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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랑카 Aug 06. 2024

출국, 스리랑카로

나의 벗 노가다는 출국과 함께 막을 내린다.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는 크레딧 엔딩의 자막이 오르고, 숨죽여 지켜보던 관객들의 한숨과 걱정을 뒤로한 채, 공항 보안 검색대를 거쳐 국제선 면세 광장에 섰다. 이제 되돌아갈 퇴로는 없다. 죽으나 사나, 철저하게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 결정해야 살아남는다. 그리고 모두에게 스리랑카식 인사를 전한다.


       마머 호딘 인너와,기힌 옌남!! (잘 다녀오겠습니다) 


스리랑카 항공 UL471, 출발 시간 오후 12:15분, 도착 현지 시각 17:00, 출국장 정보  터미널 1 게이트 39.



기내용 백의 내용물은 다음과 같다. 여권, 항공권, E비자 사본, 500 US달러(비상금), 사무소제출용 여권사진 10매, 예비용 사진 10매, 수첩(중), 수첩(소), 필기구, 노트북, 예비용 핸드폰, 외장하드, USB, 라이카 카메라, 스리랑카 어학 교재 및 노트로 항공사 규정 7kg에 맞췄다.


이미 수하물 처리된 20kg 대용량 캐리어와 30리터 중형 배낭의 내용물은 다음과 같다. 20kg 캐리어에는  속옷, 손수건,  평상복, 와이셔츠, 넥타이, 양복, 양말, 수건, 모자, 세면용품 세트, 수영복, 모자, 우산, 선글라스, 운동화, 구두와 한국어 관련 책 몇 권과 학장, 코워커, 사무실 동료들의 인사용 선물이 들어 있고,


다음으로 등산용 백에는 등산스틱, 코헤르, 버너, 고글, 오버트라우즈, 우모복, 침낭, 나침판, 랜턴, 양초가 들어 있다. 그리고, 복장은 철저히 언제든 탐사가 가능하도록 준비한 정글용 모자에 파타고니아 재킷,기능성 등반용 바지를 입고, 등반용  등산화로 무장해 최대한 짊어지고 갈 속셈으로 배낭과 복장을 꾸렸다.  더운 나라에 우모복이 뭔 소용이 있다고 싸들고 가는 이유와 변명은, 아직은 노코멘트.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이제 또, 체크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콜롬보 공항에서 픽업해 숙소까지 안내를 도와줄 현지 사무소 직원과의 접선을 위해, 필요한 단 하나의 요구되는 복장이 있는데, 그것마저 까발리면 신의에 어긋나, 이쯤에서 마무릴 짓는다.  체크리스트 점검을 끝으로, 출국장을 벗어날 일만 남았다. 그동안 국내 교육에서 '이 강사 목놓아 부르짖습니다' 하며 신신당부한 강사님이 있었다. 떠나는 마당에 그 분의 호소가 너울처럼 밀려온다.



 ' 술 취해 곯아떨어져도, 다음날 15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현지어를 연습하십시오. 매일! 또 매일 쉬지 말고'


드디어,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후기: 그동안 '노가다는 나의 벗' 연재를 읽어주신 벗들에게, 엎드려 감사 드린다. 틈틈이 교육 중에 손을 봐 올리다 보니, 때로는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 상에 올려졌다. 표현이 거칠고 불편했다면, 너그럽게 용서를 청한다. 그리고 마지막 '출국 스리랑카로' 편은 완전 소설을 쓰듯, 모월 모일 모시에 일어날 일을 상상하면서 적었다. 현재 상황은 비자신청 후 대기상태로, 전자 비자가 도착하면 바로 출국이다. 해서 도래하지도 않은 미래를 가불해 쓴 셈이 되었다. 그 벌로 스리랑카에 정착해,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따듯한 인도양의  섬 사람들과, 좌충우돌 살아가는 소식을 전해 드리겠다, 인도양의 파도 소리와 함께. 풍진세상, 벗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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