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투 그리고 인사이드아웃2
인사이드아웃2 약간 스포가 있습니다.
오늘 두 가지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타투를 몸에 새겼고 아내가 보자고 하여 영화 인사이드아웃2를 보았다. 타투는 새기는 내내 고통이 따랐다. 새겨주신 분과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글쓰기가 예술 만물의 근본이라고 생각하는 점이 나와 닮아있었다. 십여 년 타투새김을 해오다 근래 처음 본인도 타투를 몸에 새겼다고 한 그는 눈가의 주름이 아름답고 음악을 하려 한다는 어린 자녀의 꿈을 행복하게 풀어놓는 사람이었다.
인사이드아웃엔 일곱 여덟 '감정'이들이 나온다. 영어원문 그대로 말하자면 Joy, Anger, Sadness, Disgust, Fear 그리고 Anxiety. 불안이로 불리는 Anxiety는 사춘기의 격동을 타고 주인공 아이의 자존감을 계속 깎아내린다.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비하고, 대비하고, 또 대비한다. 다른 감정이에 무리하게 앞서 아이, '나'를 위하던 불안이는 폭주하고 '나'는 호흡이 가빠지며 벼랑 끝에 몰린다. 폭주하는 불안이 손 위에 Joy가 손을 얹자 불안이는 눈물을 흘린다. 나도 거기서 눈물을 흘렸다. 버거운 불안이 내게 피어나게 한 말, 나는 부족해. 나는 멋없어, 나는 바보야, 나는 형편없어... 다른 감정이들은 불안이를 꼬옥 안아준다.
인사이드아웃은 내게 심리 치료 시간과 같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는 팔뚝 안쪽에 새겨진 타투를 여러 번 들여다봤다. 내가 새긴 것은 한글말 '사랑'. 사랑... 어떤 사랑이 나를 기다릴지 앞을 보고 기쁜 마음으로 살아갈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