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우 Nov 11. 2023

당신의 제품을 거부합니다.

가능성을 설계하다

1947년 제너럴밀스(General Mills)는 인스턴테 케이크 믹스를 출시했다. 제품 박스엔 "물을 넣고 섞기만 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집에서 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는 건 당시엔 큰 혁신이었다. 획기적이었고 가격도 저렴했으며 고객은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그런데 팔리지 않았다.


'아직 고객들이 진실을 모르네. 아마 이런 제품은 들어본 적 없어서 그래. 알리기만 하면 돼. 그러면 누구나 쓸거야.'


창업가들은 흔하게 생각하는 착각일 것이다. 제너럴밀스(General Mills)는 심리학자를 고용하여 원인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알고 보니 주부들은 평소에 케이크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만들 때처럼 자신만의 창의적인 뭔가를 추가하고 싶어 했다. 자신의 역할이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 것이다. 물을 붓고 휘젓기만 한 것을 집에서 (자신이) 만든 케이크라고 내놓기엔 머쓱했던 것이다. 즉, 문제는 케이크 믹스라는 제품 자체가 아니라, 주부들이 제품을 쓸 때 스스로가 느끼는 기분이었던 것이다.


제너럴밀스(General Mills)는 달걀 파우더를 믹스에서 뺐다. 새 제품은 조리하는 사람이 직접 신선한 달걀을 넣어야 했다. 제품 박스엔 "달걀을 넣어주세요"로 문구가 교체되었다. 그 덕에 생산비가 절감된 것은 부가 효과였다. 고정비는 줄고 판매는 늘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고객이 우리 메시지를 들으면 절대 거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직 그 '이유'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시간을 더 들여 우린 그 '이유'를 들여다봐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면과 인정 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