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이제 국가공무원이래요!
뭐가 좋아지죠? , 월급이 많이 오르나요?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친구들과 아는 이들로부터 축하의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나는 뭘 축하받아야 하는지 정확히 모겠다. 관심을 갖고 축하를 해 준 것에 대한 예의로 일단은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고 답을 했다.
뒤따라 질문이 이어졌다.
"그럼 이제 월급이 오르냐?"
"수당을 더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뭐가 좋아지냐? 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뭐가 달라지지?
솔직하게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아직 소방공무원들도 아는 게 별로 없다. 대부분의 소방공무원이 이 물음에 가장 쉽게 떠올린 것은 계급에 '지방'이란 단어가 떨어질것이라는 확실한 예상외에는 현실적으로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소방공무원이 지방 공무원에서 국가공무원이 된다고 해서 의무가 더 생기거나 줄어들지 않는다. 소방 기본법 제1조 "화재를 예방ㆍ경계하거나 진압하고 화재, 재난ㆍ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ㆍ구급 활동 등을 통하여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으로써 공공의 안녕 및 질서 유지와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으로하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
소방공무원에게 큰 권력이나 명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국민들은 소방에 관심을 갖고 국가직화를 응원할까? 아마도 누구에게 명령하거나 군림하는 권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내 생각에 반은 맞는 말일 것이라 믿고 싶다. 소방공무원은 누군가 위험하고, 아프고 힘들 때 가장 먼저 손 잡아주는 임무의 특수성을 띠고 있으니. 당연한거 아니겠는가. 그랬으면 좋겠다.
소방공무원이 국민들로부터 신망과 사랑을 받는다는 건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일게다. 있는 듯 없는 듯 하거나 못한다는 비난은 '최악'에 가깝다. 힘들고, 아플 때 손 잡아주면 반기지 않을 이가 누가 있겠는가? 그러니 칭찬에 우쭐할 것 없다. 정상적인 임무 수행일 뿐이다.
소방은 지금까지 어떠한 부름에도 성실하게 답해왔다. 화재, 구조, 구급의 기본업무는 말할 것도 없고, 벌집제거나 애완동물 보호, 구조 등 생활민원뿐만 아니라 이게 소방공무원이 해야 할 일인가 혹은 할 수 있는 일인가 의심이 들고, 현장에 가서는 그냥 처다 볼 수밖에 없을 거라고 예상되는 부름에도 일단은 달려갔다. 최초의 응답자로서 역할이기 때문이다. 단순 문 개방이나 감기환자에 대한 거부 지침도 만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지 않으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내부에서도 실효성에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현장에서 적용시킨 예가 극히 드물었다. 그만큼 작은 것 하나도 소홀하지 않았다.
국가직으로 바뀌어도 마찬가지다. 소방의 위치는 여전히 국민 곁이다.
"소방관이 국가직이 되면 뭐가 달라지나요?"
"월급이 많이 오르고 좋겠어요."
아닙니다. 소방공무원은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월급을 받아왔고, 더 오르지도 않는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 뭐가 좋아지는지 확실히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확실한 답은 하나 있다.
국가직화가 소방공무원보다는 국민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바뀌면 최대 수혜자는 바로 국민이다.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대도시에서는 세 명 이상의 구급대원들이 탑승하는 구급대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중소도시는 간신히 두 명을 맞췄거나, 심지어는 일 인 또는 이 인 구급대로 운영되는 곳도 많았다. 그러니 똑 같이 아픈데 누구는 더 질 높은 소방서비스를 받고, 누구는 좀 부족한 서비스를 받아 왔다. 하지만 부족한 인원이 충원되고, 장비가 보강되면 더 좋아진 소방서비스를 공평하게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화재나 구조업무도 이와 같다. 국가직으로 바뀌고 예산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인력과 장비 부족의 문제가 해결되니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국민일 수밖에 없다.
국가직으로 바뀌는 것의 궁극은 소방서비스의 질적 균형뿐만 아니라 국가의 재난대응체계를 강화하여 총력 대응체제로 국민의 안전을 먼저 살피는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그 모습의 좋은 예가 강원도 산불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차를 통해서 잠깐 본 적이 있다. 앞으로의 재난은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 거대하고 복잡하게 전개되는데 따른 국가적 총력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를 오랫동안 지지하고 성원해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더욱 헌신적인 노력으로 임무를 다하는 것이다. 지방직이었다가 이제 국가직이 되었지만 여전히 소방공무원이고, 여전히 같은 임무를 두 어깨에 지고 있다.
소방공무원 개개인은 국가이기에 국가는 국민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인이 슬프면 국가도 슬프고, 개인이 행복하면 국가도 행복해진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축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국민이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