '서울시 송파구'처럼 구역 내에서는 동일한 상호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찾느냐. 법인등기부등본을 발급받는 등기소 홈페이지에 가서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명칭과 더불어 어느쯤에 본점의 위치를 정할 것인지 대충 생각해 놓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아래 '법인상호 검색' 메뉴를 들어가셔서 그 본점 위치의 관할등기소를 선택한 후 상호를 입력해 보면 됩니다. 참고로 '주식회사'가 앞에 붙냐, 뒤에 붙냐에 따라서 다른 이름으로 봅니다. '주식회사 스위치'와 '스위치 주식회사'는 다른 법인명인 것이죠. 그래도 평소 회사 이름을 부를 때 주식회사까지 붙여서 부르는 경우는 잘 없으니, 웬만하면 같은 이름은 피하는 게 낫겠습니다.


다음은 법인 본점이 위치할 사무실을 정하는 거예요. 물론 법인이나 개인 소유의 부동산이 있다면 그곳을 활용하면 좋겠지만 보통은 임차해서 쓰겠지요. 요즘은 위워크같은 공유오피스도 많아서 작은 규모로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법인 설립이 끝나면 바로 세무서에 가서 사업자등록을 하는데요, 이때 임대차계약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미리 알고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사업장이 수도권 이외 지역에 있으면 정부는 여러 가지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으니 이것도 참고하시고요.


법인을 설립할 때는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최소 100만 원 이상은 자본금이 필요합니다. 자본금은 '발행주식수×액면가'로 계산되지요.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면 유통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처음부터 액면가를 너무 적게 책정을 해버리면 나중에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액면가를 5000원 정도 선에서 정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모회사에서 1000만 원의 자본금을 투자해서 완전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면, 액면가 5000주인 주식 2000주를 발행해서 취득하게 되겠네요. 그리고 모회사의 지분율은 100%가 됩니다. 설립 과정에서 공동창업, 또는 외부 투자를 받기로 했다면 협의된 지분율에 맞게 자본금을 받고 주식을 취득하도록 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해볼 수도 있어요. 액면가 이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방법, 즉 할증발행해서 설립 자본금을 납입하는 것은 가능한가? 상법 제291조를 보면 '액면 이상의 주식'이라 명시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액면가 이상으로 자본금을 납입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액면가는 5000원이지만 6000원으로 계산을 해서 주식 2000주를 발행하며 1200만 원을 납입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경우 회계상 1000만 원은 자본금이 되고 200만 원은 주식발행초과금이 됩니다. 하지만 법인 설립 때부터 주식발행초과금을 함께 달고 시작하는 것은 흔치 않은 터라, 꼭 필요하다면 혹시나 문제 소지는 없을지 정확히 확인해보고 진행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291조(설립 당시의 주식발행사항의 결정) 회사설립 시에 발행하는 주식에 관하여 다음의 사항은 정관으로 달리 정하지 아니하면 발기인 전원의 동의로 이를 정한다.
1. 주식의 종류와 수
2. 액면주식의 경우에 액면 이상의 주식을 발행할 때에는 그 수와 금액


처음에 자본금을 적게 납입해서 이후에 운영자금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될 수 있지요. 이때는, ① 외부 투자자의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그에 합당한 주가로 투자금을 받거나, ② 객관적인 가치평가가 어렵다면 동일한 액면가로 증자하거나, ③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거나, ④ 모회사로부터 대여금을 받는 등의 방법이 있겠습니다. 모회사가 자금을 대여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면 금전대차계약서를 쓰고, 현재 법인세법 시행규칙에 명시된 당좌대출이자율 4.6%로 이자를 받아야 나중에 문제가 없습니다.


이제 대표이사는 누가 할지, 이사회 멤버는 누구로 할지를 정할 차례입니다. 이사회는 최소 3명 이상이 필요하지만 자본금이 10억 원 미만인 소규모 회사라면 대표이사 1명만 있어도 괜찮습니다. (참고글 : 자본금이 10억 원 미만이면 무슨 혜택이 있을까?) 아직 합당한 대표이사를 찾지 못했다면 모회사의 대표이사가 겸직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원래 감사도 필요하지만, 마찬가지로 자본금이 10억 원 미만이라면 감사를 두지 않고 주주총회가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주세요.


나중에 주주총회 개최처럼 주주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공고하는 방법도 미리 정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히고 회사 홈페이지도 생기면, 그 사이트를 통해 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설립 때부터 그런 것을 갖추기는 어렵겠죠. 우선은 특정 신문사를 지정해서 그 지면을 통해 공고하기로 정하고, 나중에 홈페이지가 생기면 그 사이트 주소로 변경하면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법인설립을 위해 정해야 할 여러 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이것들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법인등기부등본에 등재되어야 할 사항들이기 때문입니다. 법인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 가능한 정보들은 다른 글에서 다시 다뤄보도록 할게요.


여기까지 준비가 되셨다면, 이제 등기를 진행할 차례입니다. 등기를 위해서는 정말 많은 서류가 필요한데요, 등기에 필요한 서류들을 한번 쫙 나열해 볼게요.

- 정관 : 정관 마지막 장에 발기인 인감 날인 및 간인
- 발기인총회의사록 및 조사보고서 : 발기인총회의사록에 발기인 인감 날인, 조사보고서에 조사인 인감 날인. 이 서류들은 한 세트로 하여 발기인 인감과 조사인 인감 간인
- 발기인총회기간단축동의서(자본금 10억원 미만인 경우) : 발기인 인감 날인
- 주식발행사항동의서 : 발기인 인감 날인
- 주식인수증 : 발기인 인감 날인
- 취임승낙서 : 발기인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된 자의 인감 날인  
- 인감신고서 : 이사의 인감 날인
- 이사의 개인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발급일로부터 3개월 이내)
- 발기인의 계좌에 자본금 이상의 금액이 예치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잔고증명서 (자본금이 10억원 이상이라면 주금납입증명서)


등기를 셀프로 하기 힘든 이유가, 이렇게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찍어야 할 도장도 많고, 양식도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회사 사정에 맞게 정관을 만드는 게 녹록한 일이 아닙니다. 셀프로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어요. 평소 거래하던 법무사가 있다면, 비용이 좀 들더라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가장 속 편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잘 찾아보면 무료로 법인설립을 해주는 곳도 많은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그곳을 통해 세무나 기장 용역을 맡겨야 하는 조건이 붙을 수 있으니, 그런 조건들을 잘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물론 다른 업무가 너무 바쁘지 않다면 제대로 공부해서 셀프등기를 해보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본인 실력을 위해 도움이 되겠죠?


한줄 요약 : 법인설립을 위해서는 사업목적, 법인명(상호), 본점 위치, 자본금(발행주식수×액면가), 이사회 구성원, 공고방법 등을 먼저 정해야 하며, 이 사항들은 법인등기부등본에 등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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